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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Doctor/Movie

KINO의 영화-인페르노, 점점 가벼워지는 암호의 세계

by 양철호 2017. 1. 16.

 

다시 댄 브라운의 소설 한 편이 영화로 등장했다.

다빈치 코드, 천사와 악마를 이은 세번째로 기억한다.

인페르노.

단체가 묘사한 지옥을 이번 작품에서 꺼내 놓는다.

단체는 왠지 낯설지 않은 인물이다.

이미 단체의 모자이크 살인, 단체의 빛의 살인이란 줄리오 레오니의 소설을 접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댄 브라운의 소설은 흥미진진한 스토리의 긴박감과 함께 기호의 상징을 풀어 놓는다는 데 있다.

다빈치 코드에서 기호에 대한 의미와 상징들이 이야기 되고, 책은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심지어 그 성공이 얼마나 어마어마했는디 실제 다빈치 코드를 찾아내기 위한 다큐멘터리까지 제작되었다고 하니 말이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댄 브라운의 소설은 그 이후 조금씩 힘이 빠져나가고 있다.

사건의 긴박감과 상징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다빈치 코드, 천사와 악마를 지나 로스트 심벌, 인페르노까지 오게 되면 상징이 굳이 들어가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점들이 생긴다.

사건을 일으키는 범인들은 상식이 결여된 인물처럼 느껴지고, 마치 어떤 사명감 보다는 상징에 집착하는 인물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나는 댄 브라운이 상징, 기호학이라는 장르에 너무 몰입한 나머지 이야기의 흐름을 방해하는 요소로까지 발전하게 되는 것을 인지하지 못했거나, 아니면 인지했으나 주인공인 랭던의 특수성을 포기할 수 없기에 이렇게까지 오게 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특히 인페르노는 갑작스러운 사건의 전개를 통해 기억상실과 미스테리를 섞으려는 시도가 보이나 이런 시도는 사실 오래된 수법이다. 그리고 그리 탁월하지도 못했다.

 

나는 댄 브라운에게 움베르트 에코와 비슷한 수준의 기호학이나 언어학적 수사를 바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최소한 이야기의 전개가 그럴듯한 상황을 보여주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그런 면에서 이번 인페르노가 왜 흥행에 실패했는지, 왜 소설을 읽으면서도 고개를 갸웃하게 만들었는지를 기억나게 해준다.

 

다빈치 코드의 엄청난 성공이 오히려 댄 브라운에게 독이었을까.

사람들은 발전하는 그의 모습을 기대하면서 작품을 접한다.

하지만 다빈치 코드만큼의 작품은 앞으로는 나오기 어려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