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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가 막힌 세상 이야기

KINO의 이슈-대선 후 각 당의 운명3. 국민의당

by 양철호 2017. 5. 17.

 

과거 안철수의 이미지는 청년의 멘토였다.

박경철과 함께 다니며 진행했던 청춘콘서트는 청년들에게 힘을 주는 메시지이기도 했다.

정작 그가 어떠한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것은 아니었지만 안철수는 상식적인 이야기를 통해 상식이 통하지 않는 세상에 돌을 던지는 역할을 해줬다.

성공한 사업가였고, 의사였고, 교수이기도 했던 그는 그렇게 새롭고, 젊다는 이미지로 부상했다.

서울시장 후보로, 대권 후보로 거론되었지만 대의를 위해 후보를 포기하면서 그의 이미지는 더 크게 성장할 수 있었다. 그러나 정작 문제는 여기서부터 꼬이기 시작했다.

 

안철수는 새정치를 외치며 민주당을 탈당해 국민의당을 세웠다.

그리고 총선에서 절반의 성공을 이뤘다.

하지만 그 절반의 성공은 결국 국민의당과 안철수가 잘해서 얻은 것이 아니었다.

민주당에 지친 호남 민심의 정략적 선택이었다.

그리고 이번 대선에서 호남 민심은 다시 문재인으로 정략적 선택을 했다.

결국 안철수는 자신의 온전한 지지기반이 없다는 현실을 알게 된 것과 다름 없다.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고정 지지층을 제외하고 중도층에서 안철수를 지지하는 고정층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있다면 고작 10% 남짓 정도.

이유는 이번 대선에서 안철수가 내세운 정략적 선택도 문제였고, 정책적 모호성도 문제였다.

새정치는 사라지고, 젊음은 어느새 노년이 되어버렸다.

멘토에서 초딩이라는 별명이 생긴 것은 오히려 귀여운 덤이 되어버렸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정치라는 것을 너무 호락호락하게 본 것이 패인이라고 보는 사람도 있지만 난 그렇게 보지 않는다.

오히려 안철수가 너무 정치적인 선택을 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안철수의 새로운 이미지였다.

학자, 의사, 사업가, 이명박과는 다른 전문가이면서도 상식적인 선택 등에서 분명 점수를 얻었던 그였다.

그런 그가 선택한 것은 너무나 낡은 정치, 너무나 구태의 이미지였다.

그렇게 국민의당은 이제 갈림길에 서 있다.

더 큰 산이 남아 있는 것이다.

현재의 문재인과 민주당은 국민들의 지지를 등에 업고 나갈 것이다.

더구나 그들은 국민들의 힘으로 대통령이 바뀌는 광경을 보고 권력을 차지했다. 국민의 두려움을 알고 있다.

그들이 무턱대로 독불장군으로 나가려 하지 않는다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손을 내밀 것이다. 그것도 국민의당에게.

이 손을 국민의당이 잡느냐, 잡지 않느냐에 따라 호남은 물론 국민의당의 위치가 변할 것이다.

 

국민의당은 당 스스로 개혁의 문제가 아니라 새로움의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늘 외치던 새정치를 보여주어야 한다.

이제껏 한 번도 보여주지 못한 그 새정치 말이다.

우스갯소리로 세상에서 가장 알 수 없는 세 가지가 박근혜의 창조경제, 안철수의 새정치, 김정은의 생각이라고 말했겠는가.

안철수가 할 일은 새로움인데..... 안철수는 대선이 끝나고 일주일도 되기 전에 차기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어지간히 조급했나 보다. 결국 다시 자신의 생각이 짧음을 보여주고 말았다. 그래서 더욱 안타깝다.

왜 그의 주변에 있던 좋은 사람들이 하나 둘 떠나가고, 정치에 물들대로 물든 구태의연한 사람들만 가득한지 이제는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하지 않을까.

호남에서의 지지가 없다면 국민의당은 존재 의미가 희미해진다.

이미 국민의당은 전국정당이 아니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이번 대선에서는 한 지역에서도 1등을 차지하지 못했다.

내년의 지방선거에서 어떻게 하느냐가 국민의당의 존폐 여부를 결정짓게 될 것이다.

그리고 안철수는 국민들이 안철수 본인에게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처음부터 고민해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정치인들이 바라는 안철수가 아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