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Story Doctor/Movie

KINO(양철호)의 영화-김기덕 감독 입 열다. 본질은 어디에.

by 양철호 2018. 2. 20.

 

여배우 폭행과 관련해 김기덕 감독이 입을 열었다.

영화 속에서의 모습과 자신은 다르다는 주장이었다.

물론 영화를 연출한다고, 그 영화 속에 등장하는 사람과 같은 삶을 사는 것은 아니다.

연쇄살인범에 대한 영화를 찍었다고 감독이 연쇄살인범이겠는가.

양들의 침묵 작가는 한니발 렉터와 같은 삶을 살았겠는가.

중요한 것은 작품 안에 드러나는 메시지다. 주장하고 싶은 메시지가 바로 감독이, 작가가 말하고 싶은 바이다.

 

난 작품을 통해 작가의 갸치관이 고스란히 투영된다고 생각한다.
작가는 작품에 자신의 생각을 반영시키고자 한다. 그것이 상업적이든 예술적이든 상관없이 말이다.
김기덕 감독의 영화를 보면 여성에 대한 생각이 어떤지 보인다.
그가 여성을 어떻게 대하고,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그의 영화에 드러난다는 말이다. 그것이 사회적 모순을 드러내기 위한 장치가 아닌 이상 그것은 작가의 개인적 관념일 뿐이다.
그래서 무서운 것이다.

역사적 가치관도 마찬가지다.
역사적 개념이 작가가 어떻게 정립되어 있느냐에 다라 역사에 대한 인식하는 바가 고스란히 작품에 드러나게 된다.
그것이 옳다고 믿고 살아왔겠지.
하지만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도 많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 이상 비난은 면치 못한다.
다른 사람의 생각도 인정한다는 것은 내 것도 인정해달라는 의미가 아니라 다른 사람의 의견에 귀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영화는 혼자만의 산물이 아니다.

작가, 감독, 스텝, 배우 등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서로 협력하여 만들어내는 종합적인 작업이며 과정이다.

이 과정이 매우 원활하게 이루어져야 함은 물론이며, 서로 어긋나서도 안 된다.

감독은 권력자가 아니다. 권력자로 생각해서도 안 된다.

이상하게 우리 국민들은 조금의 권력만 가져도 갑질을 하기에 바쁘다.

사회에 나가서는 자신이 을이면서, 식당이나 아파트에서는 종업원, 경비원을 상대로 갑질을 하는 것을 보면 그만큼 권력이 달콤해 보이는 모양이다.

하지만 그래서 과연 무엇이 달라질까.

 

영화도 마찬가지다.

영화 속에 들어가는 가치관의 문제는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더라도, 그것은 충분히 시스템으로 보완할 수 있다. 문제는 그 시스템을 권력이 무너트린 다는 것.

그러니 변명이 해야 하는 것은 변명이 아니라 당사자에 대한 사과, 그리고 작품에 대한 자신의 가치관의 대한 명확한 해명, 시스템의 변화 등일 것이다. 하지만 십중팔구 어렵갰지. 한 번 쥔 것을 놓지 않으려는 습성들이 있으니까.

그래서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