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Story Doctor/Movie

KINO(양철호)의 영화-원더우먼, 이해하기 어려운 DC의 히어로들.

by 양철호 2017. 8. 10.

 

미뤄두었던 원더우먼을 이제 보았다.

이스라엘 배우인 갤 가돗이 연기한 원더우먼의 싱크로율은 놀랄만큼 높았다.

그녀는 원더우먼에 상당히 잘 어울렸다.

그녀가 이스라엘에서 군복무를 했고...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폭격은 정당하다고 말한 것은 제쳐두고....

영화만 보기로 했다.

그리고 나서 내린 결론은.... 여전히 DC는 힘겨운 싸움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영화는 중간중간 유머를 넣으려고 노력했으나 그 노력이 별로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마블처럼 현실에 대한 풍자는 커녕 재미도 없는 오래된 유머일 뿐이었다.

물론 그것이 국내 관객들에게만 그런 것인지, 아니면 나에게만 그런 것인지는 모른다.

하지만 여전히 원더우먼은 힘겨워 보였다.

 

초반부의 지루함은 물론, 전장에서의 액션도 그리 화려하지 않았다.

1차대전이라는 특수한 상황 하에서의 액션이라는 점을 고려해도 그렇다.

더구나 마지막 부분 아레스와의 액션은 솔직히 상당히 허무해지는 장면이었다.

무언가 좀 더 그럴듯하게 만들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그 기원부터 다루는 것이 오히려 부담이었을까.

지루하고 느린 전개가 결국은 발목을 붙잡은 형국일까.

 

원더우먼은 무언가 엄청난 정의를 말하는 것 처럼 보인다.

하지만 솔직히 무모할 정도로 아레스를 외치며 전장에 뛰어든다.

무언가 설득력이 떨어지는 상황이다.

그녀에게 전쟁은 처음이다.

전쟁 상황에서 그녀의 선택은 영화적인 것을 떠나서 양쪽 진영의 논리에 빗대어 보면 너무 일방적이고, 경험 없이 자의적인 판단에 불과하다.

만약, 예를 들어 테미스키라에 나치가 추락하고 연합군이 그 뒤를 쫓아온 상황이라면....

원더우먼의 선택은 정 반대의 선택이 될 수도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만큼 원더우먼의 선택은 작위적이고 논리적이지도 않다.

 

우리는 익히 전쟁의 기원과 역사에 대해서 알고 있다.

하지만 전혀 그런 것을 모르는 원더우먼이 전쟁이라는 양극단이 충돌하는 상황에서 선택하게 되는 것은 매우 중요한 부분일 수 있다. 그러나 우선 그 부분에서 별로 설득력이 없는 것이 문제다.

내가 짚고자 하는 부분은 원더우먼 영화의 스토리텔링에서의 미완성을 말하는 것이다.

스토리의 전개가 설득력을 가지게 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고 당연하다는 이유로 대충 넘어가면 안 된다.

원더우먼 역시 연합군과 독일에 맞서기 위해 자신이 믿고 있는 정의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 있어야 했다. 문제는 그 신념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어쨌든 이제 원더우먼은 끝났다.

이제 저스티스 리그가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이젠 별로 기대가 되지 않는 DC기에....

편하게 기다릴 수 있게 되었다.

진정 원더우먼의 성공을 기대했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