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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호
스토리 파고들기, 문학, 영화를 비롯한 온갖 미디어, 그리고 세상 사는 이야기까지 다양하고 재미있는 스토리들을 찾아 소개하고, 분석하고, 뜯어고치는 곳. 세상을 향해 일갈하기도 하고, 가슴 따뜻한 이야기와도 만날 수 있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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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6. 11. 08:30 Story Doctor/Entertainment

일본 애니메이션인 바람의 검심은 일본의 막부 말기, 메이지 유신 초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그 당시의 서구 문명의 유입, 그리고 일본 내부의 어지러운 사회 상황과 잘 드러나 있다. 이야기는 막부 말에 활동했던 유신지사와 신선조의 대립 등을 토대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며 변화하는 일본 내부의 모습을 그려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물론 만화적인 상상력 또한 가미되어 화려함을 자랑하고 있다.

주인공은 켄신은 유신지사로 활동하면서 막부 요인 암살 등의 임무를 수행하는 인물, 결국 그것은 막부쪽 검객 신선조와의 피할 수 없는 대결을 가져오게 된다. 살수로서의 자신의 모습을 깨닫게 된 켄신은 메이지유신 이후 살수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역날검을 사용하며 사람을 살리는 활검을 구추하게 된다.

다양하고 개성있는 캐릭터와 현실같지 않은 검술의 화려함은 이야기의 진지함을 가끔은 우스꽝스럽게 만들기도 하지만 지금 소개하는 '추억편'이라는 OVA에서만큼은 보이지 않는다. 살수로서 살아야 하는 주인공 켄신. 그리고 그의 얼굴에 새겨진 십자 모양의 흉터가 생긴 이유, 그리고 과거의 추억. 자신이 활검을 사용하게 된 사연 등이 들어 있는 이 작품은 가히 문제작이라고 해도 좋을 작품이다.

나는 이 작품을 보면서 기억에 남는 대사가 있다. 이는 어쩌면 이 작품이 추구하는 내용이기도 할 것이다. 즉 켄신이 후에 활검을 사용하게 되는 이유의 배경이 되기도 하는 이 대사는 아직도 내 머리 속에 꽤 깊이 남아 있으며, 애니메이션 명대사의 베스트에 꼽히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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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1)
어릴 적의 켄신. 아직 켄신이란 이름을 얻기 전 그의 이름은 신타였다.
신타는 인신 매매범에 붙잡혀 끌려 가고 있었다. 그러나 산적이 그들을 덮쳤고, 산적은 모두를 죽이고 물건을 빼앗으려 한다. 마지막 남은 어린 신타마저 죽이려 하는 산적들을 마침 지나가던 비천어검류의 전승자 세이쥬로가 구해주고는 돌아선다.
그러나 죽은 자들을 묻어주는 일이라도 해야 하겠기에 다시 돌아온 세이주로는 산적을 포함해 죽은 모든 이를 묻어준 아이를 보게 된다. 그 이후에 세이쥬로와 신타가 나눈 대화이다.


세이쥬로 : 나는 하코 세이쥬로, 검을 약간 한다.

신타 : 검.

세이쥬로 : 꼬마. 너는 둘도 없는 소중한 것을 지키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그 세 명의 목숨도 맡았다. 너의 그 작은 손은 그 시체의 무거움을 안다. 하지만 맡겨진 목숨의 무게는 그에 비할 바가 아니다. 너는 그것을 짊어지고 말았다. 스스로를 갈고 닦아 사람을 지킬 수 있는 힘을 가져라. 네가 살아 나가기 위해, 소중한 것을 지켜내기 위해.

신타 : 지켜내기 위해.

세이쥬로 : 꼬마 이름은?

신타 : 신타.

세이쥬로 : 너무 부드러워서 검객에겐 어울리지 않는구나. 네 이름은 지금부터 켄신이다.

신타 : 켄.. 신…





(장면2)
히무로 켄신이란 이름을 받고 세이쥬로 밑에서 비천어검류를 연마하던 켄신.
그는 세상이 흉폭해지고 사람들이 고통 는 것을 더 이상 보지 못해 스승에게 세상으로 내려가겠다고 한다. 하지만 세이쥬로는 그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그 둘의 대화이다.


