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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Doctor/Movie

KINO의 영화-콜로설, 앤 해서웨이, 괴수, 그리고 서울

by 양철호 2017. 5. 2.

 

독특한 영화 한 편이 개봉했다.

제목은 '콜로설'.

주연은 무려 앤 해서웨이다.

배트맨의 캣우먼, 레미제라블, 인턴,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등에서 그녀는 다양한 매력을 마음껏 보여주었다. 그런 그녀가 서울을 배경으로 한 괴수영화에 등장했다.

영화는 과연 블럭버스터인가? 그런 것 치고는 너무나 조용하게 촬영이 되었다.

그리고 개봉한 영화를 보는 순간......

영화는 상상을 뒤집고 재기발랄하고, 참신한 아이디어로 점철된 B급 정서로 달려갔다.

 

직장도 잃고, 애인에게도 차인 클로리아가 고향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고향에서 과거 친구인 오스카를 만나게 되고, 반가움에 술을 마시며 회포를 푼다.

더불어 오스카가 운영하는 술집에서 아르바이트까지 하게 된 글로리아.

그런데 서울에 괴수가 출연하는 사건이 뉴스를 통해 나오게 되고, 그 괴수의 행동이 무언가 이상하다고 느낀 글로리아는 자신과 괴수가 연관이 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하지만 글로리아 뿐만이 아니다.

친구인 오스카 역시 서울에 나타나는 거대 로봇과 연관되어 있었다.

과연 그들은 서울을 위기에서 구할 수 있을 것인가.

 

영화는 기발한 상상력을 자랑한다.

과학적 해명이 등장하지도 않는다.

논리적 설몀도 없다.

그저 무언가 부족한 사람들의 평범한듯 하면서도 일상적이지 않은, 방황과 자기 불안을 드러내는 영화다.

그리고 그런 불안이 어쩌면 괴수와 로봇으로 드러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지구 반대편에 존재하는 서울이라는 도시와의 연관성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주인공 두 사람의 심리가 중요한 것이다.

 

누군가는 서울의 모습이 실제와 달라서 실망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게 뭐 중요한가?

그 영화를 통해서 서울의 모습이 어땠네, 서울이 이상하네 따지는 것은 한국사람들 뿐이니 넘어가자.

영화는 두 마리의 괴수가 출연하고, 그 괴수가 자신들과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순간 반전을 가진다.

글로리아를 곁에 두기 위해 오스카의 무리한 요구가 행해지는 것이다.

이야기는 스릴러 답지 않은 스릴러로 변한다.

아쉬운 점은 이 부분도 조금 더 초반처럼 유쾌하게 풀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 하더라도 리얼한 감성 연기는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요소였다.

 

한때 괴랄하다는 말이 인기를 끌었다.

어쩌면 딱 이 영화에 맞는 말인지도 모른다.

B급 괴수영화의 정서로 진지하지 않게 유쾌한 출발을 보여주었지만, 후반부의 심리적 묘사는 충분히 진지하고, 우리 내면의 모습을 보여준다.

오랜만에 앤 해서웨이를 봐서 좋았고, 그녀가 연기를 얼마나 잘 하는지를 다시 한 번 알 수 있어 좋았고, 괜히 진지한척 하는 괴수 영화가 아니라서 좋았던 영화였다.

물론, 흥행은 힘들겠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