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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Doctor/Movie

KINO의 영화-스노든, 국가의 역할을 다시 생각하며

by 양철호 2017. 3. 21.

 

에드워드 조셉 스노든.

그는 미국인이며 CIA와 NSA에서 일하면서 미국의 첩보국이 광범위하게 전 세계를 대상으로, 그것도 미국인들도 포함해 무차별적인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고 폭로한 인물이다.

전화는 물론 메일, 문자 메시지까지......

공개하는 것은 물론 공개하지 않는 것까지 수집되고 있다는 사실의 폭로는 충격이었고, 미국 정부는 이에 대한 심각한 도덕적 타격을 입게 된다.

그리고 스노든은 방첩법 및 여러 혐의로 미국으로 돌아가지 못한 채 러시아 모스크바에 있다.

 

영화는 정보를 어떻게 빼내서 언론에 폭로하게 되는지에 대한 과정 보다는

이 사실을 알게 되면서 느끼는 스노든 개인의 감정에 초점이 맞춰 있다.

그가 느꼈을 국가와 자유에 대한 갈등은 지금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과도 같다.

국가는 무엇을 하는 것일까. 무엇을 해야 하는 것일까.

국가가 지켜야 할 국민을 감시하는 것이 국가가 해야 하는 일일까에 대한 질문 말이다.

아니, 국가는 국가라는 이름만으로 범죄를 저질러도 되는 것일까,

법을 어겨도 되는 것일까에 대한 질문이다.

그리고 그 질문에 스노든은 진실을 공개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첩보전을 방불케 하는 작전을 통해 정보를 빼내고 언론을 통해 공개한 스노든은 앞으로도 조국으로, 고향으로 돌아갈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스노든의 공개로 인해 미국의 의회는 법을 바꾸고, NSA의 정보 수집이 불법이라는 결론을 내리기도 했다. 그렇게 바뀌어가는 세상이다. 물론 그렇다고 스노든이 미국으로 돌아갈 수는 없지만 말이다.

 

되물어 보자.

우리의 국가는, 대한민국은 과연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정부가 곧 국가가 아님에도, 정부를 국가로 믿고 외치는 자들에게 묻고 싶다.

국가가, 정부가 당신들에게 이런 범죄를 저질러도 참고 견디고, 국가만을 외칠 것인지.

정보를 빼내고, 우리를 속이고, 거짓을 말해도 인내할 것인지.

 

오랜만에 보는 거장, 올리버 스톤의 가볍지 않은 연출과

실존 인물을 고스란히 담은 듯한 조셉 고든 래빗의 연기가 어우러진 수작이다.

영화를 통해 느끼는 것은, 아니 영화의 소재가 된 사건을 통해 느끼는 것은....

이들은 국가를 위해 저런 짓을 하는 것이 아니라 권력을 위해 저런 짓을 하는 것 같다는 기분을 떨칠 수가 없다는 점이다.

그건 지금 우리의 정부도 마찬가지겠지.

지금 당장이라도 박근혜 정부의 스노든이 나오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