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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Doctor/Entertainment

양철호의 미디어 분석-유럽 한류

by 양철호 2011. 7. 8.



난 개인적으로 한류의 거품을 상당히 우려하는 축에 속한다.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트린다고 할까?
드라마 한류가 일본에 불어닥쳤을 때, 일본에서 유행한 한국 드라마는 사실 일본의 80년대 감수성을 되새겨보는 이야기들이어서 성공했던 것이다.
이를 좋아할만한 일인지는 되새겨 봐야 한다. 결국 과거로의 회귀, 복고, 그리고 구태라고도 볼 수 있다. 
그리고 지금은 일본에서 한국 드라마가 과거처럼 인기를 끌고있지 못하다. 어쩌면 한국 드라마의 한계를 일찌감치 깨달았을 수도 있다. 대신 한국 드라마는 동남아 시장으로 뻗어나가고 있다. 축하할 일이지만 이 역시 언젠가는 한계에 부딪칠 것이다.

그리고 지금 유럽에서 K-POP이 거세다. 유럽에는 없는 기획사 시스템, 스타 시스템이 유럽에서는 신선했을 수도 있다. 철저하게 계산된 프로젝트에 의해 만들어진 연예인이 신기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 역시 그리 오래갈 것 같지가 않다는 점이다. 문제는 바로 콘텐츠. 다양한 문화와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야 하는 콘텐츠의 성격에서 한국 아이돌 가수들이 가지는 한계가 있다.

인디 문화가 발달한 유럽의 음악 시장은 언제나 한국이 부러워해야 할 몫이다. 그런데 지금의 언론 태도를 보면 마치 유럽이 한국의 음악 시스템을 따라서 할 것처럼 써댔다. 자만심이 극에 달한 것이다. 최근에 그나마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는 하지만 이미 유럽에서의 성공에 상당히 고무받은 것도 사실이다. 이유는 바로 고급 문화로 상징되는 유럽에서 한국의 문화가 성공했다는 이유 때문일 것이다.

물론 동남아시아와 유럽은 느낌이 다르다. 결코 동남아시아를 비하하자는 의미로 하는 말이 아니라는 점을 알아달라. 문화적 성격도 전혀 다른 유럽에서의 한류는 어찌보면 굉장히 신기한 일이다. 나도 신문이나 뉴스를 보면서 '도대체 왜?'라는 질문을 수도없이 던져 보곤 했었다. 유럽의 문화는 중심이었고, 그들 스스로의 자부심도 강했기 때문이다. 그런 그들이 아시아 작은 나라의 아이돌에 빠졌다는 게 조금은 우스꽝스럽게 들린 것도 사살이긴 하니까.

이제 과제가 남는다. 유럽에서 계속 성공하려면 더 다양하고 유럽이 인정할만한 새로운 콘텐츠들을 양산해야 한다. 하지만 언제나 비슷비슷한 컨셉과 음악성을 가진 기획사가 과연 그러한 문화적 다양성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아니면 다시 반짝 한류를 경험하고 빈 잔만 가지고 돌아와야 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