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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Doctor/Movie

KINO의 영화-시간여행2. 과학은 없다. 시간여향의 유쾌함.

by 양철호 2017. 6. 2.

 



시간여행은 늘 재미있는 상상을 불러일으킨다. 그리고 그 상상을 현실화 시키는 것은 당연히 영상이다. 시간여행에 대한 딱딱하고 어려운 과학적 상상을 배제한다면 우리는 충분히 즐거운 상상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지금 소개할 영화가 바로 그러한 즐거운 상상을 실현시켜준다.

 

영화 액설런트 어드벤처는 지금은 대스타가 되어있는 키아누 리브스의 어린 모습을 볼 수 있는 영화다. 이 영화는 전화박스모양의 타임머신(닥터후-영국 드라마에 등장하는 타임머신 겸 우주선-의 타디스가 연상되는)을 타고 과거를 오가며 역사적 유명인들을 현대로 불러온다. 이유는 단 하나, 역사 과제에서 낙제를 면하기 위해서다.

 

주인공들이 불러오는 인물은 그야말로 역사적으로 인정받는 위인들, 징기즈칸, 잔다르크, 나폴레옹, 베토벤, 소크라테스, 프로이트 등이다. 이런 역사적 위인들이 현대에 와서 얌전하게 자신들의 임무를 완수하고 돌아갈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온통 사고치기에 바쁜 인물들, 그리고 이 인물들을 통제 못하는 주인공들의 좌충우돌 이야기가 벌어진다.
뭐 코미디 영화기에 이런 에피소드는 충분히 즐길 수 있다. 역사적 위인들에 대한 조롱도 재미있는 요소 중 하나다. 여자 꼬시기에 여념이 없는 소크라테스와 프로이트, 독단적인 성격으로 애들을 몰아내고 풀장의 미끄럼틀을 차지한 나폴레옹, 야만인으로 그려진 징기즈칸, 전자 오르간 연주에 여념이 없는 베토벤 등. 결국 이들을 모두 통제해 역사발표를 마무리하고 해피엔딩이 된다는 것으로 영화는 끝을 맺는다

이 영화에 과학은 없다. 과거로 어떻게 가는지에 대한 대답도 없다. 미래에서 온 정체 불명의 인물이 두 주인공을 도와 과거로 보낸다. 이유도 황당하기 그지없다. 두 주인공이 미래에 하게 될 음악이 전쟁 없는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기 때문이란다. 그런데 두 주인공이 낙제를 받으면 음악을 못하기 때문에 이를 막기 위해 미래에서 구원자가 온 것이었다 

과거와 미래의 얽힘은 종종 시간을 다루는 이야기에서 써먹는 방법이기는 하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그다지 진지하지 않다. 그저 장치일 뿐이다.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당위성을 만들어내기 위한 장치, 그것도 무척 허접하기 그지없다. 그래도 이 이야기가 즐거운 것은 진지할 필요 없이 마음껏 유쾌하게 웃다가 끝낼 수 있다는 점이다. 디스토피아적 미래도 없고, 과거의 사건이 현대에 영향을 주지도 않는다. 그저 즐기면 되는 것이다.

 

하긴 시간을 다루면서 나름 과학적인 것들을 다루려고 어줍잖게 시도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나는 그런 진지한 것 모른다'는 식이 더 나을 수도 있다. 괜히 진지한 시도가 자칫 과학을 우습게 보는 의도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 걱정 없이 즐겁게 만든 이 영상에서는 시간이 가져다 주는 재미의 요소를 한껏 활용한다. 그것은 즉 역사, 그리고 역사에 남아 있는 인물에 대한 재미이기도 하다.

 

우리는 가끔 역사적인 인물들이 실제로 어땠을까 상상해보곤 한다. 역사책에 나와 있는 것과 같은 성격일까, 정말 훌륭한 사람일까 등등을. 이 영화는 결코 그러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일반적인 상상을 조금 실현시켜준다. 그래서 시간 여행이 재미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한 번 더 심어주는 것이다.

 

즐겨라. 시간 여행은 결코 어렵지 않다. 그저 즐기면 된다. 그것은 어차피 상상 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