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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Doctor/Movie

KINO의 영화-23 아이덴티티, 반전은 긑나지 않았다.

by 양철호 2017. 5. 4.

 

샤말란 감독이 돌아왔다.

식스센스 이후 관객들의 높아진 반전에 대한 눈높이를 맞추지 못해 흥행에서 계속 실패를 맛보던 감독이었다. 그런 그가 23 아이덴티티로 화려하게 재기에 성공했다.

하지만 반전이라는 것에만 얽매이지 않으면 나름 샤말란 감독의 영화들은 그리 실망할 정도는 아니었다. 적어도 내가 보기에는 그렇다.

물론 실패한 작품들도 있지만 싸인이나 해프닝 등은 충분히 볼만했으며, 언브레이커블은 굉장히 충격적이기도 했다.

한동안 제대로 영화를 만들 수 있을까 하던 우려를 씻어내고 샤말란 감독은 자신의 건재를 확인시켜준 것이다.

 

스토리는 단순하다.

23개의 인격을 가진 해리장애 환자인 캐빈은 세 명의 소녀를 납치한다.

다양한 인격을 드러내는 캐빈에게서 소녀들의 탈출 이야기가 바로 주된 스토리다.

여기에 캐빈의 24번째 인격에 대한 추측과 이야기가 등장하며, 납치된 소녀 중 한 명인 케이시의 과거가 겹친다.

긴장감을 드러내는 영화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영화는 생각보다 밋밋하다.

오히려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거나, 공포를 자아내는 영상도 그닥 없다.

샤말란 감독이 그런 촬영 기법을 몰라서라고 보기는 어렵다. 어찌 보면 샤말란 감독의 의도가 아닌가 싶다. 오히려 절제하고 자제하면서 심리적 묘사에 더 몰입했던 것이 아닐까.

 

이 영화에서 사용되는 이론은 해리장애가 인간의 잠재력을 보여주는 증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즉 해리장애로 드러나는 인격마다 다양한 성격뿐 아니라 신체적 차이도 그대로 보여준다는 것이다. 한 사람이며 한 사람의 신체구조에서 전혀 다른 모습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그 얘로 캐빈의 한 인격은 유일하게 당뇨를 앓아 인슐린이 필요하다. 물론 다른 인격은 그렇지 않다. 이런 차이가 과연 가능한가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지 못한다. 하지만 이런 차이로 인해 과격하고 통제 못할 인격의 등장이 어떤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가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제임스 맥어보이의 다중인격 연기는 출중하다.

순식간에 바뀌는 표정과 말투는 그가 연기를 정말 잘 하는 배우라는 것을 다시금 확인시켜 준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영화의 마지막에 등장하는 한 배우의 모습, 그리고 그가 말하는 한 캐릭터의 이름에 전율을 느꼈다.

어쩌면 이 영화는 이대로 끝나는 영화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흥행까지 성공했기에 충분히 다음 작품이 나올 수 있을 것 같다.

그렇다면 제임스 맥어보이와 제대로 된 대결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