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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Doctor/Movie

KINO의 영화-보안관, 보안관이 필요없는 이유

by 양철호 2017. 6. 14.

 

나름 내로라 하는 배우들이 모였다.

이성민에 조진웅, 조우진에 김성균까지. 카메오로 김광규에 김병옥, 정만식까지.

연기에 있어서 만큼은 별 걱정 없는 인물들이 모여 한 편의 영화를 완성시켰다. 바로 보안관.

 

우선 스토리를 보자.

마약범 뽀빠이를 쫓던 형사 이성민은 현장을 덮치지만 동료가 칼을 맞는 사고가 벌어진다.

그리고 현장에서는 그저 운반만 했다는 인물이 잡히는데 그가 바로 조진웅이다.

불쌍한 가정환경으로 인해 그를 도운 이성민. 하지만 상부의 명령을 어기고 현장에 먼저 들어가 동료가 죽게 되고 결국 파면이 되어 고향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고향에서 식당을 운영하지만 고향 마을의 대소사에 온갖 참견을 하는 인물이 되어 있다.

고향에서는 그를 그래서 보안관이라고 부른다.

그때 마을에 새로운 타운이 건설되려 하고, 이를 막으려는 마을 사람들과 회사와의 다툼이 벌어질 때, 회사측 인물로 조진웅이 등장한다. 이성민을 오랜만에 만나 반가운 마음을 전하지만 최근 마을에 돌기 시작한 마약의 등장과 시기를 같이한다는 것 때문에 이성민은 조진웅을 의심하기 시작한다.

그렇게 나름 처남인 조우진과 함께 조사에 들어가는데......

 

대충 위의 이야기를 보면 결말이야 뻔할 것이다.

영화는 코미디를 표방하고 있다.

범죄나 스릴러 부분은 배제하고, 액션도 볼 것 없다.

그저 오지랖 하나 믿고 덤비는 전직 형사와, 마약범의 대결이 주를 이루고 있다.

경찰도 아니면서 수사를 하려니 좌충우돌하고, 마약범의 용의주도함에 매번 당하기만 한다.

이런 부분으로 재미를 주려는 영화의 의도였을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 영화는 국내에 없는 보안관이란 제도를 제목으로 사용하면서 치명적인 오류를 범한다.

결국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애매모호한 장르를 만들어버린 것이다.

코미디도 아니고, 스릴러도 아니고, 범죄물도 아닌 정말 말 그대로 묘한 장르가 되어버렸다.

 

톰 크루즈의 미이라가 액션인지 공포인지 애매한 스탠스를 취한 것과는 전혀 다르다.

미이라는 두 개를 모두 잡기 위한 포석이며 두 장르에서 최소한 어느정도 성과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보안관은 애석하게도 어느 장르에서도 성과가 없다.

웃어야 할 부분은 찾아보기 힘들고, 웃으라고 만든 장면도 뻔한 설정들 뿐이다.

컨테이너 트럭 조사하다 갇혀서 멀리 가는 것은 옛날 코미디에서나 볼듯한 설정인데 천연덕스럽게 그 설정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억측과 억지가 영화 내내 난무한다.

마지막 이성민과 조진웅의 대결도 우스꽝 스러운 액션으로 보여주려고 했을지 모르겠으나 그 역시 정말 헛웃음만 나오게 처리되고 말았다.

결국 이도저도 아닌 영화가 나오고 만 것이다.

 

최근 조진웅의 결과가 신통치 않다.

해빙이 그랬고, 사냥이 그랬다.

끝까지 간다의 엄청난 카리스마가 갑자기 사라져버린 듯하다.

연기는 자연스럽다. 하지만 그 자연스러움이 오히려 코미디의 장르를 살리지 못하는 단점이 되고 있는 듯 하다. 그에 비해 이성민은 오히려 너무 과장된 행동이 조진웅과의 밸런스를 무너트린다. 진지할 땐 진지하고 과장될 땐 과장된 연기를 보여주던 그의 모습은 어디로 간 것일까.

차가운 카리스마를 보여주었던 조우진은 왠지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듯 하다.

여러 모로 안타까운 결과를 보여주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