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Story Doctor/Entertainment

KINO(양철호)의 미디어-전체관람가, 단편영화가 보고싶어졌다.

by 양철호 2017. 12. 26.

 

새로운 예능이었다.

예능이라기 보다는 영화 제작기였다.

3000만원이라는 금액으로 단편영화를 찍는 열 명의 감독들.

작은 영화를 지원하기 위한 프로젝트였다.

프로그램의 취지가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방송은 기본적으로 시청률을 먹고 산다.

문제는 낮은 시청률이었다.

하지만 독특한 세계관을 가지고 있는 다양한 감독들의 다양한 이야기와 다양한 표현방식을 보는 것은 즐거움이었다.

 

영화계를 지원한다는 취지와는 별개로 그래서 즐거운 경험이었다.

영화를 만드는 메이킹을 제대로 볼 수 있었다는 경험도 한 가지.

그리고 오랜만에 보는 역대급 배우들의 모습도 반가웠다.

 

다만 아쉬운 점은

정말 이것이 단편영화를 만드는 과정일까 하는 의구심이다.

정말 단편영화를 찍을 때 스텝들이 저렇게 마련되어 있을까?

처음 단편에 손을 댔을 때는 많이 열악했을 것이다.

그런 과정이 보여진 걸까?

오히려 단편영화에 대한 환상을 심어준 것은 아닐까.

 

3000만원은 클 수도 있고 작을 수도 있다.

상업영화 기준에서는 턱없이 적은 돈이지만 정말 초심으로 단편을 찍고 싶어하는 입장이라면 큰 돈일 수 있다.

아이폰으로 영화를 찍고, DSLR로 영화를 찍고

쇼핑몰 카트에 테이프로 붙여 이동하면서 찍고, 스텝들이 배우도 해가며 찍던 단편의 모습이 어쩌면 진짜일 것이다.

그런 면에서 보면 진짜 단편의 의미를 위해 유명 감독과 함께 단편영화만을 찍어왔던 새로운 감독들에게도 기회가 주어졌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영화는 짐짓 화려해 보이지만 상당히 품이 많이 들어가는 중노동이다.

또한 돈을 벌기에는 힘든 직종이기도 하다.

예전에 내가 알던 제작부장과 술을 마시다 영화를 찍는데 돈이 많이 들어가고, 발전기 차량을 빌리는 데 비싸다는 등의 이야기를 나눴던 경험이 있다.

그때 아무 생각 없이 발전기 차량 임대 사업하면 돈 벌겠네 라고 내가 말했고, 제작부장은 나에게 돈 벌려면 영화하면 안 된다고 했던 게 기억이 난다.

맞다. 어려운 길이다.

그런 어려운 길에 들어선 사람들의 진짜 힘겨운 이야기를 보고 싶다.

 

만약 전체관람가가 시즌2가 들어간다면

유명 감독들이 시청률에는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사실 봉준호나 박찬욱 정도 되지 않는 이상 그렇게 큰 호응이 없다면.....

정말 작은 영화에 힘쓰는 감독들의 모습도 보고 싶다.

어쨌든 좋은 취지의 방송을 만들어준 것에 감사하고 시즌2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