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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Doctor/Movie

KINO(양철호)의 영화 이야기-수어싸이드 스쿼드, 나쁜 놈들 맞아?

by 양철호 2016. 11. 11.


영화를 보는 내내 당황스러웠다.

DC는 해도해도 안 된다는 생각 뿐이었다. 

마이너하고 인지도가 적은 캐릭터도 치밀하게 계획된 유니버스안에 녹아내는 마블과는 별개로 

정말로 터무니없이 만들어내는 DC의 용기는 어디서 나오는 걸까. 

내 눈에는 이들이 도무지 악당으로 보이지 않는다.

의리도 있고, 감성도 풍부하며, 가진 것은 사랑뿐인 사람들이다.



감옥에 있던 이들은 세상의 위기를 구하기 위해 동원된다.

머리 속에 폭파되는 칩을 이식한 채 자살특공대가 된 것. 

꽤 기괴하고 그로테스크하게 태어날법한 영화가 신파가 가득한 감성 충반한 영화가 되어버렸다. 

온통 사랑 이야기 뿐이다.

조커는 할리퀸을 몾잊어 무슨 짓이든 할 태세고 할리퀸도 조커의 사랑에 매달린다.

데드샷은 딸의 사랑을 위해 나서고 캡틴인 릭도 자신의 사랑인 닥터 문만 바라본다. 

엘 디아블로는 자신이 죽은 사람들에 대한 죄책감으로 똘똘 뭉쳐있다. 

킬러 크룩은 자신의 생각이 없어 보이고 캡틴 부메랑만 야비함에 똘똘 뭉쳐 있을 뿐. 

이들이 악당의 모습을 보이는 것은 그나마 마고 로비가 쇼윈도에 진열된 물건을 훔치는 장면 정도다.



나는 최소한 유쾨할 거라 생각했다.

정의라는 것을 시원하게 농담처럼 발라버릴 줄 았다.

데드풀 정도는 아니더라도 이정도 모였으니 한 방 먹여줄 줄 알았다.

그런데 이들은 정의 그 자체였고 의리 그 자체였다. 

모든 캐릭터들은 하나의 목표를 위해 그저 묵묵히 나아간다.

그러니 캐릭터의 개성이나 목표가 살아날 요소가 없다. 


결국 이 영화를 보면서 느낀 것은 두 가지.

하나는 마블이 얼마나 뛰어난 전략가인가라는 점을 새삼 확인한 셈이다.

각각의 솔로 영화에 이 빌런들을 출연시켰더라면, 그리고 나중에 이 빌런들이 한데 뭉쳤더라면

그렇더라면 굳이 이런 군더더니 설명 빼도 되고, 이런 신파 없어도 되는데 말이다.

둘은 마고 로비가 대단하다는 것이다. 

그녀는 완벽하게 할리퀸이 되었다. 

이 영화를 할리퀸이 끌고 간다고 하는 이야기는 틀린 말이 아니다.

배트맨 다크나이트 라이즈에서 베인도 카리스마가 적고 배트맨도 별로였는데 캣우먼 하나 보고 갔다면 

여기서는 할리퀸 하나다.


그리고 사람들은 엄청난 조커가 다시 태어났다고 말한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자레드 레토의 조커는 출연분량이 적다고 해서도 아니고 히스 레저를 따라잡으려면 머러었다.

조커의 캐릭터를 아예 잘못 잡았다고 할까. 

원래 조커라면 이 수어싸이드 스쿼드에 끼어들어 자신의 다른 목적을 위해 이용하려하지 않을까. 

그저 할리퀸을 구하려는 것이 아니라. 


이대로 간다면 DC는 정말 영화에서는 아무런 희망이 없을 수도 있겠다 싶다.

곧 이어 개봉할 원더우먼, 저스티스리그도 걱정이다. 

기대는 기대대로 하겠지만 왠지 나올 이야기가 걱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