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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Doctor/Entertainment

KINO(양철호)의 미디어 분석-최고의 애니메이션 카우보이 비밥

by 양철호 2012. 3. 8.



여기 최고의 애니메이션이 있다.

98년에 만들어졌지만 지금 보더라도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 단지 퀄리티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이야기의 구성, 캐릭터의 생생함, 사운드의 탁월함, 무엇보다도 작품이 담고 있는 정서는 결코 다른 작품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수준에 다다르고 있다. 최근에 나오는 애니메이션에서는 볼 수 없는 힘이 이 작품에는 담겨 있다.

이 작품의 이름은 바로 카우보이 비밥. 선라이즈사에서 만들었고, 감독은 와타나베 신이치로. 최근까지도 당당히 최고의 애니메이션으로 뽑는데 주저하지 않고 이름을 말할 수 있는 작품이다.

주인공은 네 명. 어두운 과거를 가진 차이나 마피아 출신의 스파이크 스피겔. 경찰이었지만 은퇴한 제트 블랙. 냉동 상태에서 깨어나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여인 페이 발렌타인, 천재 해커인 소녀 에드. 이렇게 네 명은 서로의 사건에 얽혀 카우보이 비밥호로 모인다.

배경을 이야기하면 미래, 현상금 사냥꾼인 카우보이들의 이야기이다. 우주를 배경으로 하는 SF 장르이면서도 웨스턴의 향기가 나는 작품이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비밥(재즈의 한 장르)처럼 경쾌하고 가벼워 보이지만 이 작품은 결코 가볍지 않다.

개그를 보여주다가도, 어느덧 과거의 어둠 속으로 캐릭터들은 함몰되어 간다. 이야기의 큰 구조는 과거 마피아에 몸을 담았던 스파이크의 이야기이다. 친구였지만 이제는 조직을 장악한 비셔스. 그리고 스파이크의 여인이었던 줄리아와 이어지는 운명과 만남, 복수는 애니메이션은 어린이들이나 보는 것이라는 고정 관념을 우주 저 멀리 날려버린다.

총 26화의 TV 시리즈와 1편의 극장판이 만들어졌다. 17세 관람가라는 등급이지만 사실 오히려 나이가 들어서 볼수록 이야기의 매력과, 작품이 가지고 있는 감성에 빠져드는 것을 느낀다. 그리고 작품 전체에 물들어 있는 칸노 요코의 다양한 음악으로 귀가 즐거워지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이런 감정은 사실 17세에게는 무리라고 여겨진다.

생각해 보면 최근의 애니메이션 보다는 과거 80년대와 90년대에 지금 생각해도 뛰어난 작품들이 많았던 기억이 난다. 내 기억 속에는 단 세 편의 OVA지만 에어리어88의 뛰어난 작화와 이야기가 떠오른다. 지금 보더라도 결코 뒤떨어진다고 할 수 없는 공중전의 퀄리티를 보여준 작품. 이런 작품들이 이제는 나오지 않는 것이 안타깝기만 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