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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Doctor/Movie

KINO(양철호)의 영화-지오스톰, 재난은 바로 이 영화다

by 양철호 2017. 11. 29.

 

재난영화가 가져야 할 기본적인 덕목은 재난의 리얼함이다.

실제로 일어날법한 재난을 다룰 때 관객들은 공감대를 느끼게 된다.

아니면 최소한 재난이 범지구적이며, 리얼하게 펼쳐질 때다.

과학자들이나 기상학자들은 인정하지 않는 지각이동설을 바탕으로 한 2012. 하지만 범지구적 재난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데 성공했다.

온난화로 인한 빙하기를 다룬 투모로우는 오히려 기상학자들이 주장하는 근거들에 입각해 리얼한 설정으로 주목을 끌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지오스톰은 과연 재난영화로서 두 가지의 요소를 제대로 가지고 있었을까.

 

재난영화는 나름 과학적인 기반이 필요하다.

자연이 일으키는 재난에 대한 기본적인 설명이 필요하기도 하며, 인간이 저지르는 재난에 대해서도 역시 과학적인 설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지오스톰은 과학적인 설명으로 접근하는 듯 보이지만 정작 제대로 된 설명이 없다.

기후를 조작한다는 설정에 대한 어떤 근거도 없는 것이다.

기후를 조작하면 모스크바를 폭염에 빠트릴 수도 있고, 아프가니스탄에 빙하기가 올 수도 있다는 설정이다. 과연 그것이 가능할까에 대한 의문에는 어떠한 답도 하지 않는다.

 

기후를 조작해 세계를 멸명사키려는 악당으로 등장하는 국무장관(에드 해리스)의 이유는 허무맹랑하다.

돈 때문에 가담했다는 기술자 역시 세계가 멸망하고 나면 과연 그 돈을 어디서 어떻게 쓸 것인지 너무 설정들이 무리하고 터무니 없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설정들이 난무하면 그나마 그래픽이라도 좋으면 모르겠는데 두바이에 쓰나미가 몰려오는 장면은 허접한 그래픽으로 빈축을 사기에 충분했다.

도대체 이 영화를 왜 만든 것일까.

재난영화는 나름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그런데 이 영화에는 어떤 메시지가 있는 걸까.

다구나 감동도 있을 법한 재난 상황에 어떠한 감동도 없다.

아마겟돈의 브루스 윌리스 같은 희생은 어디에도 없다는 말이다.

 

이제는 한 물 간 것이 아닌가 생각되는 제라드 버틀러와 한때는 주목 받았던 짐 스터게스가 주연이지만 결국 제대로 된 스토리의 부제, 설정의 무리수, 그래픽의 아쉬움 등으로 제대로 된 재난영화로써의 역할을 수행하지 못했다.

재난영화는 재난의 상황 속에 내몰린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