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Story Doctor/Movie

KINO(양철호)의 영화-희생부활자, 부활이 필요하다.

by 양철호 2018. 2. 7.

 

죽은 사람이 다시 돌아온다는 이야기를 낭만적으로 풀어낸 영화는 있었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 같은 영화들이 감성을 자극하며 관객을 끌어모은 것에는 이유가 있다. 그것은 종교적인 이유도 아니고 다만 사람이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감성의 문제였다.

 

희생부활자는 죽은 사람이 복수를 위해 돌아온다는 이야기를 골자로 한다.

그리고 그 문제가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는 설정을 덧붙인다. 또한 그 사실을 덮으려는 국가정보원의 노력도 보여준다.

하지만 과연 이런 정도의 규모로 끌어갈 이야기인지 의심이 든다.

더구나 희생부활자라는 것을 끌여들여 풀어야 할 이야기인지도 의문이다.

이 이야기는 그저 과거 사건을 밝히기 위한 하나의 미스터리물에 지나지 않는다.

그것을 희생부활자라는 설정을 가미해 수수께끼처럼 꾸며놨지만 정작 이야기의 골자는 밋밋한 수사물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못한다는 점이다.

 

도대체 무엇에 대한 이야기일까.

죄의 인정? 죄값은 제대로 치러야 한다는 명제?

그렇지 않으면 과거의 희생자가 복수하러 온다는 두려움?

굳이 희생부활자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이야기를 오히려 신파처럼 만들려고 노력하는 바람에 이야기는 힘이 실리지 않았다.

결국 이 이야기에는 미스터리도 없고, 속시원한 해결도 없다.

 

영화의 전반적인 분위기도 비가 오는 축축함에 더해서 비장미 넘치는 배경음악의 과도한 사용 때문에 집중이 어려웠다. 별것 아닌 씬들에 사용된 음악이 과도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국가정보원과 검찰, 경찰의 삼각 구도가 서로 엇갈리고 갈등을 일으킬 것처럼 보이더니 그런 구도는 진작 사라져버렸고 착착 구실 좋게 사건을 추적해 나간다.

관경택의 감각이 사라져버린 것일까?

 

가장 문제는 한시간 30분 정도 되는 짧은 런닝타임에서 이야기의 흐름상 범인의 실체와 사건의 전말을 관객이 파악하는 시기가 무척 빠르다는 것이다. 즉 그 이후부터는 이야기의 흐름에 어떤 수수께끼도 남아있지 않게 된다.

결국 이 이야기는 무언가 새로울 수도 있는 소재를 활용해 평범하게 버무렸다는 평을 피하기 어려운 영화다. 거기에 모성애라는 가장 보편적인 정서라니. 차라리 무슨 일이 있어도 자신의 죽음에 복수하는 어머니라면 그게 더 충격적이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