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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Doctor/Book & Comics

양철호의 책 이야기-식객

by 양철호 2011. 7. 22.



세게에서 가장 풍부한 맛을 지닌 한국의 음식.
전 세계의 음식 전문가들은 한국의 음식을 최고로 알아준다.  
그 이유는 바로 삯힌 맛, 발효음식의 특성 때문이다.
한국처럼 발효음식이 풍부하고 다양한 나라도 드물다. 기껏해야 서양에서는 치즈 정도나 발효음식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이니까.  
다양한 발효음식을 요리 재료로 사용해 다양한 요리를 만들어내는 나라는 아마도 한국이 가장 압도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이런 맛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정작 맛을 소재로, 요리를 소재로 한 문화 콘텐츠는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영화는 서양에서, 혹은 중국에서, 만화는 일본에서 주로 콘텐츠로 만들어져 상대적으로 한국의 요리 문화는 빈약해 보인다. 
전 세계에 문화로서 내세울만한 콘텐츠가 없다는 것은 상당히 뒤처져 있다는 것을 상기시킨다.

일본의 '맛의 달인', '미스터 초밥왕' 같은 작품들은 일식의 대중화를 불러 일으켰다. 또한 일본 음식이 우수하다는 생각을 갖게 만들었다. 
그리고 '바베트의 만찬'이나 '음식남녀' 등을 통해 타국의 음식에 대해서 많은 정보를 얻게 되었다. 문제는 정작 우리 음식에 대한 정보는 학원이나 몇몇 틀에박힌 요리 프로그램이 전부였다. 
그런 틀을 깨고 우리 음식에 대한 자부심으로 가득찬 책이 있다. 바로 허영만 화백의 '식객'이다. 
그의 작품은 그야말로 음식의 보고이며, 스토리가 담겨있어 더욱 알차고 아름다우며 맛있는 요리와 음식의 세계로 독자를 안내한다.  

식객의 이야기에는 평범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있다. 그리고 우리가 평범하게 접하는 음식들이 새롭게 재탄생되어 우리 앞에 다가온다. 
이것이야 말로 최고의 문화 콘텐츠가 아니고 무엇일까. 
영화와 드라마로까지 만들어진 식객은 사람들의 손에 손을 거쳐 이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의 인기도 얻게 되었다. 
식객에 나온 식당이 번창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게 되었다. 그러면서도 방송에 나오는 맛집과 달리 식객에 나오는 맛집에는 전통과 고집이 느껴진다. 그것은 바로 허영만 화백이 가진 고집과도 일맥상통하는 것 같다. 



우리의 음식이 이토록 훌륭하고 위대한 것이었음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해주는 작품.
단순히 만화라고 무시할 수 없는 작품성을 지니고 있는 이 식객을 나는 대한민국 사람들의 필독서로 뽑고 싶다.

밥이 가지는 의미와, 누룩을 빚어 탁주를 만들어 내는 기술. 그 탁주가 가진 의미.
음식의 재로 하나하나에도 신경을 쓰는 요리사의 모습은 거의 경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나의 에피소드가 끝나면 그 뒤에 나오는 취재 일기를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그야말로 발로 뛰어서 얻은 소재도 휼륭하지만 그런 소재로 기가막힌 작품을 만들어내는 화백의 그림 요리솜씨도 훌륭할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