세이쥬로 : 산을 내려가는 허락 못해!

켄신 : 스승님! 이러고 있는 동안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동란에 휘말려 죽어가고 있습니다. 지금이야 말로 이 힘을, 어검류를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쓸 때가 아닐까요.

세이쥬로 : 이 바보 제자가! 그 동란의 세상에 네가 혼자 나가서 어쩌겠다는 것이냐! 이 난세를 바꾸고 싶으면 어느 한 쪽의 체제에 가세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것은 즉, 권력에 이용된다는 것이다. 나는 그런 것을 위해서 너에게 어검류를 가르친 것이 아니야. 너는 밖의 일 따위에는 신경 쓰지 말고 수행에 전념하면 돼.

켄신 : 눈 앞의 사람들이 괴로워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슬퍼하고 있습니다. 그걸 내버려두다니 전 그럴 수 없습니다.

세이쥬로 : 비천어검류는 비길 데 없는 최강의 유파. 비유하자면 육지의 검은 배(서양의 군함).

켄신 : 그러니까 그 힘을 지금이야말로 써야죠! 시대의 고난으로부터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서 그것이 어검류의…

세이쥬로 : 검은 흉기, 검술은 살인술! 어떠한 미사여구로 치장해도 그것이 진실! 사람을 지키기 위해 사람을 벤다. 사람을 살리기 위해 사람을 죽인다. 그것이 검술의 진정한 이치. 나는 너를 구해줬을 때처럼 몇 백명의 악당들을 베어 죽여왔다. 허나 그들도 역시 인간. 이 삭막한 시대 속에서 열심히 살아가고 있었던 것에 지나지 않아. 이 산을 한발짝 나가면 기다리고 있는 것은 각각의 양립될 수 없는 정의에 조종당한 끝도 없는 살인뿐. 그것에 몸을 던지면 어검류를 너를 대량살인자로 만들고 말 것이다.

켄신 : 그래도.. 저는…이 힘으로 괴로워 하는 사람들을 구하고 싶습니다. 한 명이라도 많은 사람을 많은 목숨을 이 손으로 지키고 싶습니다. 그 때문에…스승님!

세이쥬로 : 너 같은 바보는 이제 모른다. 어디로 가든 얼른 꺼저버려!

켄신 :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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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쥬로의 대사는 검이 가지는 의미뿐만 아니라 세상의 대립이 가져오는 현실에 대해서도 이야기 하고 있다. 바람의 검심은 바로 이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 같다.

posted by 양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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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잘보고갑니다~

2018. 2. 26. 08:00 Story Doctor/Movie


그렇게 일본 애니 원작 영화를 보지 않겠다고 다짐했는데......

그렇게 안 보겠다고 약속했는데...... 결국 보고야 말았다.

그리고 결론은 역시 허무했다.

도대체 왜 자꾸 일본은 실사로 만드는 걸까? 

원작의 재미와 의미, 그리고 내용은 모두 헛웃음 나오는 별 볼일 없는 영상이 되어버렸다. 


강철의 연금술사는 인체연성을 통해 팔과 다리를 잃은 형과, 몸을 잃은 동생이 몸을 찾는 여행을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가상의 세계인 아메스트리아에서 벌어지는 음모와 액션, 연금술의 세계를 보여준다.


두 주인공인 에드워드 엘릭과 알폰소 엘릭. 그리고 소꿉친구인 윈리.

이름만 들어도 이들 캐릭터는 서양 캐릭터이며 원작 만화와 애니에서도 서구 캐릭터로 등장한다. 

이걸 어설픈 그래픽과 일본 캐릭터들이 몽땅 맡아서 연기를 하니 안 그래도 실사라 어색한데 더더욱 어색하게 되어버린 것이다. 

헐리웃에서는 화이트워싱이 문제가 되곤 했다.

원작 동양인이나 흑인 캐릭터를 백인으로 바꾸면서 벌어지는 문제다. 

그런데 일본의 이런 작품들은 과연 뭐라고 불러야 할까/ 

하긴 노다메 칸타빌레 에서는 다케나카 나오토가 독일인 지휘자로 연기를 했으니 할 말 없긴 하다.

하지만 놀랍다. 이런 뻔뻔한 영화를 도대체 어떻게 만드는 걸까?

