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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Doctor/Movie

KINO(양철호)의 영화-다운사이징, 뒤로 갈 수록 흥미도 다운사이징

by 양철호 2018. 2. 8.

 

인구, 식량, 환경 등의 문제를 해결하고 지구를 구하기 위해 시작된 다운사이징 프로젝트.

하지만 사람들은 경제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운사징을 선택한다.

화폐가치가 현실 세계의 120배가 된다니 천만원을 가지고 다운사이징을 선택하면 12억원의 자산을 가진 게 되니 말이다.

뭐 각설하고 사람의 크기가 줄어든다는 설정은 언제나 매력적인 설정이다.

애들이 줄었어요에서 보여주던 재미있는 설정으로 영화는 시작한다.

그리고 줄어든 사람들에게 과연 어떤 이이 일어날까 하는 기대감으로 영화를 보게 된다.

 

영화는 분명 재미있는 요소를 가지고 있다.

줄어든 사람을 뒤집개 같은 것으로 옮기는 모습이나, 눈썹까지 밀어버린 멧데이면의 모습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그런데 영화는 중반 이후로 넘어가면서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접어든다.

다운사이징된 사람들이 모여 사는 도시이 이면이 드러나게 되는 것.

 

다운사이징을 선택한 사람과 선택하지 않은 사람의 차별, 또한 다운사이징 된 사람들 중에서도 빈부의 격차는 존재하고 계급이 생기는 점.

나중에는 환경과 자연에 대한 이야기와 더불어 인류 멸종에 이르기까지 이야기가 확장되더니 노아의 방주를 장불케 하는 프로젝트도 나온다.

초반의 재미있는 설정은 이미지만 남겨졌다.

어떤 의도일까?

왜 굳이 다운사이징이라는 재미있는 소재를 끌어다가 정치적일 수도 있고, 사회적일 수 있는 주제들을 풀어놓았던 것일까?

영화의 제목이 다운사이징이라는 것과는 별개로 영화 이야기는 다운되지 않고 너무 커져버렸다. 그래서 되려 재미가 다운되어버린 것은 아닐까.

 

멧 데이먼의 연기를 보는 것을 즐겁다.

각각 다른 영화에서 전혀 다른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배우니까.

하지만 결국 영화가 이야기 하고자 하는 커다란 주제는 다운사이징이라는 영화적 소재와 묘하게 어울리지 못한다. 그것이 영화적 설정에서 지구를 위해 다운사이징을 선택했다는 정의와, 경제적인 문제 때문에 선택했다는 현실 사이의 괴리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말이다.

 

세상이 멸망한다고 해도 각자의 현실에서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차분하게 담아낸 영화들도 있다.

아수라장이 아니라 현실의 일분 일초에 의미를 둔 영화들 말이다.

다운사이징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에는 어떤 의미가 남게 될지, 다운사이징 된 사람과 현실에 그대로 남은 사람들의 관계가 어떻게 발전할지에 더 초점을 맞췄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