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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Doctor/Movie

KINO(양철호)의 영화 이야기-베를린, 한국의 제이슨 본? 하정우는 하정우다

by 양철호 2013. 2. 7.

 

 

 

총알이 난무한다.

몸과 몸이 부딪치는 충격과 거친 숨소리가 느껴진다.

베를린은 이제껏 보여주었던 여타의 다른 한국 영화들과는 차이가 있다.

빠른 속도감은 물론이고, 이제껏 보여주었던 액션의 규모와 틀을 과김히 뛰어 넘는다.

고도의 훈련을 받았을 요원들간의 격투는 박진감이 넘친다.

 

 

사람들은 베를린의 하정우를 본 시리즈의 제이슨 본과 비교한다.

한국의 제이슨 본의 탄생이라고 이야기 하곤 한다.

사실 첩보 영화의 레전드가 되어버린 본 시리즈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았다고는 말 할 수 없을 것이다.

어느 영화든, 본 시리즈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이제는 본 시리즈가 교과서가 되었으니까.

과거의 007 시리즈가 그러하듯이.

 

 

 

통조림 통이나 볼펜 등의 생활 용품을 들고 싸우는 장면은 분명 본 시리즈를 떠올리게 한다.

그러나 더 거칠고 더 투박하다.

심지어 총을 거꾸로 잡고 휘두르며 싸우는 장면은 강렬한 인상을 안겨 주었다.

본 시리즈의 영향이 없다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베를린의 하정우는 제이슨 본이 아닌 하정우, 표종성이다.

 

 

사실 류승완 감독의 영화는 분명 재미있지만 무언가 2% 부족한 것들이 있었다.

액션만큼은 국내에서 최고로 만들어 낼 수 있는 감독이라고 믿는다.

이제껏 그의 영화에서 보여준 액션은 결코 실망을 주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부족한 스토리, 설명이 애매한 설정은 액션의 재미를 반감시키는 요소가 되기도 했다.

그래서 재미있는 영화를 계속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대박이 없었던 것은 아닐까...

그런 류승완 감독이 드디어 대박을 터트린 것이다.

 

베를린은 분명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은 듯이 보인다.

액션은 역시 류승완 감독의 명성대로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준다.

이제껏 한국 영화가 보여주지 못한 것들을 과감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액션에 결코 밀리지 않는 스토리다.

북한의 정치적 변화를 절묘하게 활용한 설정은 어쩌면 단순한 스토리를 바라는 관객들에게는 조금 복잡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나처럼 내러티브와 스토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충분한 재미를 준다.

물론 약간의 신파가 던져주는 불편함도 없잖아 있지만 그 정도는 넘어갈 수 있다.

 

사람들은 벌써 속편을 이야기 힌다.

베를린의 시리즈를 바라는 사람들도 있다.

과연 그것이 이루어질까?

마지막 속편을 암시하는 듯한 장면에 사람들은 다음 이야기를 열광할지 모르겠지만...

왠지 내 생각에는 여기서 끝을 맺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

괜한 이야기의 확산은 이제껏 만들어 놓은 괜찮은 틀을 무너트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베를린은 잘 만든 영화다.

베를린은 잘 만든 액션 영화다.

베를린은 잘 만든 액션 첩보 영화다.

7번 방의 선물을 압도하는 힘을 보여주지는 못하지만(워낙 7번 방의 선물도 강하긴 하다)

다이하드 정도는 쉽게 던져버릴 힘을 가지고 있다.

이 영화가 류승완 감독 최고의 영화가 됨은 물론이고, 한국 영화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게 될 것 또한 당연하다.

관객들의 눈 높이는 다시 한 번 높아졌고, 이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더 많은 영화인들의 노력이 필요하겠지.

그래도 이 노력은 기쁘다.

더 나은 영화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