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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가 막힌 세상 이야기

KINO(양철호)의 이슈 파고들기-박희태의 발뺌

by 양철호 2012. 1. 19.



박희태 국회의장이 돌아왔다. 당연히 기자들은 박희태에게 돈봉투 파문에 대한 것을 물었다. 그리고 박희태는 대답했다. 자신은 모르는 일이라고. 늘 그렇듯이 정작 당사자들은 모르는 일로 치부해버린다. 그리고 모든 비리와 부정은 비서관들의 몫이 되고 있다. 얼마나 심했으면 심지어 비서관들을 투표로 뽑아야 한다는 말까지 나올까.

선관위 디도스 공격은 최구식 의원의 비서관이 저지른 일이고, 이상득 의원의 돈세탁 문제도 결국 비서관이 저지른 일이고, 박희태 의원의 돈봉투 사건도 비서관의 일이니 말이다. 의원이 아니라 비서관을 제대로 된 사람을 뽑아야 할 일인가 보다.

그런데 박희태의 발언이 조금 걸린다.
그는 4년이나 지난 일이고, 그 당시 선거가 몇 달 걸러 5번이나 치렀기 때문에 기억을 못한다고 했다. 분명히 그는 그렇게 말했다. 그런데 한 가지 짚고 넘어가자. 선거를 몇 번을 치르던, 몇 십 번을 치르던 돈봉투는 기억에 없어야 할 일이 아니라 절대로 하지 않은 일이어야 한다. 즉 부정이고 선거법 위반인 셈이다. 그런데 박희태는 기억에 없다고 했다. 왠지 그 말의 뉘앙스는 절대 부정과는 거리가 있다. 언론에서는 이것을 혐의 부정이라고 말하는 모양이지만 왠지 말의 논리가 맞지 않는 셈이다.

즉, 기억에 없다는 과거 언젠가는 기억에 있을 수도 있다는 말이 된다. 그리고 그 당시에는 그런 일이 있었는지 없었는지 기억에 없다는 말처럼 들린다. 기억에 없다라는 말의 의미가 나는 아니다라는 의미가 아니기 때문이다. 왠지 결국 밝혀지게 되면 기억을 하지 못했을 뿐이라고 얼버무리려는 수단이 아닐까. 적극적으로 대처하거나 절대 아니라는 발뺌이 아니어서 무언가 더 미섬찍어진다.

이제 검찰은 더이상 현 정부의 눈치를 볼 일이 없어졌다. 과거 정권의 눈치를 보느라 실추되었던 명예를 어느정도 회복하려는 듯한 움직임이 보인다. 아마도 자신들을 이토록 쪽팔리게 만든 것에 대한 복수가 시작되는 것은 아닐까. 그리고 그 과정으로 대통령의 측근들인 6인회부터 조지는 것이 아닐까. 실제 정권이 완전히 넘어가고 나면 대통령의 검찰 조사가 이루어지는 수순으로 가는 것 같다.

박희태는 불출마 선언을 했다. 하지만 이 사산은 이제 불출마의 문제로 해결되지 않는다. 어차피 출마해와뱌 안 될 것을 알고, 공천도 안 될 것을 예상했을 것이지만 그의 문제는 이제 검찰 수사와 선거법, 즉 범법의 문제로 넘어가게 된 것이다. 바로 대통령 측근들의 전체적인 현 상황이 이렇게 된 것이다. 그야말로 언감생심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