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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Doctor/Entertainment

KINO(양철호)의 미디어 분석-연말 시상식을 바라보는 불편한 시선

by 양철호 2011. 12. 30.



미국의 유명한 시상식을 살펴보자.
영화는 아카데미가 가장 유명하다. 옛날 어릴 적 아카데미를 세계 영화제라고 착각한 적이 있다. 그저 미국의 상업영화제인데 말이다. 그래도 최소한 미국의 상징이 된 영화상이다.
TV 부분은 에미상으로 모든 것이 통일이다. 케이블도, 우리가 예능이라고 부르는 것도 모두 이곳에서 선정한다.
음악은 그레미상으로 통일이 되어 있다.
그래서 그들은 상을 받는 것은 물론 후보, 심지어 참가하는 것 만으로도 상당한 명예라고 느낀다. 그런데 우리를 보자.

영화는 청룡, 대종, 영화대상 등 중구난방으로 나뉘어 있고, 늘 공정성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TV는 방송 3사가 나름 진행하며 온갖 상이란 상은 다 퍼준다.
음악은 또 어떤가. 방송 3사를 비롯해 케이블도 따로 진행하고 있다. 그야말로 연말만 되면 온통 시상식의 천국이 되어버린다.
방송 관계자들은 연말 시상을 하나의 축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즉 1년간 고생했으니 자기들끼리 모여서 좀 즐기자는 것이다. 뭐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그것 봐야만 하는 시청자는 어떨까. 정규방송 끊어놓고 자기들끼리 즐기는 축제를 굳이 봐야만 하는 이유 말이다.

일반인들의 생각은 우리도 통합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의견이 많다. 절대적이지는 않더라도 그런 방향으로 바뀌어야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들이 많은 것이다.
한국의 아카데미, 한국의 에미, 한국의 그레미가 태어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권위도 자연스럽게 생기고, 명예도 생기게 될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상당한 공정성이라고 하는 문제가 생긴다.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는 없다. 그러나 심사 과정이 투명하고, 몇몇 소수에의한 결론이 아니라면 대부분 납득할 것이다. 즉, 공정성을 찾는 것은 어렵지만 못할 것은 없다는 말이다.

모든 영화인이 하나의 영화제를 준비하고 권위를 느끼며 서로 얼싸안는 영화제를 보고 싶다. 지금처럼 진흙탕 싸움이 아닌.
모든 방송 프로그램(케이블도 포함)해서 한 자리에 모여 상을 주고 받는 공정한 자리가 있었으면 좋겠다. 그것이 방송의 질을 더 좋게 만들려는 노력으로 바뀔 것이다.
모든 음악이 방송국에 따라서가 아니라 한 자리에 모여 서로 축하해주고 우열을 가리는 것은 어떨까. 그것이 더 흥미롭고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모을 수 있지 않을까.

방송은 쿼터제로 나눠서 매년 다른 방송국에서 주관방송을 하면 될 것이다. 그것이 뭐 어렵겠는가.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내 생각일 뿐이다. 현실적인 장벽이 너무나 많다. 우선 방송국에서 합의해줄 생각이 없을 것이고, 영화인협회와 영화인회의가 화해할 생각도 없다. 그나마 음악이 가장 근사치에 가깝지만 왠지 대형 기획사 위주로 훌러갈 것 같아 불안하다.
결국 이 모든 것이 이루어지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게 언제가 될지는 나는 모른다. 하지만 그런 시상식이 되지 않을 바에는 나는 연말 시상식은 보지 않을 전망이다. 결과에도 관심이 없다. 자기들끼리 즐기는 축제와 선물뽑기 대회에 관심을 가질만큼 나는 한가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연말 시상식이 나는 불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