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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Doctor/Entertainment

KINO의 미디어-심야식당, 일상의 깊이.

by 양철호 2017. 2. 16.

 

 

12시에 문을 열어 아침 7시까지 영업을 하는 식당이 있다.

메뉴는 청주, 맥주, 소주. 그리고 돼지고기 된장국이 전부.

하지만 손님이 원하는 메뉴는 가능하면 만들어 준다.

모두가 하루 일과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 쉬고 있을 시간이지만 이 식당에서는 여전히 다양한 사람들의 삶이 이어진다.

 

사람은 살면서 수많은 질문을 던진다. 나에게 주변 사람에게...

그 질문은 대답할 수 없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저 들어주거나 다시 곱씹어보는 것이 전부일 거다.

그래서인가...

우리 주변의 드라마를 보면 온통 질문과 사연이 혼재하고, 그것의 해결책을 찾아 분주하다. 

왜, 어떻게, 어디서, 누가, 무엇을 등등등... 그래서 다시 왜, 어떻게, 어디서, 누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등등등.

정작 살면서 쉽게 대답할 수 없는 것들의 이유를 찾아 그 대답을 쏟아 내놓는다. 그 대답이 맞는지 맞지 않는지는 중요하지 않은 듯이.

 

그런데 어디 우리 삶이 그런가...

우리 삶은 그저 대답 없이 흘러갈 뿐이다.

이유? 그런 것 모른다. 방법? 되돌아보면 다 부질없을 뿐이다.

염세주의처럼 들릴지도 모르지만 그렇게 흘러가는 게 삶이고 인생이다.

우리가 믿었던 것들이 무너지기도 하고, 우리가 무시했던 것들이 기막힌 방법이 되어 우리의 뒤통수를 치는 것처럼 말이다.

 

이 식당에는 이유가 없다. 질문도 없다.

그저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과 숨결과 체온이 있다.

누군가를 떠나 보내고... 누군가와 사랑하고... 누군가와... 또 누군가와...

 

20여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지는 않은 이 단순한 드라마가 이토록 내 가슴을 후벼파는 것은...

그 깊이 때문일 것이다.

아니 오히려 그래서 더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우리의 삶은 이유 보다는 그저 여운이기 때문에.

 

누가 우리의 삶이 가볍다 할 수 있을까.. 누가 우리들의 삶이 얕다고 할 수 있을까..

어느 누구나 그 깊이를 알 수 없는 이야기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이유도 모른 채, 질문도 하지 않고.

그렇게 담담하게 심야식당에서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삶을 흘린다. 슬쩍 흘려 놓는다.

거창하지는 않지만 그 삶에는 따뜻함이 있다. 그래서 쉽게 고개를 돌리지 못한다.

게이바의 주인이 손발오그라드는 목소리로 말해도 시선을 돌릴 수가 없다.

그렇게 심야식당의 시간은 지나간다.

 

 

 

주인공은 코바야시 카오루. 일본의 중견 배우이며 알만한 작품으로 비밀이 있다.

히로스에 료코와 출연했던 영화로 아내와 딸이 교통사고를 당한 후 아내의 영혼이 딸의 몸에 들어가서 생기는 이야기다.

그리고 유명한 배우로는 오다기리 조가 비밀을 간직한 사내로 등장한다.

물론 일본 드라마를 종종 본다면 낯이 익은 배우들도 다수 등장한다.

현재는 시즌4까지 나왔고, 극장판도 개봉했다.

앞으로 더 이야기가 나올지는 두고 봐야 하겠지만 언제나 마음을 움직이는 작품이라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