일본 내수시장이야 그렇다고 쳐도 심지어 넷플릭스라니.....


얼마 전 미국의 한 방송사에서 일본 원작 원피스를 드라마화 하겠다고 발표한 적이 있었다.

그것이 현재 어떻게 진행이 되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과연 제대로 진행될지 의문이긴 하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제대로 표현되지 않을 것 같기 때문이다. 


강철의 연금술사는 원작 이야기를 무리하게 압축하려 했기에 원작의 재미를 전혀 느낄 수 없다.

차라리 오리지날 이야기를 만드는 것이 더 나았을 수 있다.

그래야 나름의 신선함이라도 있었을 텐데 말이다. 

쓸데없이 연금술 장면에 쏟아부은 CG의 퀄리티도 그리 좋아보이지 않는다. 

하긴 비교할 대상이 없으니 그럴만 하지. 


그래서 결론은.....

정말 일본 만화 원작 영화는 보지 않으려 한다. 특히 액션이나 판타지는.

posted by 양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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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2. 22. 08:00 Story Doctor/Entertainment

 

아인이라는 존재가 있다.

죽지 않는 불사의 존재. 아니 죽지 않는 것이 아니라 죽더라도 부활한다고 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다시 재생하면서 모든 것이 회복되는 것. 마치 게임을 하다가 캐릭터가 죽으면 다시 새롭게 플레이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런 존재가 세상에 알려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바로 아인이다.

 

문제는 이 아인이 존재하는 세상에 대한 세계관과 가치관에 대한 문제다.

정부와 기업은 아인을 붙잡아 연구를 한다.

하짐나 그것은 철저하기 비인도적이며 비인간적인 연구다.

심지어 무기의 개발을 위해 아인들을 끝없는 죽음으로 내몬다.

물론 이 모든 것이 비밀리에 이루어지고 정부는 사실을 은폐한다.

 

국민들은 어떨까?

아인을 인간취집하지 않는다.

인간으로 태어났고, 인간으로 생활하다가 죽음을 겪었다 되살아난 아인들을 인간 취급하지 않는 것이다.

방금 전까지 옆에서 생활하던 인간이 되살아났다는 이유로 인간이 아닌 것이다.

아인을 발견하면 이유 모를 증오를 내보인다. 그리고 특별한 해코지를 하지 않더라도 신고한다. 더구나 잡아가면 1억엔이라는 상금을 준다는 소문이 돌아 아인을 잡기 위해 폭력도 서슴치 않는다. 물론 아인의 가족들에게까지.

하지만 정부는 이 모든 상황에 대해서 침묵하고 외면한다.

일본만 그런 것이 아니라 미국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아인을 사람취급하지 않는 것.

 

이에 사토라는 아인이 나섰다.

정부에 선전포고를 하고 아인을 위해 나선 것.

하지만 사실 명목상의 이유는 그렇지만 원래는 그저 게임을 하는 것일 뿐이다.

인간들과의 살육전을 통해 계속 죽으면서도 되살아나는 게임.

그런 사토와 맞서는 나가이 케이의 이야기가 주축이 된다.

 

결국은 이 이야기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정상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약간의 인간적인 모습을 보인다고는 하지만 그것 역시 전제되는 아인에 대한 가치관 하에서다.

이런 설정들이 일본은 자연스러운 것일까?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판단하는 것일까?

그들의 모습이 반영된 일본의 설정이 이상하지 않은 것일까?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 설정과 상황들의 연속되는 상황에서 아인은 2기를 지나 3기를 준비하고 있을 것이다.

 

다만, 아인이 뛰어난 점은 작화다.

디지털로 작업된 작품이면서도 움직임이 부드럽다.

얼마 전 보았던 사이보그009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다.

아인의 몸에서 나타나는 검은유령의 표현도 무척 자연스러웠다.

이런 작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세계관과 이야기 구조가 아쉬울 뿐이다.

일본인들의 머리 속에 도대체 뭐가 들은 걸까?

국화와 칼을 읽었지만 여전히 이해되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이런 설정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진다는 것과 일본군이 자행했던 마루타를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 그들의 모습이 겹쳐지는 것은 나뿐일까.

posted by 양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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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12. 29. 08:00 Story Doctor/Movie

 

보지 않겠다고 그렇게 다짐을 했었는데 결국 보고 말았다.

