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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가 막힌 세상 이야기

KINO(양철호)의 이슈 파고들기-안철수를 이야기하는 여야의 속내

by 양철호 2012. 4. 19.

 

 

연일 안철수 이야기로 정계가 시끄럽다. 덩달아 뉴스도 온통 안철수 이야기다. 안철수 이야기는 본인의 입이 아니라 오히려 다른 정치인들에 의해서 더 많이 회자되고 오르내리고 있다. 심지어 출마를 결심했다는 확인되지 않은 전언도 나오기도 한다. 이렇게 안철수 이야기는 여야를 가리지 않고 공통적으로 나오고 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안철수 이야기만 나올 뿐 서로 속내는 전혀 다르다는 점이다.

 

우선 새누리당을 보자. 새누리당은 분명 총선에서 승리하며 고무된 것이 사실이다. 엄연히 따지면 100석도 힘들다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가 과반을 차지했으니 대승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그러나 한가지 딜레마가 생겼다. 바로 박근혜의 조기 대권주자로의 등장이다. 당내에서는 경선을 통해서 정몽준이나 김문수가 나설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그 둘에게 승산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들러리가 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결국 새누리당은 일찍부터 박근헤의 등장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녀의 활동이 많고, 발언할 기회가 많으면 많을수록 정치적인 부담은 커지기 때문이다. 그녀의 정체성이나 정책, 그리고 언행 등은 분명 한계가 있다. 그런 이유로 수첩공주라는 병명까지 생기지 않았는가. 그녀의 파괴력이 약하다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그녀는 전략적으로 등장해야 가장 큰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데 문제는 지금은 아니었다는 점이다.

 

결국 새누리당은 야당의 대선후보 흥행을 막아야 한다. 그 방법은 역시 안철수도 미리 대선에 등장시켜 박근혜의 대항마로 고정화 시킨후 그의 흥행 몰이를 약화시키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자주 노출되고 흠집내기에도 열을 올리고 하면 결국 이전과 같이 어떻게든 되지 않겠느냐는 점이다. 다만 그런 전략을 짜려면 안철수가 전면에 나서야 한다. 나서지도 않는데 이런저런 말을 하고 흠집내기에 나서면 오히려 새누리당에게 역풍이 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이유로 여당의 정치인들은 안철수의 등판을 한 목소리로 외치는 것이다.

 

그렇다면 야당은 어떨까? 야당의 속내는 조금 복잡해 보인다. 우선 안철수는 정치는 해보지도 않은 신인이다. 그런 신인이 갑자기 대선후보로 나온다는 것에 그들의 심기가 편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들에게 박근헤에 대항마가 자신들이 되느냐 되지 않느냐는 중요하지 않아 보인다. 그저 자신들의 기득권과 밥그릇을 지키고자 하는 공통의 대의적 목적이 있지 않겠느냐 생각해본다. 결국 스스로 안철수가 거취를 결정하라고 외치는 것은 그를 민주당 내로 끌어들이겠다는 속내고, 그 안에서 자신들의 지위와 위치를 보장받고 싶은 심정이기 때문이다. 철저하게 밥그릇식 해법 되겠다.

 

또 다른 야권의 목소리는 이번 선거를 통해 박근헤의 힘을 다시 한 번 느꼈기에 새로운 대항마의 출연을 바라는 목소리다. 이는 순수하게(?), 권력을 바꾸자는 목적으로 여겨진다. 그 안에서 자신의 위치를 찾을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지금의 야당으로는 박근헤를 이길 수 없을 거라고 여기고 있다는 점만은 분명하다. 그들은 그래서 안철수의 등장에 속도를 내라는 말은 하지 않는다. 다만 안철수가 나서주기만을 바랄 뿐이다. 그렇게 된다면 해볼만 하다는 것이다.

 

총선이 끝나고 상황은 급박하게 변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집권당으로서의 오만함을 다시 되찾았다. 김형태와 문대성, 하태경을 그대로 두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김형태는 자진 탈당 했지만 그는 결국 새누리당 소속이나 마찬가지다. 그가 새누리의 정책에 반기를 들을 리가 없기 때문이다. 문대성은 국민대의 결과를 보자고 했다. 그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문대성은 결국 많은 것을 잃었고, 그로인해 새누리당도 많은 것을 잃게 된다. 극심한 네거티브로 이긴 선거로 인해 자신들의 과오를 소홀히 본 댓가가 이제부터 새누리에 불어닥칠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 대선이다. 안철수는 등판을 할 것이라 여겨진다. 이 점만은 확실하다. 그러나 한 가지, 여기저기서 외치는 검증을 해야 한다느니, 입당해야 한다느니 그런 말에 휘둘리지 말기를 바란다. 뭐 휘둘릴 사람도 아니지만. 그리고 과감하게 말하기를 바란다. 부드러운 화법의 소유자이지만 대로는 과감해야 한다. 정치인들이 말아먹은 정치판을 바꿀 신인은 정치인이 아니라는 점도 각인시킬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의 등장이 가져올 파괴력은 아직 어느 누구도 쉽게 예측하지 못할 것이다. 왠지 박근헤와 안철수의 선거 토론이 보고 싶어지는 기분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