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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Doctor/Movie

KINO(양철호)의 영화-파워레인저, 추억 속으로.

by 양철호 2017. 6. 21.

 

어릴 적 TV를 통해, 혹은 비디오 대여점의 한 켠을 장식하고 있던 프로그램이 있었다.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작품들. 히어로라는 것을 처음으로 인식시켜준 작품들이었다.

나의 기억에는 아이젠버그가 최초고, 바이오맨, 가면라이더, 울트라맨 등이 그렇다.

국내 작품으로는 벡터맨도 있었고 지금은 추억속의 장르라고 할 수 있는 특촬물이다.

물론 특촬물의 본고장인 일본에서는 여전히 왕성하게 만들어지고 있으며, 심지어 마계기사 가로라는 성인용 특촬물도 존재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특촬물에 그리 열광하지 않았으며 재미를 느끼지도 못했다.

리얼리티에 대한 집착 때문인지도 모르겠지만, 유독 유치한 설정과 대사 등으로 인해 손발이 오그라드는 경험을 했었기 때문이다.

이런 와중에 헐리웃에서 특촬물인 파워레인저를 헐리웃 시스템으로 리메이크 한다고 했을 때 걱정과 우려가 반씩 섞이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기대하는 부분은, 헐리웃은 헐리웃 나름대로의 공식이 있다.

그 공식으로 만들어진 영화는 원작이 있는 경우 원작의 좋은 점까지 바꾼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이 단점이 파워레인저에는 상당히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려하는 부분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치한 설정과 세계관을 어떻게 헐리웃화 할지에 대한 걱정이다. 아무리 바꾼다 해도 원작의 내용을 아예 180도 바꾼다면 그것은 리메이크라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파워레인저 더 비기닝은 나름 원작의 느낌과 헐리웃적인 감각을 잘 버무린 준수한 작품으로 나왔다는 인상을 준다.

우선 각 파워레인저를 맡게 되는 캐릭터에 대한 구구절절한 설명을 늘어놓지 않은 점이 좋았다.

원래 이런 히어로 물은 과거사나 성격이나 주변 환경 등을 구구절절 늘어놓는 것으로 점수를 많이 잃는데, 우선 파워레인저는 그런 점에서는 합격점을 주고 싶다.

캐릭터들의 각각의 상황과 설정이 우연이 겹치는 부분도 있기는 하지만 속도감 있게 진행되는 부분이 마음에 들었다.

악당에 대한 설정도 유치하게 그려지지 않고 괴기스러운 부분을 확대함으로써 긴장감을 키우는 데 효과적이라고 생각된다.

 

이제 문제는 액션이다.

액션은 히어로 무비라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상당히 느리고 고루하다.

문득, 원작의 액션과 별반 차이가 없다는 점이 떠올랐다.

설마 일부러 그런 것인지 모르겠지만 액션이 석도감이 떨어진다는 점은 액션 영화로써는 당당히 단점으로 보인다.

거대 로봇의 액션 부분도 전혀 파워풀하지 않다.

몇 년 전에 나온 퍼시픽림의 거대 로봇이 펼치는 파워풀한 액션에 길들여진 시선으로는 안타까울 뿐이었다.

캐릭터와 악역, 설정 들을 제대로 갖춰 놓고 정작 핵심인 액션에서 김이 빠져버렸다고 할까.

 

총 7부작으로 구성된다는 이 파워레인저 시리즈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가 될지 궁금해진다.

액션에 대한 아쉬움을 보완하게 될지, 아니면 여전히 느릿한 액션으로 과거의 파워레인저 팬들을 끌어들이는 데 만족할 지 말이다.

새로운 팬들을 만들기 위해서는 조금 더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이 아닐까 생각이 된다.

 

별 점은 다섯 개 만점에 두 개를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