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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14

KINO의 미디어 분석-충사, 아름다운 생명의 슬픈 이야기 충사. 한자로는 蟲師라 쓴다. 여기서 충, 즉 벌레는 곤충을 말하는 것이 아닌 일반인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이형의 존재를 말한다. 그렇다고 유령이나 영혼도 아니며 보다 근원적인 생명에 가까운 것들이라고 설명한다. 본능에 따라 살아가는 벌레들을 다루는 자들이 바로 충사라고 하며, 주인공 깅코 역시 충사이다. 충사가 여행을 하며 벌레와 사람들 사이의 이야기를 풀어가는 것이 바로 이 작품의 줄거리다. 충사가 확실히 독특한 것은 이야기의 주제다. 거창함을 포장하려 하지 않고, 아주 작은 삶의 이야기를 꾸밈 없이 풀어 놓는다. 하지만 그 담백함이 오히려 가슴 뭉클해지는 사연들로 점점 채워진다. 이 이야기에는 악이 없다. 벌레가 인간들에게 해를 끼치지만 그것은 의도된 것이 아니다. 벌레는 그저 벌레로서 살아갈 뿐.. 2017. 1. 3.
KINO(양철호)의 미디어 분석-최고의 애니메이션 카우보이 비밥 여기 최고의 애니메이션이 있다. 98년에 만들어졌지만 지금 보더라도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 단지 퀄리티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이야기의 구성, 캐릭터의 생생함, 사운드의 탁월함, 무엇보다도 작품이 담고 있는 정서는 결코 다른 작품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수준에 다다르고 있다. 최근에 나오는 애니메이션에서는 볼 수 없는 힘이 이 작품에는 담겨 있다. 이 작품의 이름은 바로 카우보이 비밥. 선라이즈사에서 만들었고, 감독은 와타나베 신이치로. 최근까지도 당당히 최고의 애니메이션으로 뽑는데 주저하지 않고 이름을 말할 수 있는 작품이다. 주인공은 네 명. 어두운 과거를 가진 차이나 마피아 출신의 스파이크 스피겔. 경찰이었지만 은퇴한 제트 블랙. 냉동 상태에서 깨어나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여인 페이 발렌타인, 천.. 2012. 3. 8.
KINO(양철호)의 영화 이야기-인물열전5. 신카이 마코토 (별의 목소리) 휴대폰으로 메일을 보낸다. 그러나 답이 없다. 답을 하고 싶지 않아서가 아니다. 메일을 받는 사람은 우주 공간 저 너머에 있다. 메시지가 가서 닿으려면 시간이 걸린다. 그 시간 동안 그렇게 소녀는 남자의 문자를 기다린다. 남자는 점점 우주로 나아가 지구와 거리가 멀어진다. 그러면서 시간은 길어져 1년에서 1년 6개월로, 2년으로 점점 길어진다. 왠지 닿을 수 없는 거리에 있는 것 같은 그와의 유일한 끈은 기약없이 기다리는 메일뿐. 그러나 그 끊을 놓지 않는다. 마치 언제 들려줄지 모르는 별의 목소리를 기다리는 것과 같이. 내가 맨 처음 ‘별의 목소리’라는 작품을 접하고 받은 충격은 말로 할 수 없을 정도였다. 이런 상상력과 감성을 가지고 있다니. 그리고 감독에 대한 검색에 들어갔다. 그리.. 2012. 2. 21.
KINO(양철호)의 영화 이야기-인물열전3. 히사이시 조 장중한 오케스트라의 음악이 흐른다. 가벼운 듯 하지만 무겁고, 진지한듯 하지만 장난스러운 음악들이 어쩔땐 불협화음처럼, 어쩔때는 기가막힌 조화를 이루며 귀를 자극한다. 그의 음악은 늘 그렇다. 영상에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처음에는 귀에 잘 들어오지 않다가 후에 음악을 들으면 영상이 너무나도 생생하게 떠오른다. 그것이 영화음악의 힘일 것이다. 내가 히사이시 조를 맨 처음 만난 것은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 음악에서였다. 그래서 미야자키 하야오를 떠올리면 자연스럽게 히사이시 조의 음악과 선율이 떠오른다. 토토로의 장난스러운 표정도, 붉은 돼지 마르코의 능청스러움도 음악 안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일본 특유의 음악적 색채도 과감하게 사용해 원령공주의 아름다운 선율을 만들어냈다. 스튜디오 지브리에서 .. 2011. 11.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