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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Doctor/Movie

KINO의 영화-임금님의 사건수첩, 예종, 그는 누구인가.

by 양철호 2017. 5. 30.

 

조금은 생소한 임금이다.

이제껏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작품에서는 주로 거론되는 왕들이 있었다.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고, 시대에 휩쓸린 왕들이 주로 영화화 되어왔다.

태조, 세종, 세조, 선조, 연산, 광해, 영조, 정조 등.

그런데 갑자기 이 영화는 예종을 끌고 들어왔다.

예종하면 떠오르는 것이 딱히 없다.

그도 그럴 것이 약관 2세의 나이에 세상을 떠났고, 임금으로 재위한 시기는 고작 2년이 채 되지 못한다.

에종이 생소한 이유는 결국 그가 주목할만한 업적을 남기지 못했기 때문이다.

 

예종은 수양대군인 세조의 둘째 아들로 태어났다.

세조의 첫째가 일찍 세상을 떠나고 세자가 된 이후 임금이 되었다. 그것이 예종이다.

한명회의 딸과 결혼해 아이를 낳았지만 일찍 죽고 만다.

결국 다음 임금인 성종은 세상을 떠난 형의 아들인 자을산군이 된다.

언제나 세조를 임금에 옹립한 세력에 둘러싸여 있었고, 왕권을 강화하려 했지만 늘 저항에 부딪치며 권력에 휘둘린 임금이기도 했다. 그런 임금이 영화에 뛰어든 것이다.

 

영화는 조금은 뻔히 보이지만 무엇이 재미있는지 포인트를 짚어내는 데는 충분하다.

박장대소는 아니어도 킥킥거리며 웃게 만들어준다.

격이 없는 임금 캐릭터와 격식 차리려다 되려 당하기만 하는 사관 캐릭터도 볼만하다.

영화는 언뜻 조선명탐정과 비교되기 쉽다.

다만 조선명탐정은 정약용이 모델이고, 그의 업적 또한 많아 충분히 설명이 되지만 예종은 조금 의외이기도 하다.

원작 웹툰의 인기에 힘입어 탄생한 영화이지만 과연 시리즈로 갈 수 있는지는 조금 더 두고봐야 할 것 같다.

 

아쉬운 점은 캐릭터들의 소비다.

좀 더 비중있게 사용되어야 할 캐릭터들이 허무하게 소비되어져 아쉬운 점이 있다.

장영실의 후손의 등장이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하고, 사건의 해결에 힘이 될 줄 알았지만 갑자기 사라져버린 것, 역모를 꾀했던 남건희와의 마지막 대결이 별로 액션성 없이 밋밋하게 그려진 것, 역모를 꾀한 주모자들의 허둥거림이 그렇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을 더 들자면 뻔한 개그다.

부검을 하면서 직접 맛을 보거나 하는 장면과 사관이 구역질을 하려던 장면 등은 너무나도 뻔히 예상되는 모습이다. 또한 임금과 사관의 티격태격하는 장면이 재미가 없지는 않지만 그것 역시 뻔한 설정이라 아쉽다. 조선명탐정의 김명민과 오달수의 호흡을 따라가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미스테리라고 할만한 것이 그다지 없다는 점도 아쉽다.

처음부터 드러내놓고 범인에 대한 정보와 사건에 대한 정보를 풀어주는 바람에 긴장감이 떨어진다고 할까. 만약 속편이 만들어진다면 조금 더 감추고 긴장감을 유지시키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