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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Doctor/Entertainment

KINO(양철호)의 미디어-알쓸신잡, 시즌2를 기다리며.

by 양철호 2017. 7. 31.

 

알쓸신잡이 종영되었다.

아재들의 여행과 수다일 뿐인 이 프로그램이 그토록 나에게 공감을 주었던 것은 어저면 나도 이제 아재가 되어버린 이유때문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 뿐일까.

제목부터 쓸데없다고 말한 그들의 수다 내용은 사실 전혀 쓸데없는 이야기들이 아니다.

그들의 이야기는 역사, 문화, 정치, 사회, 과학을 넘나든다.

하지만 그들은 지식 자체에 집중하지 않는다.

그 지식과 함께 이야기가 더해진다.

우리들의 이야기. 그리고 생각해봐야 할 이야기들이다.

 

아무 생각없이 지나쳤던 것들을 다시 보게 만들고....

글을 쓰는 일을 하면서도 김영하 소설가처럼 내가 모르는 것을 알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나를 반성하게 만드는.....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는데 뭐. 라고 외면했지만 따뜻하게 바라보거나 분노했어야 할 일들에 대해서 알쓸신잡의 멤버들을 이야기 한다.

그리고 그 이야기에 웃고, 공감하고, 가슴아파한다.

이게 사람사는 세상이고, 이게 사람사는 세상의 이야기라는 생각을 갖게 만든다.

 

나영석 PD의 센스가 돋보이는 기획이었지만 사실 멤버들이 없었다면 이루어지기 힘든 프로젝트였다.

유시민이야 말하 것도 없지만 재발견하게 된 소설가 김영하, 생각보다 순수해서 보기 좋았던 정재승 교수, 그리고 음식과 사회의 결합을 이야기 하는 황교익까지.

이들의 조합이 없었다면 과연 이 프로그램이 이렇게 주목받을 수 있었을까.

그리고 이들의 수다를 잘 풀어내게끔 해주는 유희열의 역할도 적절했다.

 

유홍준의 문화유산 답사기가 여행의 문화적 가이드였다면...

이들의 여행 가이드는 사회적 가이드가 될 것 같다.

그래서 언젠가는 이들이 다녀본 곳을 나도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끝난지 한 주만에 다시 시즌2를 기대하게 된다.

 

어떤 기사에서는 여성 패널의 합류에 대해서 아쉬워한다.

물론 그러면 좋았겠지.

하지만 이들 네 사람의 이야기에서 여성은 소외되지 않았다.

이들은 오히려 여행지에서 여성에 대한 이야기를 늘 해왔고, 소외되는 여성 문화에 대해서 이야기 했다.

핵심은 여성이 얼마나 많이 참여하느냐가 아니다.

여성의 권익을 위해, 잘못된 여성의 대우를 위해 무엇을 하느냐이다.

그런 면에서 이들 네 사람은 충분히 여성에 대한 배려는 물론 울분을 토해냈다고 보인다.

그것은 잘못이 아니다. 여전히 왜곡된 성차별에 대한 희망을 이야기 한 것이다.

 

시즌2에 이들 네 사람이 그대로 뭉친다는 보장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나는 이 네 사람의 모습을 다시 보고 싶다.

이들의 입담을 다시 보고 싶다.

그래서 벌써부터 시즌2를 기다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