병맛 작품으로 유명한 은혼을 일본이 실사화 했다.

최근 일본 영화는 이런 만화나 애니를 실사화 하는 것으로 만족하고 있는 듯 보인다.

그나마 진지함을 보여주었던 바람의 검심 이외에는 그닥 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는 것도 있다.

강철의 연금술사가 실사화 되고, 진격의 거인이 신사화 되는 것을 보고는 도대체 일본의 영화 산업이 왜 이지경이 되었는지 한숨이 나올 정도였다.

과거 하나비, 러브레터, 냉정과 열정사이, 실락원, 링 등 꽤 괜찮은 영화들이 나왔던 것에 비하면 지금은 거의 붕괴되었다고 봐야 하려나.....

아지면 이런 애니의 실사화에 만족하는 일본 관객들의 눈높이를 맞춘 결과라고 봐야 할까.

 

어쨌든 은혼은 원작부터 패러디와 병맛으로 유명한 작품이기도 하다.

말도 안 되는 황당한 설정과 말도 안 되는 개그로 점철된 작품이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인기는 많다.

이 작품이 실사화 되면서 역시 병맛 코드 역시 그대로 실사화 되었다.

사뭇 진지한 척 하지만 그 안에는 제대로 된 철학이나 메시지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 면에서 주성치의 영화가 병맛으로 가득하지만 그 안에 존재하는 사랑에 대한 메시지가 강렬한 것과는 차이가 크다.

은혼 안에는 제대로 된 메시지가 보이지 않는다. 뭐 사실 원작도 나름 일본인들에게는 다가갈 수 있는 메시지가 있다 치더라도 제3자의 입장에서는 전혀 보이지도 않고, 읽혀지지도 않고, 공감하기도 어렵다.

그래서 아쉽다.

드라마가 무너지고, 지금은 애니메이션도 손에 꼽을 제대로 된 작품을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 영화마저 이렇게 망가진 지금 일본 대충미디어가 갈 길은 어디인지 말이다.

 

이제 다시는 일본 작품에 손을 대는 실수는 하지 말아야겠다.

posted by 양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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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10. 13. 08:00 Story Doctor/Movie

 

도시가 있다.

기계들이 지배하는 도시.

사람들은 거주 허가를 받지 않은 것으로 간주되어 철저하게 배제당한다.

사람들은 햇볕도 들지 않는 건물들 속에서 먹을 것을 찾기 위해 힘겹게 살아간다.

아이들은 음식을 만들 수 있는 진흙을 찾기 위해 도시로 숨어들지만 발각되어 기계들에게 쫓기게 된다.

그때 누군가 나타나 아이들을 구해준다.

그는 기계에 접속할 수 있는 유전자를 가진 사람을 찾는 중이었다.

그리고 기계의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는 존재를 찾아내 기계의 네트워크에 접속한다.

 

보기에도 전형적인 디스토피아의 세계.

인간은 베재되고 그토록 자주 언급되던 기계들의 지배.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설정으로 보이지만 여기에는 치명적으로 다른 것이 있다.

기계들은 인공지능에 의해 지배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인간들을 의도적으로 유해하다고 판단하는 것도 아니고, 그저 프로그램 상에서 베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네트워크에 접속한 상태에서 기게는 말한다.

자신들에게 접속할 수 있는 인간이 나타나 명령을 내려야 한다고. 그래야 자신들의 움직임을 멈출 수 있다고.

이는 그토록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AI의 문제가 아니라 정말 두려워해야 하는 것은 인간에 의해 조종되는 맹목적인 프로그램일 수도 있다는 것을 이야기 한다.

인간다운 인공지능이 인간을 위협하는 것이 아니라, 프로그램 된 명령에 의해 움직이는 단순한 인공지능에 의해 위험이 찾아오는 것이다.

 

자신에게 내려진 명령을 충실히 실행하는 것은 기계의 숙명이다.

더구나 인간에 의해 조종된다면 어떠한 도덕적인 문제도 기계에게 물을 수 없다.

결국 문제의 원인은 인간에게 있는 것이니까.

 

애니메이션은 일본 원작 만화를 베이스로 넷플릭스에서 만들었다.

