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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Doctor/Book & Comics

KINO의 책 이야기-다시 쓰는 한국현대사, 역사에 눈을 뜨다

by 양철호 2016. 12. 28.

 

중고등학교 시절 국정교과서로 역사를 배웠다.

그것이 역사인줄 알고 있었다.

현대사 부분은 시험에 나오지 않는다는 이유로 한 번 읽어보고 넘어가곤 했다.

시험에 나오는 부분은 일제강점기와 해방 이후가 어쩌다 나오는 것이 전부였다.

그래서 학교 다니던 시절 그리 중요하지 않는 부분이기도 했다.

어쨌든 현대사 부분으로 넘어오면서 기억나는 부분은 5.16은 혁명이었고, 새마을 운동과 경제개발 5개년 계획 등이 기억난다. 4.19는 물론 4.3 같은 것은 기억에 없다. 물론 쿠데타 내용도 없었다.

그것이 역사인 줄 알고 대학에 갔다.

 

대학에서 내가 접한 역사는 그때까지 알고 있던 것과는 전혀 달랐다.

새로운 시각을 열어준 역사책은 바로 박세길의 다시 쓰는 한국 현대사이다.

우리의 역사는 다시 쓰여져야 했다. 그만큼 엉터리였다.

 

1권은 해방에서 한국 전쟁까지.

2권은 10.26까지.

3권은 90년대까지 다루고 있다.

정부 중심의 역사가 아니라 민중 중심의 역사. 감추어지고 삭제되어버린 역사가 이 안에 담겨 있었다.

내가 미처 모르던 세상이었다. 그리고 어느 언론에서도 다루지 않았던 사실들이었다.

 

교과서에는 친일파가 득세하게 된 이유에 대해선 일언반구 아무런 설명도 없었다.

하지만 반민특위의 강제 해산과 친일파의 득세.

그리고 미완의 혁명과 쿠데타, 선거 조작과 온갖 공작들이 이 책 안에 그저 덤덤하게 실려 있다.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고도 말한다. 그래서인지 권력자들은 자신들이 승자라고 외치고 역사를 자기들 마음대로 주물렀다.

그런 모습이 지금 다시 자행되려 한다.

 

식민지 근대화론이라는 용어가 있다.

일본의 지배가 있었기에 우리가 근대화 되었다는, 일제강점기가 그래도 우리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이며, 이것이 뉴라이트 보수 진영의 역사관이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이런 역사관을 다시 국정 역사교과서에 실으려 한다.

임시정부의 정통성 따위는 엿바꿔 먹어버렸고, 위안부 합의는 당사자들의 반대에도 긍정적으로 평가해버린다.

무엇이 그토록 두려운 걸까.

무엇이 이들을 이렇게 극단적으로 몰아가는 것일까.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방법이라고 치부하기에는 뭔가 부족하다.

정말 아직도 우리나라의 국익 보다는 일본을 위해 살아가는 친일파들이 존재하는 것일까.

역사를 바로잡자고 말하면 그것이 공산주의, 사회주의, 종북이 된다고 정말 믿는 것일까.

왜 이들은 이런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일까.

왜 그런 이유로 역사가 제대로 자리잡지 못하는 것일까.

 

여전히 한국 사회에는 수십년간 쌓여진 이념의 세뇌가 아직 작용하고 있다.

그리고 그것은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

자신들의 생각과 다르기만 하면 무조건 종북으로 몰아가는 이념에 대한 마비 상태.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도 무뎌져버리는 현상.

수십년간 쌓여온 세뇌에 의한 현상이 아니라면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양극화, 극단적인 대립이 가져온 슬픔이다.

그렇기에 오히려 제대로 바로잡힌 역사가 필요하다.

이 극단을 더욱 극단으로 몰고가는 역사가 아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