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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가 막힌 세상 이야기

이슈 파고들기-해명도 제대로 못하는 청와대

by 양철호 2016. 11. 25.

 

처음에는 세월호 7시간이었다.

사건이 일어나고 7시간 동안 어디서 무엇을 했느냐가 의문이었다.

그리고 청와대에서는 해명 대신 숱한 의혹만 키웠다.

보고도 다 받았고, 지시도 다 내렸다고 했는데 정작 상황본부에 나타난 박근혜 대통령의 상태는 상황을 제대로 인지하고있지 못했다. 보고도 제대로 받지 못한 듯 했다.

다시 의문이 꼬리를 물었지만 청와대의 해명은 한결 같았다.

재미있는 건 정작 그 시간 안에 어느 누구도 박근혜 대통령을 직접 만난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비서실장도. 경호실은 보안이라는 말만 되풀이 했다.

한 마디만 제대로 했어도 되는 사항이었다.

그러나 청와대는 의혹 키우기를 자초했다.

 

현재의 사태는 이제 추잡한 약물 게이트로 발전해가고 있다.

태반주사, 프로포폴 등의 이름이 나오고 심지어 비아그라까지 등장했다.

각 약품에 대한 사용처에 대해서 청와대는 즉각 해명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도 해명은 그저 또 다른 의혹을 키우는 역할만 할 뿐이다.

각종 주사제애 대한 의학적 효과가 증명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대량의 주사제를 사들인 것이나, 향정신성의약품의 하나인 프로포폴 대체제의 구입, 상처 치료에 사용한다는 국소마취제, 고산병을 예방에 사용한다는 비아그라 등.

 

청와대 홈페이지 맨 첫화면에 버젓이 의혹에 대한 해명을 하겠다며 만들어 놓은 팩트 페이지는 고작 극우 인터넷 매체의 각축장이 되어 있고, 늘 무엇을 했느냐고 물으면 돌아오는 대답은 무엇을 하지 않았다는 대답 뿐이다.

왜 무엇을 했느냐의 질문에 대답이 무엇을 하지 않았다여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리고 이런 대답들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대통령 이전에 여성으로서의 사생활이 있다는 변호사의 말에 아무리 공감하고 싶어도 공감하지 못하는 것은 그녀가 대통령이고, 대통령으로서 임무를 제대로 하라고 수많은 권한을 주었기 때문이다. 그런 와중에 그녀는 권한을 누군가의 사리사욕을 채우는 데 사용했다. 이것이 사생활일까.

국민들의 사생활은 엉망이 되었는데 대통령의 사생활은 우리가 지켜줘야 하나.

 

이제 박근혜 대통령은 검찰 조사는 받지 않겠다고 한다.

탄핵 정국에서는 특검도 불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사실확인이 먼저겠지만 청와대 내부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여전히 자신이 뭘 잘못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는 증언이 나온다.

어쩌면 보수층이 박정희의 향수에 젖어 있듯 그녀 역시 아버지인 박정희의 향수와 그 시대의 기억에 젖어 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때처럼 하면 무엇이든지 다 될 것이라고 생각했는지 모른다.

그러나 시대는 변한다. 사람들의 인식도 변한다. 그리고 그 변화를 전혀 감지하지 못하고 최순실과 그 측근에 둘러싸여 귀를 막고 살아온 그녀로서의 가장 큰 죄일 것이다.

 

청와대가 국가를 운영하는 정부가 아닌, 국정 운영의 핵심이 아닌 범죄 집단이 되어버린 현실이 참담하다. 그리고 그 현실 속에서 살아가야 할 국민의 한 사람으로 더더욱 참담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