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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Doctor/Movie

KINO의 영화-보통사람. 보통이 아닌 세상

by 양철호 2017. 3. 31.

 

과거 노태우 전 대통령은 선거때 자신을 보통사람이라고 불렀다.

전혀 보통사람이 아닌 그는 역설적이게 자신을 보통사람이라고 부르며 믿어달라고 주장했다.

육사 출신에 전두환과 동기동창이자 친구. 10.26을 일으킨 주범 중 한 명이 보통사람이라면 과연 이 세상에 누가 보통사람일까.

 

영화는 보통사람이라고 주장하던 노태우의 친구인 전두환이 집권하던 시절을 배경으로 한다.

격동의 80년대.

남산으로 불리던 안가부가 위세를 떨치던 시대다.

경찰 손현주는 우연히 잡게 된 살인범을 조사하던 도중 안기부에 의해 계획된 사건에 휘말린다.

시대가 어수선할 때 시선을 돌리기 위한 공작. 바로 그런 공작이다.

범인은 졸지에 연쇄살인범이 되어버린다.

하지만 손현주는 이에 반항을 하게 되고 안기부의 끔찍한 응징이 시작된다.

 

누구도 함부로 세상을 욕하고, 불평을 쏟아낼 수 없었던 시대.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라는 말로 모든 것을 덮었던 시대.

민주주의는 커녕 자유조차 제대로 확보하지 못했던 시대.

그런 시대에 살았진 진짜 보통사람들은 그렇게 힘겹게 살아왔다.

그 보통사람들을 억누르며 권세를 누리던 자들의 발바닥 아래 밟혀서.

 

거짓말 같은 이야기와 오버랩되는 장면이 있다.

박종철 고문 치사사건.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는 유명한 말.

그로인해 87년 민주화투쟁이 시작되고 전두환의 호헌조치는 6,29선언에 의해 무너졌다.

그러나 보통사람임을 주장한 또 다른 군부에 의해 권력은 다시 어둠이 장악했다.

죽음을 바라보는 시선은 결코 기쁠 수 없다. 침울하고 슬프고, 어둡다.

그 죽음이 억울한 죽음이라면 더욱 화까지 치밀어 오른다.

그 당시의 죽음과 세월호의 죽음이 닮은 것은 모든 것을 은폐하고, 덮고, 무마하려 했다는 것이다.

세상은 많이 바뀌었다고 하는데 여전히 보통사람들은 살아가기 어려운 세상이다.

보통이 아는 사람들이 권력을 쥐고 있기 때문에.....

 

손현주의 연기야 정평이 나 있어서 뭐라 할 말이 없다.

김상호의 감초 연기도 훌륭하다.

다만 장혁은 너무 오버한다고 해야 할까. 아쉽다.

충분히 더 개성을 드러낼 수도 있었는데 오히려 오버하는 말투 때문에 마이너스가 되었다고 할까.

하지만 시대의 아픔을 느끼기에는 충분한 작품이다.

 

별 다섯 개 만점에 세 개 반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