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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Doctor/Movie

KINO(양철호)의 영화-대장 김창수, 실화가 주는 장단점

by 양철호 2017. 11. 28.

 

영화는 김창수라는 인물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조선 말, 명성황후를 시해한 인물로 의심받는 일본인을 살해한 김창수는 감옥에 갇히게 되고 사형선고를 받는다.

그 안에서 마음에 맞는 동료들을 위해 여러 도움을 주는 김창수.

감옥의 사람들과 간수들에게까지 한글을 가르치며 점점 지도자로 성장한다.

 

김창수라는 이름이 낯설 수도 있다.

실화라고 하는데 과연 누구일까 낯설어 할 수도 있다.

귀에 익은 이름은 아니다. 오히려 다른 이름으로 더욱 알려진 인물이기 때문이다.

백범 김구. 바로 김구의 옛 이름이 김창수다.

동학 혁명에도 뛰어들었던 인물이며, 나중에 임시정부의 대통령이 된 인물이기도 하다.

안두희의 총탄에 쓰러졌지만 여전히 한국인이 사랑하는 위인이다.

그의 젊었을 적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역사적인 실화라는 것이 가지는 매력은 분명 존재한다.

문제는 실화만으로 영화가 충분히 재미와 감동을 줄 수 있느냐 하는 문제다.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들은 많았다.

모두들, 감동적인 실화를 가지고 이야기를 만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모두 성공했을까.

역사와 현실, 그리고 영화는 엄연히 다른 영역 안에 존재한다.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라 하더라도 실화만으로는 영화적 재미를 담보할 수 없다.

그래서 이야기가 필요하다. 드라마가 필요하다.

부족한 부분을 채워야 한다.

혹자는 그것이 왜곡이 아니냐고 우려하기도 한다.

하지만 왜곡은 사실을 다르게 해석하거나, 의미를 다르게 곡해하는 것을 의미한다.

부족한 부분에 이야기를 채워 넣는 것은 왜곡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역사적 사실을 바라보는 진지함이다.

역사적 사실이 정말 사실로 채워지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진지한 시각으로 역사적 사실을 대하는 것이 중요한 점이다.

그런 부분에서 군함도는 역사적 진정성에 진지하지 못했다.

역사적 배경에만 함몰되었을 뿐, 각 캐릭터에는 진지하지 못했기에 영화가 힘들었던 것이다.

 

김창수는 어땠을까.

진지함은 있지만 문제는 진지함을 메워줄 드라마가 부족하다.

긴장감도, 아기자기한 재미도 부족했다.

마지막 클라이막스를 위해 감정을 채워 나가는 전개가 너무 느리다 보니 스크린을 바라보기가 힘겨웠다.

실화를 바탕으로 만드는 영화가 힘든 부분이 바로 이런 부분이다.

역사적 사실과 영화적 상상력을 어떻게 접목 시키느냐 이다.

어느 한 부분은 분명 양보를 하고 타협이 필요한 부분이다.

김창수가 선택한 부분은 역사적 사실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만약 그것이 아니라 재미를, 이야기를 추구하고자 했는데 영화가 그렇게 나온 것이라면, 무언가 메시지에만 매달려 그렇게 나온 것이라면 실패라고 말해주고 싶다.

관객은 영화를 보면서 무언가 배우려고 온 것이 아니다.

영화 속에서 관객을 가르치려 든다면 십중팔구 거부감을 가지게 될 것이다.

일제강점기 영화가 자칫 빠지기 쉬운, 아니 역사적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가 빠지기 쉬운 오류다.

그래서 더더욱 조심해야 한다.

 

대장 김창수는 그래서 실패한 영화다.

관객들이 기억하는 김창수를 만들었어야 하는데......

오히려 기억하기 힘든 김창수를 만들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