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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Doctor/Movie

KINO(양철호)의 영화 이야기-설리 허드슨강의 기적이 보여준 우리의 부끄러움

by 양철호 2016. 10. 14.

영화를 보는 내내 부끄러웠다.

이 곳은 원인을 찾아내기 위해 이토록 노력하는데

여기는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서 무엇이든 하는데

우리는 원인을 밝히기도 거부학고 사람을 구하는 것도 거부한다.

2009년 있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 '설리 허드슨 강의 기적'이다.

 

 

미국 국내선 비행기 한 대가 이륙하자마자 새떼와 충돌하면서 엔진이 정지된다.

기장인 설리는 비행기를 허드슨강에 비상착륙시키고 침착하게 모든 승객을 탈출시킨다.

뉴욕의 수많은 구조대, 경찰들이 합심해 한 명의 희생자도 없이 모두를 구해낸 이 사건은 당시 기적이라고 일컬어지며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는다.

하지만 사고는 사고

영화는 사고가 어떤 경위로 생기고, 그 대응책은 올바랐는지를 뒤짚어 본다.

 

 

이 영화를 보는 내내 떠오르는 것은 세월호 참사때의 정부, 해경의 태도였고 처신이었다.

대통령에게 보고할 영상이 있냐고 따지듯 묻는 청와대.

해군의 구조 지원도 거부한 해경.

속속 드러나는 정부와 해경의 거짓말들.

자기만 먼저 살자고 탈출 방송도 하지 않은 채 먼저 탈출한 선장 및 승무원들.

공기를 불어넣기 위해 사용된 에어 펌프는 공업용 공기로 매우 작은 거라는 사실도 밝혀졌고 처음부터 보여주기식 쇼였다.

 

 

희생자 가족을 만나 끝까지 돕겠다고 말했던 대통령은 끝내 유가족들을 외면했다.

보수 정치인들과 보수 언론, 보수 단체, 일베 등은 시체작사를 하지 말라는 등의 막말을 쏟아냈다.

자신들의 가족이 희생되어도 그럴 것인지 묻고싶어진다.

나만 아니면 돼라는 식의 태도는 아닌지.

 

 

사고는 있을 수 있다.

희생도 있을 수 있다.

사람이 하는 일이라 실수도 한다.

그런 일들이 벌어졌을 때 신속하게 해결하려는 노력을 보이는 것과 노력하는 척 하는 것은 분명 차이가 있 다.

지금의 정부는 설리 한 명이 보여주었던 모습의 발톱에 낀 때에도 못 미친다.

  

 

영화를 보고 나서 깨달은 것이 있다.

허드슨강에서 155명을 구해낸 것은 기적이 아니라 시스템이다.

매뉴얼이고 사람을 구해야 한다는 당연한 신념이다.

그런 것이 없는 자들은 전혀 발휘할 수 없는 것이다.

우리 정부에게서는 전혀 기대할 수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