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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Doctor/Movie

KINO(양철호)의 영화 이야기-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 이상함만 남았다.

by 양철호 2016. 11. 23.


오랜만에 만나는 팀 버튼이었다. 

거기에 고혹적인 매력의 데바 그린과 사무엘 잭슨. 더 무엇을 말하랴. 

이 조합이면 무슨 사고를 쳐도 충분히 치리라 생각했다. 

가위손이 그렇듯... 크리스마스의 악몽이 그러하듯... 찰리의 초콜릿 공장이, 에드우드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영화는 12세 관람가를 충족시키기 위해서인지, 아이들 가족 영화라는 초점에서 벗어나면 안 되기 때문인지 모든 것을 희생했다.

가위손의 애절한 사랑도, 크리스마스이 악몽의 기괴하면서도 귀여움도, 찰리의 초콜릿 공장의 기발함도 보이지 않는다. 



영화는 오히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팀 버튼식 엑스맨 같다.
그렇다고 엑스맨처럼 화려하거나 액션이 뛰어나다는 말이 아니다.

만약 엑스맨을 팀 버튼이 만들었다면 이렇게 나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할아버지의 이야기에 등장하는 어린이집의 신비한 아이들과 원장.

시간을 조종하는 원장과 공기를 조종하며 하늘에 뜨는 여자 아이. 머리 뒤에 입이 달린 소녀. 

무생물에 생명을 불어 넣는 소년과 불을 일으키는 소녀. 힘이 센 꼬마 여자 아이, 투명 인간 등. 

소설은 2011년 작품이라고 한다. 

솔직히 2011년 작품이라면 그닥 새로운 상상이라고 할만한 요소는 적다. 

뭐 나는 애석하게도 해리포터도 그닥 재미없게 읽어서.... 

오히려 1930년대 러브 크래프트의 소설들이 더욱 기발하고 상상력이 넘쳐난다. 

내가 보기엔 그렇다. 



팀 버튼은 최소한 유치하고 오글거리는 설정을 했어도 그 내면에는 아름다움이 있었다.

그러나 솔직히 이 작품에서는 그닥 찾아보기 어렵다.

새롭지 않은 설정, 악당들의 허망하면서도 현실적이지 않은 욕망들. 

디즈니와 마블은 유치하고 허무한 욕구를 현실로 제대로 가지고 돌아왔다.

현실적인 욕망과 욕구를 동화적으로 표현하는 데 탁월했던 팀 버튼은 오히려 이번엔 동화 그 안에 머물러 있는 듯 하다.

그래서 밋밋한 전개와 이해하기 힘든 행동들이 영화 전반에 넘쳐난다. 


팀 버튼의 세상은 이제 끝난 것인가.

언제부턴지 이제껏 보여줬던 세계에서 한참 미달된 것들만 보여주는 것이 안타깝다. 

이정도에 끝날 사람이 아니기에 더더욱 그렇다. 

에바 그린을 이렇게 이 영화에서 소모해 버린 것도 아쉽다. 

물론 사무엘 잭슨도. 

다음에 팀 버튼 영화가 무엇이 나올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왠지 한참 기다려야 할 듯 싶다. 

앨리스의 실패도 한 몫 할 거 같기 때문이다. 

그래도 다시 팀 버튼의 부활을 기다려 본다. 

그는 분명 기발한 상상력을 가지고 다시 돌아오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