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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Doctor/Entertainment

양철호의 미디어 분석-한미일 3D 애니메이션 비교(1)

by 양철호 2011. 7. 13.
3D의 선두, 미국의 애니메이션

애니메이션은 현재 3D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최초의 상업 3D 애니메이션인 <토이 스토리>의 성공을 시작으로 참으로 숨가쁘게 달려온 시간들이다. 3D 애니메이션은 미국의 픽사(Pixar)와 드림웍스(Dreamworks)가 양분하고 있다. 여기에 일본의 소위 제페니메이션(Japan Animation을 합성해 만든 신조어)의 가세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이제 흥미진진한 3D 애니메이션의 세계로 들어가보자.

 

<토이 스토리>의 성공으로 인한 탄탄대로로 들어선 픽사와 그 대항마인 드림웍스

 

픽사는 1995년 최초의 상업 3D 애니메이션인 <토이 스토리>를 제작했다. 그 당시에는 매우 실험적이었고 모험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토이 스토리>.는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며 픽사의 이름을 전 세계에 알리는 역할을 했다. 그 이후 픽사는 3D 애니메이션의 역사를 새롭게 써가며 이후 애니메이션 시장에서 승승장구하게 되었다.

<벅스라이프>, <몬스터 주식회사>, <니모를 찾아서>, <라따뚜이>, <>, 가장 최근에 속편을 다시 낸 <토이 스토리3>에 이르기까지 흥행가도를 이어가며 작품성은 물론 상업적인 성공도, 그리고 3D에 대한 기술적인 발전도 함께 얻는 1 3조의 효과를 거두게 되었다.


                                                (픽사의 로고)

                                               (토이 스토리)

<토이 스토리> 1편에서 보았던 3D 그래픽의 어색함은 어느새 사라지고, 화려한 비주얼과 리얼함을 자랑하는 작품들이 등장하게 되었다. <몬스터 주식회사>에서는 자연스러운 털의 움직임을 강조하기 위해 새로운 프로그램이 제작되었다고까지 한다. 또한 <니모를 찾아서>에서는 바다 속의 느낌이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살아나기도 했다.

그만큼 픽사의 3D 영상 기술은 개성 넘치는 다양한 캐릭터와 다이내믹한 스토리를 영상에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고, 그 방법은 적중했다. 역대 흥행 기록을 계속 경신하며 앞으로 전진하는 픽사의 전설은 3D 애니메이션에서는 당분간 계속 될 것만 같았다. 곧이어 등장하는 엄청난 경쟁자를 만나기 전까지는 말이다.

 

1994년 이름만 들어도 엄청난 사람 세 명이 한 장소에 모였다. 그들은 바로 흥행의 귀재라고 불리는 스티븐 스필버그, 월트디즈니 스튜디오 사장을 역임했던 제프리 카젠버그, 게펜 레코드 설립자인 데이비드 게펜이 바로 그들이었다. 이 세 사람은 한 데 모여 의기투합해 하나의 회사를 설립한다. 바로 그 회사가 영화 애니메이션 제작사인 드림웍스이다.


온 세간의 주목을 받으며 드림웍스는 1998년 첫 3D 애니메이션 <개미>를 제작해 개봉한다. 스필버그, 카벤버그, 게펜의 이름값에 큰 기대를 걸었던 드림웍스의 첫 작품 치고는 왠지 모르게 어두운 모노톤, 그리고 애니메이션이라고 하기에는 심오한 이야기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드림웍스의 첫 3D 애니메이션인 <개미>는 이렇게 아이들이 좋아할 작품이 아닌 성인들에게 더 어울리는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분명히 픽사가 추구하는 방향과는 달랐던 것이다. 이후 3D 애니메이션으로 픽사의 흥행기록을 갈아치운 작품이 드디어 탄생한다. 바로 드림웍스 최고의 인기 캐릭터 <슈렉>의 등장인 것이다.


                                                    (슈렉)

<슈렉>은 다른 작품과 비슷한 평범한 3D 그래픽을 선보였다. 3D 자체는 픽사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차이가 있었다. 그것은 작품 안에 온갖 조롱과 패러디, 익살이 가득해 그것이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고, 그 여파로 단박에 흥행기록을 경신했던 것이다. <슈렉>의 속편들 역시 픽사의 흥행기록을 누르며 흥행의 역사를 다시 써내려 간다. 이후 <쿵푸팬더>, <몬스터 대 에이리언>, <드래곤 길들이기> 등의 작품들을 흥행시키며 픽사와 더불어 애니메이션을 양분하는 위치에 서게 되었다.

픽사가 가족적인 이야기를 중심으로 아이들에게 조금 더 어필하는 스토리라인을 가지고 있다면, 드림웍스는 온갖 패러디와 조롱, 익살이 난무한다. 그런 면에서는 픽사보다 조금 더 사회적이라고 여겨진다. <드래곤 길들이기>에서 주인공이 마지막에 다리 하나를 잃는다는 설정을 픽사에서는 하지 못할 것만 같기 때문이다.


확실한 것은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의 3D 그래픽은 분명 픽사의 그것과는 다르다. 그렇다고 기술적으로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단지 3D 영상 분야에서의 혁명이라고 할만한 기술을 보여주지는 않는다. 어쩌면 이것은 드림웍스가 픽사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법의 하나인지도 모른다. 기술보다는 다른 분야로 경쟁하는 것. 그리고 지금까지는 그 방법이 제대로 통하고 있다고 여겨진다.

 

그 외의 미국 3D 애니메이션

2001년 새로운 애니메이션이 제작되었다. 일본의 유명한 동명게임을 영화화한 파이널판타지가 바로 그것이다. 모션캡처와 실제 배우의 얼굴 모양까지 모방해 만든 캐릭터는 애니메이션이 나올 당시 상당한 사실감을 자랑했다. 콜럼비아트라이스타에서 제작되었던 이 작품은 많은 이슈가 되며 개봉했지만 흥행면에서는 그다지 큰 재미를 보지는 못했다.


                                              (파이널 판타지)

이유는 애니메이션이 갖는 실사영화와의 차이점을 찾아보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애니메이션적인 요소가 적은데다가 너무 실제와 비슷한 캐릭터의 움직임은 굳이 이 작품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들 필요성이 있느냐는 의견까지 나오게 된 것이다.


결국 이후로 파이널판타지 같은 3D 애니메이션은 미국에서 더 이상 나오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분명 새로운 시도였고, 혁명적인 3D 애니메이션으로 회자되기에는 부족함이 없다는 점은 인정되고 있다. 이 기술이 또한 좀 더 다양한 영상에 활용되기 시작한 것은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참고) 이 글은 월간지 비디오플러스 2010년 11월호에 기고되었던 글임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