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Story Doctor/Entertainment

KINO의 미디어-애니 사이코패스, 일본 사회의 디스토피아

by 양철호 2017. 5. 23.

 

겉으로 보기엔 완벽한 사회가 펼쳐져 있다.

시빌라라는 초인공지능 컴퓨터에 의해 범죄가 통제된다.

사람의 생채 반응을 모두 읽어내 범죄 계수를 측정, 그 수치가 높으면 자동적으로 계도를 통한 치료를 유도하거나, 아니면 잠재된 범죄자로 판단하고 처분을 한다. 이 모든 결정은 인간이 아닌 시빌라 시스템에 의해 결정된다.

경찰은 두 부류로 나뉜다. 감시관과 집행관.

감시관은 일반 경찰이다. 하지만 집행관은 잠재범들로 구성된다.

감시관의 철저한 감시 하에 범죄자를 잡는 일을 하는 것이 집행관이다. 이 둘은 서로 함께 일을 하지만 철저하게 구분이 된다.

작품은 주인공 츠네모리 아카네가 신입 감시관이 되면서 시작된다.

 

연속되어 일어나는 사건들.

사건을 바라보는 시각이 일반인과는 현저하게 다른 잠재범 출신인 집행관들. 그 중 코가미 신야는 과거 감시관이었다가 범죄에 빠져들면서 집행관이 된 케이스다.

그렇게 공안은 사건을 해결해 간다.

그리고 이 시빌라 시스템의 정체를 파헤치고 파괴하려는 사람이 있다. 나카야마 쇼고.

시빌라 시스템이 무엇인지는 작품을 보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 남겨두려 한다.

 

묘하다.

일본의 이런 작품들을 보고 있자면 과연 일본 사람들의 의식이 무엇을 목적으로 이런 작품들을 생산해내는지 궁금해진다.

사회는 불안하다. 보기에는 평화롭지만 온통 불안하고 부조리한 모순을 내포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사회는 아무리 좋게 생각해도 지금의 일본이 그대로 발전하면 갖게될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다. 왠지 지금의 일본 사회에 대한 변주처럼 보여진다.

 

일본 문화를 보다 보면 자신들의 사화에 대한 지극히 모순적인 부분을 제대로 짚어내곤 한다.

그리고 그 모순을 극대화 시켜 보여주거나 미래화 시켜 보여준다.

배틀로얄도 그 중 하나로 여겨지는 것은 나만의 착각일까.

사이코패스도 단순히 기계에 의해 내려지는 범죄계수로 인해 아무런 범죄를 저지르지 않아도 용의자가 되고, 범죄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는 어찌 보면 마이너리트 리포트의 미래와 비슷하다. 그 미래가 결코 평화롭거나 완벽하지 않았던 것처럼 사이코패스의 미래도 불확실하다.

작품 속의 일본은 철저하게 고립주의를 선택하고 있다.

해외와의 교류도 막고 철저하게 시빌라 시스템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사화에 대한 묘사가 지금의 일본 사회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정작 일본 사회에서는 애니메이션이나 코믹스의 작품처럼 세상에 대한 목소리를 내거나 하는 것이 드물다. 대리만족인지는 모르겠지만 철저하게 사회 시스템 하에만 의지한 채 살아가고 있다.

이는 아무리 좋게 봐도 이중적이다.

그리고 나는 이들의 이중적인 모습의 근원을 '국화와 칼'에서 찾아본다.

잔혹함으로 무장한 일본군이 포로가 되어서는 그토록 온순하고 협조적인 모습이 이해가 되지 않는 것처럼, 일본 사회는 어쩌면 애니메이션이나 영화로 표현하는 것 말고는 자신들의 부조리한 모습을 더 이상 마주할 방법이 없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사회 구성원들이 이 과정을 그저 묵묵히 받아들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자신들 사회의 부조리하고 문제점은 인식하지 못한 채 한국 사회에서의 탄핵 정국을 걱정하던 일본인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부조리한 것에, 부당한 것에 당당하게 외치지 못하는 그들에게는 무엇이 정당하고 옳은 것일까. 그저 따르는 것일까.

그런 이유에서 애니메이션 사이코패스는 의외로 한 번 들여다볼만한 작품이다.

이는 애니메이션의 작품 뿐만 아니라 지금의 일본 사회, 그리고 앞으로의 일본 사회에 대해 우려하는 모습이 담겨있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아니면 나만의 착각일 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