작화와 퀄리티는 훌륭하며, 몰입감 있는 분위기로 이야기를 끌어간다.

괜한 군더더기 없이 빠른 전개가 매력이다.

하지만 여전히 미스테리는 남는다.

왜 갑자기 인간이 기게에 대한 통제권을 잃게 되었는지, 기계에 접속할 수 있는 인간이 왜 갑자기 사라졌는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는다. 오로지 작품 속에서는 그것이 무척 오래 전 이야기라는 것만 알려줄 뿐이다.

 

사람들을 도와준 존재 역시 프로그램 된 기계이며, 그 기계는 기계를 다시 통제할 수 있는 인간을 찾기 위한 프로그램이 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즉 기계들끼리 서로 적대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의도적인 적대는 아니다. 단지 자신들의 프로그램 명령이 서로 맞서야 하는 프로그램 명령일 뿐이다.

 

어두운 분이기, 희망없는 세상에도 사람들은 살아간다.

어떤 인생의 목적을 지니고 살기 보다는 그저 살아간다는 것 밖에 보여주지 못한다.

하지만 어찌 보면 그것 자체가 생명의 근본적인 목적일 것이다.

인간 역시 살아가는 가장 기본적인 생명이 지녀야 할 프로그램을 활성화시키고 있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우리들 앞에 다가올 인공지능들.....

알파고를 두려워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인간의 말을 너무나도 잘 듣는 단순한 인공지능들이 더 두려운 존재가 되지는 않을까.

posted by 양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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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5. 23. 08:00 Story Doctor/Entertainment

 

겉으로 보기엔 완벽한 사회가 펼쳐져 있다.

시빌라라는 초인공지능 컴퓨터에 의해 범죄가 통제된다.

사람의 생채 반응을 모두 읽어내 범죄 계수를 측정, 그 수치가 높으면 자동적으로 계도를 통한 치료를 유도하거나, 아니면 잠재된 범죄자로 판단하고 처분을 한다. 이 모든 결정은 인간이 아닌 시빌라 시스템에 의해 결정된다.

경찰은 두 부류로 나뉜다. 감시관과 집행관.

감시관은 일반 경찰이다. 하지만 집행관은 잠재범들로 구성된다.

감시관의 철저한 감시 하에 범죄자를 잡는 일을 하는 것이 집행관이다. 이 둘은 서로 함께 일을 하지만 철저하게 구분이 된다.

작품은 주인공 츠네모리 아카네가 신입 감시관이 되면서 시작된다.

 

연속되어 일어나는 사건들.

사건을 바라보는 시각이 일반인과는 현저하게 다른 잠재범 출신인 집행관들. 그 중 코가미 신야는 과거 감시관이었다가 범죄에 빠져들면서 집행관이 된 케이스다.

그렇게 공안은 사건을 해결해 간다.

그리고 이 시빌라 시스템의 정체를 파헤치고 파괴하려는 사람이 있다. 나카야마 쇼고.

시빌라 시스템이 무엇인지는 작품을 보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 남겨두려 한다.

 

묘하다.

일본의 이런 작품들을 보고 있자면 과연 일본 사람들의 의식이 무엇을 목적으로 이런 작품들을 생산해내는지 궁금해진다.

사회는 불안하다. 보기에는 평화롭지만 온통 불안하고 부조리한 모순을 내포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사회는 아무리 좋게 생각해도 지금의 일본이 그대로 발전하면 갖게될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다. 왠지 지금의 일본 사회에 대한 변주처럼 보여진다.

 

일본 문화를 보다 보면 자신들의 사화에 대한 지극히 모순적인 부분을 제대로 짚어내곤 한다.

그리고 그 모순을 극대화 시켜 보여주거나 미래화 시켜 보여준다.

배틀로얄도 그 중 하나로 여겨지는 것은 나만의 착각일까.

사이코패스도 단순히 기계에 의해 내려지는 범죄계수로 인해 아무런 범죄를 저지르지 않아도 용의자가 되고, 범죄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는 어찌 보면 마이너리트 리포트의 미래와 비슷하다. 그 미래가 결코 평화롭거나 완벽하지 않았던 것처럼 사이코패스의 미래도 불확실하다.

