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Story Doctor/Movie

KINO의 영화-로건, 작별을 가장 잘 하는 방법

by 양철호 2017. 4. 26.

 

코믹스 원작의 히어로물이 19금이라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얼마 전 데드풀의 성공에 힘입어 로건도 19금이라는 히어로물과는 어울리지 않는 도전에 임한다.

그리고 그 결과는 울버린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작품으로는 이제껏 아쉬웠던 울버린 영화를 모두 뒤로 하고 최고의 완성도를 자랑한다.

 

암울한 시대와 분위기는 왠지 모르게 디스토피아를 연상시킨다.

하지만 세상이 멸망한 것은 아니다.

도시는 여전하고, 사람들은 여전히 살아간다.

다만, 돌연변이들이 사라졌다. 엑스맨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남은 것은 로건과 자비에 교수 뿐이다.

정신을 지배할 수 있는 자비에 교수는 치매에 걸렸고, 힐링팩터를 가진 로건은 나이를 먹어 이젠 몸이 예전같지 않다.

온갖 흉터를 간직한 채 힘겹게 살아가는 로건의 옆에는 동료 엑스맨들은 없다.

그들은 어떻게 된 것일까.

왜 모두 죽었다고 말하는 것일까.

자비에 교수와 로건의 대화 사이에 힌트가 있으니 영화는 직접 보기 바란다.

 

로건과 자비에 교수 앞에 나타난 X-23, 그리고 X-23을 되찾기 위한 추격과 그녀를 지키기 위한 사투가 처절하게 펼쳐진다.

머리가 잘리고, 배가 뚫리고, 피가 솟구친다.

영화는 잔인하다. 그런 이유로 19금의 영역에 들어선다.

데드풀의 재기발랄한 잔인함과는 전혀 다른 처절한 잔인함이 화면 가득하다.

로건과 X-23의 여행은 세상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닌 위험한 세상에서 벗어나기 위한 도피다.

그런 이유에서 영화 내내 라스트 오브 어스와 겹치는 것은 그런 이유일 것이다.

세상은 여전히 돌아가지만 그 세상은 돌연변이들에게는 결코 녹녹치 않은 세상이다.

프리커들에게 둘러싸인 세상에서 생존하기 위해 몸부림치는 조엘과 앨리의 여정과 닮았다.

 

영화의 결말은 희망일까.

영화의 결말 이후는 어떻게 이어질까.

휴 잭맨의 울버린은 이제 마지막이라고 한다.

그럼 다른 울버린이 등장하는 것일까,

궁금한 것들이 많지만 그것은 앞으로 오랜 시간 기다려 봐야 알 수 있는 일들일 것이다.

중요한 것은 그렇게 오랜 시간 우리들에게 강인한 인상으로 남은 울버린은 이제 떠났다는 것이다.

휴 잭맨이 가고 누가 나올지는 모르겠으나 과연 과거이 영광을 가져올 수 있을까.

개인적으로 데드풀 프로젝트에 울버린이 우정출연이라도 합류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리고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은 나만은 아닐 것이다.

 

전혀 히어로물답지 않은 로건은 절대로 디즈니에서는 만들 수 있는 수준의 작품성을 보여준다.

그래서 즐거우면서도 마지막이라는 말에 아쉬운 시간이었다.

 

점은 네 개를 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