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Story Doctor/Movie

KINO(양철호)의 영화-공포영화 그 실화와 허구의 경계(3)

by 양철호 2017. 10. 20.

실화를 가장한 허구

 

영화 블레어 윗치가 개봉했을 때 사람들은 충격에 빠졌다. 실제로 관객들은 만들어진 영화가 아니라 촬영된 테잎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생겨났고, 영화에 등장하는 숲에 찾아가는 사람들도 생겼다. 인터넷과 신문에는 마녀 전설을 간직한 숲에 대한 기사와 정보가 개제되었다. 이쯤 되면 사람들이 속는 것도 당연하다. 이 모든 과정은 영화 개봉 1년 전부터 계획되었다고 전해졌다.


 



블레이 윗치는 철저하게 계획된 영화다. 실화도 아니고 실제로 그런 전설을 가진 숲도 없었다. 단지 철저하게 만들어진 정보를 미리 알리고, 계획을 통해 실화처럼 꾸미고 영화도 실화처럼 만든 것이다. 이 모든 과정이 전설이나 설화가 탄생하게 되는 과정처럼 보여진다. 현대 전설의 탄생 말이다.

 

실화처럼 영화를 보이게 하기 위해 블레어 위치가 쓴 전략은 다큐멘터리 기법이다. 즉 카메라를 들고 영화속 등장인물이 돌아가며 자신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찍는다. 이런 기법은 다큐멘터리이며 조작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더군다나 직접 들고 찍어 흔들리는 핸드핼드기법 화면은 사실감을 더 해주는 효과가 있다. 대표적으로 '라이언 일병 구하기'의 도입부 전투 장면이 있다.

 

영화 '블레어 윗치'는 마녀들의 전설이 있는 숲으로 사람들이 취재를 위해 들어가고, 그 곳에서 이상한 일을 겪게 된다는 이야기다. 숲으로 들어갔던 사람들이 모두 실종되고, 그 이후에 그들이 촬영한 테잎만 발견된다는 이야기로 전개된다. 화면에는 숲 속의 수상한 존재에 대해서 정체를 보여주지 않는다. 그저 분위기만 조성될 뿐이다. 그래도 이 영화는 성공했다. 화면에서 보여지는 영상이 실화는 아닐지라도 사실처럼 보여졌기 때문이다. 즉 그래픽으로 꾸미지도 않았고, 촬영이 멋있지도 않지만 우리가 흔히 보는 홈비디오를 연상시켰기 때문이다.


 


 

이후에 이런 기법으로 촬영된 영화들이 종종 등장한다. 물론 실망감을 안긴 '블레어 윗치2' 를 비롯해, 최근 대박을 터트린 파라노말 액티비티까지. 노르웨이 영화 트롤 헌터나 호주 영화 터널’, 한국 영화인 목두기 비디오’, ‘폐가도 모두 이런 작품의 계보에 들어간다. 이런 작품을 가짜 다큐라는 이름의 페이크 다큐멘터리로 부른다.

 

하지만 이런 영화라고 해서 모두 감정이입을 하게 되고, 사실감 있고, 관객들이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파라노말 액티비티' 말고는 딱히 성공했다고 할만한 영화가 없을 정도로 이외로 치밀하게 구성되어져야 하는 영화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유는 다름아닌 현실성이다. 화면을 흔든다고 해서 현실성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즉 현실에 있을 법한 상황과 환경이 영화에 핵심이다. 그러나 충격적인 장면만을 생각해 극한 상황이나 이상환 상황에 처하게 만들어 놓고 시작하는 페이크 다큐는 이미 현실성을 잃어버리고 만다. '블레어 윗치'가 성공한 이유는 새로운 시도였기 때문이다. 그 이후 속편이 실패한 이유는 새로운 시도가 먹히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계기이다. 즉 현실성의 부족이 실패로 이어진 것이다. 반면 비슷한 설정이지만 '파라노말 액티비티'가 성공한 이유는 상당한 설득력을 가진 이야기 구조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슷한 설정이 성공하고 나면 재탕, 삼탕 우려먹는 영화들의 등장으로 인해 초반의 참신함은 사라져버리기 일쑤다. 그리고 이런 페이크 다큐 설정의 영화들의 양산은 결국 질적인 저하까지 초래하게 되었다. 

 

지금은 이런 페이크다큐를 믿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허구이지만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것 같은 상황은 관객을 공포로 몰아 넣는다. 결국은 관객이 경험할 수도 있을 법한 이야기 자체에 극한의 공포를 느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