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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Doctor/Movie

KINO(양철호)의 영화-공포영화 그 실화와 허구의 경계(1)

by 양철호 2017. 8. 11.

공포의 미학

 

공포영화의 가장 큰 미덕은 공포 그 자체이다. 대부분의 감독들은 이런 신념을 가지고 가장 무서운 장면들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 피가 튀고, 머리가 잘리고, 관절을 비틀어대기도 하면서 어떻게 해야 가장 무서운지 연구에 연구를 거듭했다. 하지만 정작 놓치는 것은 공포는 장면이 주는 순간이 아니라 전체의 분위기에서 나온다는 것을 쉽게 잊는다.


 


 

조지 로메로 감독이 최초의 좀비 영화인 살아난 시체들의 밤을 만들었을 때, 영화를 본 관객들은 상상 이상의 공포에 감염이 되어버렸다. 사실 영화에 등장하는 좀비는 티가 너무 나는 분장에 흐느적거리며 느릿느릿 걸어가는 모습이 우스꽝스럽게 보였다. 이 모습이 얼마나 우스웠으면 후일 새벽의 황당한 저주라는 영화로 패러디 되었을까. 하지만 영화의 분위기는 결코 우습지 않았다. 죽지않고 끊임없이 살아나 밀려오는 좀비들은 결코 벗어날 수 없는 장벽처럼 느껴졌다. 사방에서 조여오는 좀비의 등장에 호러팬들은 열광했다. 로메로 좀비 시리즈의 탄생이었다.


 

스필버그의 영화 죠스’는 상어와 인간의 싸움을 그린다. 상어는 실존하는 생명체이다. 또한 바다의 폭군으로도 알려져 있다. 이 영화에서 가장 두려운 장면은 성어에 의해 사람이 찢기는 장면이 아니다. 음산한 존 윌리엄스의 음악과 함께 상어가 어디서 등장할지 모르는 분위기에 있는 것이다. 

 

현재, 어떻게 귀신을 무섭게 등장시키고, 어떻게 사람을 더욱 잔인하게 죽이는지에 치중하는 공포영화에 사람들이 관심을 갖지 않는 이유도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결국 가장 핵심적인 공포의 요소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거나 생각하지도 않았던 것이다.

 

그렇다면 공포영화에서 가장 공포감을 자아내는 충격적인 요소는 무엇일까? 분위기? 음악? 영상? 아니다. 그것은 바로 실화, 즉 사실성이다. 리얼리티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논픽션이라는 점이 더욱 공포감을 자아내는 것이다. 바로 우리 옆에서, 언젠가 나에게 찾아올 수도 있는 일이라는 점은 영화 속의 영상을 현실로 바라보게 만드는 요소가 된다.

 

그럼 이제부터 현실과 허구, 그 경계에 있는 공포영화의 세계로 들어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