작품 속의 일본은 철저하게 고립주의를 선택하고 있다.

해외와의 교류도 막고 철저하게 시빌라 시스템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사화에 대한 묘사가 지금의 일본 사회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정작 일본 사회에서는 애니메이션이나 코믹스의 작품처럼 세상에 대한 목소리를 내거나 하는 것이 드물다. 대리만족인지는 모르겠지만 철저하게 사회 시스템 하에만 의지한 채 살아가고 있다.

이는 아무리 좋게 봐도 이중적이다.

그리고 나는 이들의 이중적인 모습의 근원을 '국화와 칼'에서 찾아본다.

잔혹함으로 무장한 일본군이 포로가 되어서는 그토록 온순하고 협조적인 모습이 이해가 되지 않는 것처럼, 일본 사회는 어쩌면 애니메이션이나 영화로 표현하는 것 말고는 자신들의 부조리한 모습을 더 이상 마주할 방법이 없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사회 구성원들이 이 과정을 그저 묵묵히 받아들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자신들 사회의 부조리하고 문제점은 인식하지 못한 채 한국 사회에서의 탄핵 정국을 걱정하던 일본인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부조리한 것에, 부당한 것에 당당하게 외치지 못하는 그들에게는 무엇이 정당하고 옳은 것일까. 그저 따르는 것일까.

그런 이유에서 애니메이션 사이코패스는 의외로 한 번 들여다볼만한 작품이다.

이는 애니메이션의 작품 뿐만 아니라 지금의 일본 사회, 그리고 앞으로의 일본 사회에 대해 우려하는 모습이 담겨있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아니면 나만의 착각일 수도.

posted by 양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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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4. 7. 08:00 Story Doctor/Movie

 

공각기동대는 수많은 전설의 시작과도 같은 작품이다.

오시이 마모루라는 최고 감독을 만들어내기도 했고, 작품의 세계관은 수많은 영화와 작품에 영향을 미쳤다.

인공지능, 네트워크 등에 대한 디스토피아적 설정들은 다양하게 확대 재생산되어 찾아왔다.

매트릭스가 대표적일 것이다.

이제 이 1995년산 애니메이션이 실사 영화화되어 상영된다.

쿠사나기 소령 역에 스칼렛 요한슨이 열연한다.

 

1995년에는 일본 애니메이션이 세계 시장에 큰 획을 그은 해이기도 하다.

물론 이 작품, 공각기동대가 그렇고, 또 하나의 작품이 나온 해이기도 하다. 바로 메모리즈.

오토모 가츠히로 감독은 아키라 이후 또 다시 그로테스크 하고 독창적인 세계관을 만들어냈다.

지금은 쉽게 접하는 스팀 펑크를 이미 이 당시 상당히 독창적인 애니메이션으로 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이 감독들이 지금도 잘 나가는 것은 아니다.

오토모 가츠히로 작품의 아키라는 실사 영화화 된다는 소문은 무성하지만 어떻게 진행되는지 소식이 없고, 오시이 마모루 감독은 이후에도 왕성하게 활동하고는 있지만 실사 영화에 손을 대면서 실패를 계속 맛보고 있다.

 

공각기동대는 극장판은 물론 TV 시리즈, 그리고 OVA 등을 통해 다양하게 발전했다.

그리고 이제 실사 영화가 되었다.

영화에 나타나는 일본색이 문제가 아니라, 영화 내부에 깊이 자리잡고 있는 철학적이면서도 심오한 이야기를 어떻게 스크린에 담아내느냐가 문제다.

아마도 제대로 된 주제를 담아내지는 못할 것이 분명하다.

그런 면에서 영화를 보게 되는 관객이 있다면 원작을 꼭 찾아서 보기 바란다.

지금 보더라도 결코 떨어지지 않는 작화와 퀄리티, 그리고 심오한 주제를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posted by 양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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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1. 19. 08:00 Story Doctor/Movie

 

디즈니의 신작 애니메이션 모아나가 개봉했다.

픽사가 아닌 디즈니의 애니메이션은 무언가 한 가지 부족한 면을 가지고 있다.

내가 보기에는 조금은 뻔한 전개가 아닐까.

그것은 분명 픽사나 드림웍스 작품을 보며 느끼는 것과는 달랐다.

