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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가 막힌 세상 이야기

KINO의 이슈-애국, 그리고 태극기의 수모

by 양철호 2017. 2. 15.

 

무엇이 애국일까.

애국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어릴 적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학교 다닐 적에 애국 조회를 하고 애국가를 합창하던 때.

우리에게 애국은 무엇이었을까.

전두환이 해외 순방을 다녀올 때면 학교를 빼먹더라도 여의도로 끌려나가 태극기를 흔들었던 추억 속에서 태극기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였을까.

그때 나에게 태극기는, 애국은 과연 의미를 지니고 있었을까.

 

별 생각 없이 애국을 말하고 태극기는 함부로 다루면 안 된다는 것을 배우고 그것을 믿었다.

그리고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비가 오면 태극기를 계양했더라도 걷어야 하고 국가의 상징이기에 함부로 다루어서는 안 된다고 믿어왔고, 지금도 그렇게 믿는다.

그런데 지금의 태극기는 거리에서 거짓을 외치는 자들의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

태극기를 흔들기만 해서 애국이 되지는 않지만 그들은 그것을 애국이라고 말한다.

자신들에 반대되는 자들은 국민의례로 하지 않는다는 말도 안 되는 선동도 서슴치 않으며, 지금의 언론과 검찰 등은 모두 북한의 지령에 의해 움직이는 거리고 외친다.

그러면서 그들의 손에 들린 태극기는 기자를 폭행하는 무리로도 변한다.

 

애국이 국가에 대한 것임을 모르는 사람은 아닐 것이다.

문제는 국가와 정권을 동일시하는 것일 터다.

탄핵 반대 집회에 나서는 사람들에 대한 분석은 다양하다.

돈을 받고 나가는 사람도 있을 테지만 지금은 꽤 많은 사람이 단순 참가하기 위해 나선다.

그들은 어떤 위기감을 느끼는 것일까.

젊은 시절을 함께 보낸 박정희 대통령의 시기. 그들에게는 그 시절은 소중한 추억이다.

산업역꾼으로 국가를 잘 살게 만드는 데 보탬을 했다고 믿는다.

그런 그들의 젊음과 노력을 불태운 시절의 딸이 대통령에 올랐으나 지금은 추하게 몰락하고 말았다. 그리고 그 몰락을 노인들은 자신들의 몰락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어느 정도 이해는 되지만 그것이, 박근혜의 복귀가 그들의 삶에 어떠한 변화를 만들어주지는 못하며, 그들에게는 어떠한 명예도 되지 못한다. 세상은 더 우스워질 뿐이고, 더 망가질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자신들의 자존심이 더욱 큰 이유가 되어버린 것이다.

 

아무곳에서나 노인이라는 것을 자랑스럽게 외치고, 젊은 이들은 버릇 없다며 윽박지르는 것이 당연시되는 그들. 그들을 이제는 그저 시대를 잘못 만난 불상한 존재라고 치부할 수는 없다. 그만큼 그들은 도를 넘어서고 있다.

그들이 살아온 세월 만큼 우리 또한 살았다. 우리가 살아온 세월과 그들의 삶은 우리의 삶만큼 고스란히 겹친다. 그럼에도 그들은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을 외면한다. 거짓이라고 치부한다. 도대체 어디에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현재 지역감정은 점점 옅어지는 것이 현실이다.

지역감정을 부추켜서 무언가 얻어내기는 힘들어졌다.

최소한 변화가 시작되었다.

하지만 그 반대로 세대 감정은 더욱 골이 깊어지고 있다.

그리고 그 표현이 더욱 과격해지는 것은 물론 소름이 돋을 정도다.

아무렇지도 않게 계엄령만이 살길이라는 표어를 들고다니는 것을 보면서, 그들은 정말로 계엄령이 벌어졌을 때 아무런 피해도 없을 거라고 과신하는지 궁금하다.

정말로 진보가 정권을 잡으면 공산화된다고 생각하는지, 그런 생각은 도대체 누가 어떻게 심어준 것인지 궁금하다.

북한에 대해서는 그렇게 피를 토하며 분노하면서, 왜 일본에 대해서는 이토록 이들은 관대한지도 궁금하다.

 

애국은 국가, 국민을 위해야 한다.

정권은 국가가 아니다. 정권은 그저 국가를 운영하는 일을 잠시 맡긴 대리인일 뿐이다.

그리고 이번 대리인은 처참하게 실패했고, 처참하게 저열했다.

그런 자들을 위해서 노인들은 태극기를 들고 있다.

기득권 세력은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태극기를 이용하고, 노인들을 이용한다.

시간이 지나면 버려질 자들을 그들은 철저하게 이용하고 있다.

태극기는 이런 데서 휘둘려지며 상징처럼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

왜 이들에게 사용되어서 수모를 겪어야 하나.

요즘엔 태극기를 든 사람들을 볼때마다 애국자가 아닌 매국자란 생각이 든다.

태극기의 상징성이 이들로 인해 바뀌고 있고, 그 상징의 중요성이 희석되고 있다. 이건 확실히 박사모와 그 추종자들의 책임이며, 추후 무슨 수를 사용해서라도 이들의 활동 자금은 물론 거짓 선동에 대한 책임도 물어야 할 것이다.

 

솔직히, 태극기 집회에 나오는 사람들 중에 태극기를 직접 그려보라고 하면 몇 명이나 제대로 그릴 수 있을가.

태극기의 수모가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