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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가 막힌 세상 이야기

KINO의 이슈-진보 언론에 대한 논란

by 양철호 2017. 5. 18.

 

정치와 관련해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다.

보수는 부패로 망하고,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는 이야기다.

새누리당이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망하고 자유한국당이 된 이후 대선 패배를 겪은 것을 보면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또한 민주노동당이 분열하면서 진보신당, 통합진보당, 정의당 등으로 이름이 바뀌면서 서로에 대한 비판만 이어왔던 것을 봐도 그리 틀린 말은 아닌 듯 하다.

 

또 이런 이야기도 있다.

보수는 열 개가 틀려도 하나가 같으면 뭉친다. 하지만 보수는 열개가 같고, 하나가 틀려도 서로 비판한다. 이 말대로 보수는 다시 뭉칠 것이다. 더구나 한국의 보수처럼 뼛속까지 부정 부패로 물든 보수는 다시 돈이라는, 기득권이라는 먹잇감 앞에서 자신의 자존심이나 양심은 내팽개쳐 버리고 뭉칠 것이다. 하지만 진보는 여전히 싸울 것이다. 아니 지금도 싸우고 있다.

 

한겨레, 경향, 오마이뉴스 등의 진보언론이 요새 뜨겁다.

기자 개인의 SNS글이 도마에 오르기도 하고, 공식 기사가 문제가 되기도 한다.

영부인이냐, 여사냐, 씨냐의 문제 같은 작은 것에서부터, 문빠라는 표현 처럼 노골적인 것까지 다양하게 등장한다. 중요한 점은 진보언론은 문재인 대통령을 비판하고 있다는 점이다. 선거 이전부터. 아니 노무현 대통령 때부터.

 

이에 대해 조기숙 교수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한다.

진보 언론들 역시 보수 언론들처럼 자신들의 논조가 있고, 자신들의 진보적 가치관이 있으며, 그 가치가 다르다면 가차없이 공격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들의 가치와 노무현, 문재인의 가치와는 서로 다르다는 판단이 서 있기 때문에 왜곡도 서슴치 않는다는 것이다.

즉, 진보 언론도 사실이 아닌 것을 알면서도 그대로 보도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국민들은 이런 진보 언론들을 공격하고 나섰고, 이에 문빠라는 표현까지 등장하며 거칠게 대응한다. 물론 사과는 했지만 그 사과가 진심어린 사과로 여겨지지는 않는다.

 

언론은 물론 권력을 감시하고, 대안도 제시하는 등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진보언론이 이명박, 박근혜 정부의 문제를 충실히 보도하고 파헤쳤는지에 대해서는 논외로 하더라도, 진보언론에게 지금의 권력의 편을 들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싶지도 않고, 그런 주장 따위는 말도 안 된다.

하지만 몇 가지 짚고 넘어갔으면 하는 것이 있다.

이제껏 진보언론은 제대로 객관적인 팩트를 체크하고, 그 팩트 하에서 보도를 해왔는가 하는 부분이다.

유독 노무현, 문재인과 관련된 보도 내용에 관해서는 보수 언론의 보도를 확인도 하지 않고 그대로 보도하는 부분들이 많았다. 일례로 경선 당시의 민주당 개헌보고서 파문이 그렇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 관계를 모두 확인하고 나서도 보수 언론의 보도를 그대로 받아서 문재인을 공격하는 데 진보언론들이 열을 올렸다. 진보언론은 유독 안희정과 안철수를 지지하는 논조를 유지했다. 그리고 이 논조는 보수언론도 비슷했다. 이것이 진보언론이 취해야 하는 보도 방향이었을까. 이것이 그들이 옳다고 여기는 진실이었을까.

 

언론의 역할은 언론을 접하는 국민들에게 정확하고, 믿을만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보수 언론이야 말할 게 없이 기레기라는 별명 답게 온갖 왜곡과 거짓 보도를 일삼았다.

하지만 왜 진보언론까지 그래야만 하는지 묻고 싶다.

과연 제대로 된 확인 절차를 거친 사실만을 보도한 것인지.

아니면 조기숙 교수의 말대로 진보에서도 귀족 진보와 변방 진보가 나뉘는 현상을 지금 생생하게 국민들이 두 눈으로 목격하는 것인지.

그래서 귀족 진보라고 판단하는 진보 언론들이 주류가 아니었던 변방 진보였던 노무현과 문재인을 그토록 깎아내리고 있는 것인지.

 

나는 유시민이 파파이스에 나와서 진보어용지식인이 되겠다고 한 말이 이해가 된다.

객관적으로 분석해주는 언론이 없었다는 것에 심히 공감이 된다.

대통령이 이제 막 되어 열흘도 안 되는 시간 안에 많은 변화를 가져온 문재인 조차 가차없는 비판의 대상이 된다는 것이 답답했으리라.

 

언론이 일부러 칭찬을 해달라는 것이 아니다.

감싸달라는 것도 아니다.

사실을 있는 그대로 보도해달라는 것이다.

왜곡하지 말고, 자신들 멋대로 분석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런 분석을 통해서 기사가, 사실이 어떻게 변질되는지 많이 봐왔기 때문이다.

국민은 노무현의 전철을 지켜 봐왔다. 진보언론이 어떻게 대하는지도 봐왔다.

이번에도 국민들이 가만히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세상은 보수만 개혁하면 되는 게 아니다.

진보도 개혁을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