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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Doctor/Movie

KINO(양철호)의 영화-밀정, 미스테리가 아니다. 감정이다.

by 양철호 2017. 7. 21.

 

밀정은 실존했던 인물들을 토대로 이야기를 짜맞추었다.

황옥, 김상옥, 김원봉, 김시현 등의 역사적 인물들의 이야기를 토대로 맞추고 만들어진 밀정은 그래서 의미가 있지만 그래서 아쉽기도 하다.

 

항일운동의 역사가 실제 역사, 학교 보다는 오히려 최근 들어 영화계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아니 항일운동 뿐이 아니다.

잊혀지고, 감추어지던 역사들이 영화라는 옷을 입고 하나씩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윤동주의 일대기를 다룬 동주, 위안부 문제를 다룬 귀향이 그랬고

곧 개봉할 군함도, 택시운전사 등도 가려진 역사의 이야기를 다룬다.

역사가 외면하고 학교가 등한시했던 역사를 다시 꺼내어 사람들 앞에 내 놓는 것은 어쩌면 영화가 단지 돈을 벌기 위해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금 알려주는 일인지도 모른다.

정권이 바뀌고, 올바른 가치관이 존중받을 거라는 기대감 때문일 수도 있지만 그래서 조금은 더 희망이 생긴다. 외면했던 것에 다시 시선을 던지고 조금은 따뜻한 손길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밀정은 의열단의 활동을 중심에 두고 있다.

의열단이 경성으로 폭탄을 들여오는 입무에 경무국 경부인 이정출을 끌어들인다.

하지만 이정출은 오히려 의열단에 접근해 정보를 빼내라는 지시를 받은 상황.

이중첩자 노릇을 하게 된 이정출의 줄타기가 전개된다.

하지만 밀정은 어딜 가나 그렇듯 양쪽에 의해 선택을 강요받게 된다. 그리고 그 시점에서 어느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게 밀정 노릇을 하는 이정출이었지만 자신 이외의 밀정이 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과연 그 밀정은 누구일까.

 

영화는 밀정을 찾아내는 것이 주 목적이 아니다.

밀정은 생각보다 빠르게 정체를 드러낸다.

또한 밀정을 알아내는 방법 또한 새로운 방법은 아니다.

식상하지만 가장 확실한 방법을 통해 밀정을 찾아낸다. 그리고 처단한다.

그런데도 영화는 밀정이라는 제목을 사용한다.

바로 새로운 밀정이 탄생하기 때문이다.

 

밀정은 친일파와 독립군의 중간에 위치하는 존재다.

양쪽의 어느 쪽에라도 다가갈 수 있고, 어느 쪽에서도 버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출세도, 돈도, 그리고 생존도 그 무엇도 마음 속 깊은 곳에서 꿈틀대는 무언가를 막지는 못한다. 그리고 이정출 역의 송강호는 그 선택을 하게 된다.

진정한 밀정의 탄생.

밀정을 만드는 이야기. 그리고 영화.

영화의 이야기는 뻔한 줄거리를 따라 흐른다. 한치의 흐트러짐이나 오차도 없이. 특별한 트릭도 없이 흘러간다. 그렇게 결말이 흐르고 나면 영화는 이것이 역사의 흐름이었고, 이런 과정을 거쳐 지금에 이르렀다는 듯이 끝을 맺는다.

당연한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이 있다는 것을 상기시키듯이.

 

이병헌의 카메오와, 공유, 송강호의 활약이 두드러진 작품이었다.

하지만 암살에 비해 액션이 약한 점을 다른 것으로 채웠어애 했지만 그 부분이 조금 약했다면 약할까.

실제 역사를 치밀하게 재구성 한것도 아니어서 어딘지 어설픈 구석을 지울 수는 없다.

나는 별 다섯 개 중 별 세 개를 준다. 두 개 반을 주려다가 역사의 이름에 반 개를 추가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