주토피아가 그랬고, 겨울왕국이 그랬다.

이야기의 첫 시작에서부터 결말은 정해져있다.

그렇다 해도 과정에 초점을 맞추지도 않는다. 마치 결말을 예측 못했다는 듯이 끌고 나간다.

솔직히 그런 이유로 감동이 줄어들고 공감대가 부족한 느낌이 든다.

 

기술적인 부분이야 더 말을 해서 무엇하랴.

모아나에서 물을 표현하는 그래픽이야 말로 최고라고 할만하다.

바다의 느낌과 물의 느낌은 이제껏 봐왔던 어떤 작품보다도 신비하고 생동감 있게 그려졌다.

그리고 최근 들어 기존의 공주 이미지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하는 디즈니의 모습이 이번 작품에서도 드러난다.

모아나는 족장의 딸이며 나중에 족장이 될 소녀이지만 자신의 운명과 싸운다.

진취적이고 적극적인 공주상의 확립이라는 취지에서는 긍정적이다.

반편견 동화가 있듯이 기존의 동화가 교육적인 측면에서 그다지 효과적이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면 무언가 변해야 했을 테니까.

문제는 그 운명을 개척하고 싸워나가는 과정도 뻔한 결말을 향해 내딛는 절차에 지나지 않다는 점이다.

모아나를 평가절하하고 싶지는 않다.

잘 만든 애니메이션이다.

이야기도 재미있다. 유머가 상대적으로 약하지만 뭐 그건 봐줄만 하다.

하지만 디즈니가 수동적인 공주상에서 벗어났다고는 하지만 이야기를 뒤트는 모험을 하지 않는 이상 이와 비슷한 스토리 전개가 계속 되리라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패러디와 풍자, 그리고 세상을 향한 독설은 디즈니에서는 볼 수 없는 것일까.

주토피아에서 약간의 희망을 보긴 했지만 거기가 한계인것 처럼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그리고 그 한계의 극복이 단지 개인적인 문제로 치부되는 것은 왜일까. 사회적 시스템에 대한 문제를 보여주지는 못하는 것일까.

 

내가 디즈니 애니메이션에 대해서 너무 큰 기대를 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이 든다.

하지만 전 세계의 어린이들은 물론 성인들도 즐겨 보는 작품이라는 것을 생각해 보면, 조금 더 메시지를 담아도 충분히 재미있을 수 있지 않았을까.

풍자와 패러디로 점철된 드림웍스의 작품들도 충분히 재미를 주지 않았나.

이젠 디즈니도 디즈니라는 이름에 얽매여 한계를 스스로 규정하지 말았으면 한다.

한 발만 더 앞으로 나가도 신세계가 펼쳐져 있다.

암초를 벗어나 바다로 나가는 모아나처럼, 디즈니도 이제 디즈니라는 이름의 암초를 벗어나야 한다.

posted by 양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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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1. 3. 08:00 Story Doctor/Entertainment

 

충사.

한자로는 蟲師라 쓴다.

여기서 충, 즉 벌레는 곤충을 말하는 것이 아닌 일반인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이형의 존재를 말한다.

그렇다고 유령이나 영혼도 아니며 보다 근원적인 생명에 가까운 것들이라고 설명한다.

본능에 따라 살아가는 벌레들을 다루는 자들이 바로 충사라고 하며,

주인공 깅코 역시 충사이다.

충사가 여행을 하며 벌레와 사람들 사이의 이야기를 풀어가는 것이 바로 이 작품의 줄거리다.

 

충사가 확실히 독특한 것은 이야기의 주제다.

거창함을 포장하려 하지 않고, 아주 작은 삶의 이야기를 꾸밈 없이 풀어 놓는다.

하지만 그 담백함이 오히려 가슴 뭉클해지는 사연들로 점점 채워진다.

이 이야기에는 악이 없다.

벌레가 인간들에게 해를 끼치지만 그것은 의도된 것이 아니다.

벌레는 그저 벌레로서 살아갈 뿐이며, 인간 역시 마찬가지다.

인간의 욕망이 벌레와 만나 영향을 받는 것 뿐이라고 말한다.

 

 

이야기는 주로 전설이나 설화를 따온 듯 하다.

