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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가 막힌 세상 이야기

KINO의 이슈-삼성 이재용의 구속, 책임의 형평성

by 양철호 2017. 2. 20.

 

유전 무죄, 무전 유죄라는 말이 있다.

결국 돈이 모든 것을 좌우한다는 말이며, 이는 한국 사회에 널리 퍼져있던 상식처럼 사용되었다.

너무나도 당연한 문제라 분노하면서도 그러려니 했던 부분이 있다.

하지만 이로 인해 얻게 되는 사회적 피해는 이루 말할 수가 없을 정도다.

그래서 이번의 삼성 이재용의 구속이 의미가 있는 것이다.

전직 대통령들도 구속이 되었지만 이제껏 한 번도 구속된 적이 없었던 삼성의 오너가 구속된 사건.

역사적인 사건이기 때문이다.

 

혹자는 이렇게 말한다.

삼성인데 괜찮냐고. 삼성이 우리나라 경제를 책임지고 있기 때문에 경제가 위험해지는 것 아니냐고.

하지만 솔직히 삼성 하나에 우리나라 경제가 무너진다면 그만큼 허약한 경제라는 것이고, 그런 경제 시스템이라면 언제 무너져도 이상할 것 없지 않을까.

 

핵심은 이것이다.

경제를 책임지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온갖 부정과 비리를 저질러도 솜방망이 처벌을 받아왔던 재발들에게 책임이라는 것을 지우게 하는 것이다.

책임의 형평성을 적용하는 것이다.

얼마 전 버스 운전사는 불과 몇 천원의 금액이 맞지않는다는 이유로 해고가 정당하다는 판결을 받았다. 몇 천만원, 몇 백만원, 몇 십만원도 아니라 몇 천원이다.

대기업은 어떨까.

수십억에서 수백억에 대한 횡령, 탈세, 비자금 조성 등 온갖 범죄를 저지르고도 그들은 무사했다.

하지만 이것은 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회를 좀먹고 있는 상처에 지나지 않다.

이 상처를 그대로 계속 둔다면 결국 곪아서 썩어지게 될 것이다.

 

책임은 누구나 져야 한다.

재벌이라고 해서 가중처벌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유명인이라고 해서 혜택을 받는 것이 아니다.

법이 필요한 이유가 있다. 법은 누구에게나 평등해야 한다. 그것이 법치 국가다.

그리고 법에 따라 책임도 물어야 한다.

재벌 총수도 예외는 아니다.

책임을 물어야 결국 그들도 범죄를, 부정 부패를 저지르지 않는다.

이제껏 어떤 죄를 짓더라도 무사하다는 인식이 있었기 때문에, 그들은 죄를 짓고도 태연했다.

그저 화면에 나와 죄송하다고 고개 한 번 숙이고 말았다. 그러면 안전했으니까.

그러나 이제는 직접 책임을 져야 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총수의 책임과 더불어 기업의 책임도 물어야 한다. 징벌적 배상이 그래서 필요한 이유다.

 

첨언하자면 이번 최순실 사태와 더불어 청와대 행정관들도 모두 처벌 대상이 되어야 한다.

위에서 시켜서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면죄부가 되는 것은 아니다.

범죄라고 판단되는 부당한 명령에 대해서는 거부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것에 대해서는 정부와 사회는 정당하게 보상해야 한다.

사회는 내부고발에 대한 편견과 부정적 인식을 그대로 지니고 있다.

사람들의 인식 또한 마찬가지다.

그러나 이 부분에서는 분명 인식을 바꿔야 한다.

아무리 조직이 우선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범죄까지 용납할 수 있어서는 안 된다.

책임은 그런 것이다.

 

이재용의 구속이 책임에 대한 형평성이 적용되는 시초가 되기를 기대한다.

또한 이번 최순실 사태에 일조한 모든 자들에게 책임을 묻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