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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Doctor/Movie

KINO의 영화-해빙, 아직 녹지 못한 스릴러

by 양철호 2017. 5. 25.

 

연기파 배우들이 뭉쳤다.

시구, 조진웅, 김대명.

그들이 섬뜩한 스릴러를 함께 찍었다.

제목은 해빙.

 

사채업자에게 빚을 지고 이혼까지 하게 된 의사 조진웅은 시골의 선배 병원에 월급의사로 취직을 한다.

그곳에서 수면내시경 환자인 신구에게서 섬뜩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한강의 대교 밑에 각 신체 부위를 따로 버렸다는 잠꼬대.

이 말을 듣고 나서부터 조진웅은 신구와 신구가 운영하는 정육점을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게 된다.

더구나 조진웅은 그 정육점 2층에 세를 얻어 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근처 공사장에서 토박 시신이 발견되며 조진웅의 의심은 더욱 깊어간다.

과연 정육점 주인인 신구와 그의 아들 김대명이 범인일까.

 

 

초반의 긴장감은 꽤 잘 유지하는 듯 하다.

하지만 더운 날의 날씨처럼 늘어지는 이야기의 전개와 설정, 그리고 왠지 어색한 분위기가 영화를 보는 내내 조금은 답답하게 만든다.

모든 것이 의심스러운 김대명의 행동, 그리고 그들을 드러내놓고 의심하고 있다고 보여주는 조진웅의 행동도 너무 티가 난다.

영화는 마치 결과를 처음부터 보여주려는 듯이 이야기를 끌고 간다.

그리고 그렇게 전개되는 듯 하다. 하지만 영화는 반전의 보따리를 풀어 놓는다.

 

세 명의 이야기 중심으로 돌아갈 거락 생각했던 이야기에 몇 명이 더 등장한다.

전직 경찰, 그리고 프로포폴을 훔치는 여간호사.

그들의 등장이 사건의 전개를 혼란스럽게 만들고, 더구나 조진웅을 찾아왔던 아내의 실종과 시체의 발견은 더욱 이야기를 혼란스럽게 만들어버린다.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거짓인지 모르도록 영화는 포장한 채 관객들에게 던져놓는다.

하지만 잔뜩 얼려 놓았던 미스테리를 녹였지만 일일이 하나하나 설명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관객들에게 이야기의 모든 것을 차분히 설명하는 시간이 후반부에 너무 길다.

결국 반전은 꽤 흥미롭게 전개했던 것이, 구차하고 지루한 설명 때문에 결국 녹아서 흩어져버리는 결과가 나오고 말았다.

차라리 꽁꽁 얼어있을 때가 더 흥미로웠다.

한 번에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은 없었을까.

아니, 어떤 사건으로 단박 알아챌 수 있는 전개는 없었을까.

모든 것을 배우들의 연기와 대사로 해결하려 한 것이 어찌 보면 실수인 것 같기도.

배우들의 연기는 대사만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별 다섯 개 만점에 나는 이 영화에 별 두 개를 준다.

그만큼 후반부 전개가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