그리고 그 전설과 설화의 근원을 벌레라는 존재를 설정해 풀어 놓는다.

되는대로 이야기에 꿰어 맞춰 마구잡이로 설정한 것 같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일관된 주제를 풀어나가는 데에는 더 없이 적절한 설정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 설정들을 이야기와 절묘하게 맞춰간다.

 

원작은 만화로 시작했으며

애니메이션은 2개의 시즌과 1개의 극장판(?)이 있다.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캐릭터 작화는 별로 뛰어나다고 할 수 없다.

하지만 작품을 지배하는 것은 바로 자연이다.

몽환적이면서도 디테일이 살아있는 자연에 대한 표현은 바로 이 작품의 백미다.

그리고 분위기에 잘 어울리는 음악도 한 몫 한다.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사연이 벌레와, 이야기와 어울리면서 삶에 대한 근본적인 이야기를 한다.

긴장감을 주면서 스펙터클한 장르는 아니지만 잔잔하면서도 여운과 울림이 있는 작품이다.

만약 보지 않았다면....

아니 보았더라도 오래 되었다면... 한 번쯤 더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느낌이 그때와는 또 다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시즌1의 오프닝 음악을 올린다.

 

 

posted by 양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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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3. 8. 15:00 Story Doctor/Entertainment



여기 최고의 애니메이션이 있다.

98년에 만들어졌지만 지금 보더라도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 단지 퀄리티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이야기의 구성, 캐릭터의 생생함, 사운드의 탁월함, 무엇보다도 작품이 담고 있는 정서는 결코 다른 작품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수준에 다다르고 있다. 최근에 나오는 애니메이션에서는 볼 수 없는 힘이 이 작품에는 담겨 있다.

이 작품의 이름은 바로 카우보이 비밥. 선라이즈사에서 만들었고, 감독은 와타나베 신이치로. 최근까지도 당당히 최고의 애니메이션으로 뽑는데 주저하지 않고 이름을 말할 수 있는 작품이다.

주인공은 네 명. 어두운 과거를 가진 차이나 마피아 출신의 스파이크 스피겔. 경찰이었지만 은퇴한 제트 블랙. 냉동 상태에서 깨어나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여인 페이 발렌타인, 천재 해커인 소녀 에드. 이렇게 네 명은 서로의 사건에 얽혀 카우보이 비밥호로 모인다.

배경을 이야기하면 미래, 현상금 사냥꾼인 카우보이들의 이야기이다. 우주를 배경으로 하는 SF 장르이면서도 웨스턴의 향기가 나는 작품이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비밥(재즈의 한 장르)처럼 경쾌하고 가벼워 보이지만 이 작품은 결코 가볍지 않다.

개그를 보여주다가도, 어느덧 과거의 어둠 속으로 캐릭터들은 함몰되어 간다. 이야기의 큰 구조는 과거 마피아에 몸을 담았던 스파이크의 이야기이다. 친구였지만 이제는 조직을 장악한 비셔스. 그리고 스파이크의 여인이었던 줄리아와 이어지는 운명과 만남, 복수는 애니메이션은 어린이들이나 보는 것이라는 고정 관념을 우주 저 멀리 날려버린다.

총 26화의 TV 시리즈와 1편의 극장판이 만들어졌다. 17세 관람가라는 등급이지만 사실 오히려 나이가 들어서 볼수록 이야기의 매력과, 작품이 가지고 있는 감성에 빠져드는 것을 느낀다. 그리고 작품 전체에 물들어 있는 칸노 요코의 다양한 음악으로 귀가 즐거워지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이런 감정은 사실 17세에게는 무리라고 여겨진다.

생각해 보면 최근의 애니메이션 보다는 과거 80년대와 90년대에 지금 생각해도 뛰어난 작품들이 많았던 기억이 난다. 내 기억 속에는 단 세 편의 OVA지만 에어리어88의 뛰어난 작화와 이야기가 떠오른다. 지금 보더라도 결코 뒤떨어진다고 할 수 없는 공중전의 퀄리티를 보여준 작품. 이런 작품들이 이제는 나오지 않는 것이 안타깝기만 할 뿐이다.

posted by 양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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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오... 간만에 비밥 DVD나 꺼내봐야 겠네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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