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가 끝났다.
결과는 나왔다.
이번 선거를 통해 몇 가지 깨달은 바가 있다.
정리 해보자.
1. 네거티브는 여전히 유효하다.
네거티브를 하는 후보에 대해 국민들은 신뢰하지 않는다는 인터뷰 기사를 많이 본다. 실망이라거나 그런 의혹이 아닌 제대로 된 정책 대결을 해달라는 당부를 많이 말한다. 하지만 여전히 선거에는 네거티브가 먹힌다. 그리고 효과가 만점이다. 아니면 말고식의 네거티브에 휘둘리는 사람들은 여전히 많고, 그렇기에 네거티브는 사용된다.
2. 토론은 후보 평가에 도움이 안 된다.
토론을 통해서 후보를 결정하는 것은 선진국의 모습이다. 우리는 이미 결정된 구조 속에서 토론이라는 퍼포먼스를 벌이는 것 같다. 토론을 통해 후보를 결정하는 유권자는 정말이지 극소수에 불과하다. 미국처럼 토론이 당락을 가르는 중요한 변수가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3. 후보의 정책은 뒷전이다
늘 정책이 중요하다고 말하지만 정작 정책이 중요한 선거가 아니었다. 후보의 이미지가 중요한 선거였다. 그리고 매번 그랬다. 말도 안 되는 정책을 들고 나와도, 별 차별성 없는 정책을 들고 나와도 그 사람이기 때문에, 그가 나왔기 때문에 뽑는다. 늘 정책으로 이야기하는 후보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유권자는 떠들지마 정작 보는 건 사람이다. 정책이 아니다.
4. 과거에 갇혀 있다.
아직 나이가 드신 분들은 과거의 추억에 갇혀 있다. 어렵고 힘든 세월을 지내면서 밥이나 먹고 살 수 있게 해주었다는 추억 말이다. 그가 저지른 수많은 부정과 비리, 폭력과 폭압에 대해서는 잊었다. 시간이 지나면 이런 것도 추억이 될 수 있다는 것이 놀라울 뿐이다. 결국 미래를 봐야 하는 선거에서 과거에 매몰되는 결과가 나왔다. 그 과거가 과거의 탈을 벗고 미래로 나아갈지는 전적으로 당선자에 달려있다.
5. 지역주의는 여전히 굳건하다.
도저히 깨질 것 같지 않은 벽이다. 이 벽을 깰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이상이 내가 이번 선거를 통해 깨닫게 된 것들이다.
그리고 이 느낌들은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다.
나는 공공연하게 우리나라가 정상적인 구조를 가진 국가가 되려면 앞으로도 최소 30년이 필요하다고 말하곤 했다.
이유는 극단적인 산업화의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이 남아 있고, 그 시대와 함께 경험한 자녀들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주면서 한국 사회는 사실 상당히 기형적인 모습을 지녔다. 이 기형적인 모습을 깨는데 걸리는 시간이 최소 30년, 어쩌면 더 걸릴 수도 있을 것이다.
비정상적인 이념의 구분, 좌와 우의 통상적인 개념을 초월하는 새로운 개념들이 난무하는 지금은 정상이라고 하는 게 오히려 정상이 아닌 비정상처럼 여겨지는 시대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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