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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Doctor/Movie

KINO의 영화 이야기-컨택트, 자신과의 대화

by 양철호 2017. 2. 8.

 

독특한 SF영화가 있다.

드뇌 빌뇌브 감독의 감각적인 SF 영화 컨택트다.

저메키스 감독의 콘택트라는 SF의 수작 영화가 있었다. 언뜻 보면 닮은 듯 하지만 많이 다른 영화다.

드뇌 빌뇌부 감독은 시카리오, 프리즈너스를 감독했고, 올해 말 개봉할 블레이드러너2049의 감독이기도 하다.

배우는 에이미 아담스, 제레미 레너, 포레스트 휘태커 등이 출연한다.

그럼 이 독탁한 영화의 줄거리를 알아보자.

 

 

전 세계 12곳에 정체불명의 비행체가 나타난다.

언어학자인 에이미 아담스와 물리학자인 제레미 레너가 군부대의 요청으로 비행체와의 대화에 나선다.

외계인과의 만남과 독특한 문자 체계를 해석하면서 나눈 대화를 통해 그들의 의도를 파악하는 것.

하지만 중국과 러시아 등은 의사소통의 오해로 인해 비행물체를 공격하려는 계획을 세운다.

그것을 막으려는 에이미 아담스의 노력이 펼쳐진다.

 

영화는 기본적으로 외계 비행체의 정체를 알아내기 위한 미스테리를 전제로 전개된다.

하지만 기본적인 영화 문법과는 그 흐름이 많이 다르다.

이제껏 외계 비행체의 출몰과 관계된 영화는 많았다.

인디펜던스 데이, 우주전쟁 등이 외계인의 침공을 다루고 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침공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사람들은 이 영화가 외계인과 소통의 이야기라고 하기도 한다.

하지만 왠지 외계인과의 소통이 아닌 사람들과의 소통, 그리고 자신과의 소통에 대한 이야기 같이 느껴진다.

 

영화는 에이미 아담스의 회상과 현실이 겹쳐 보인다.

물론 이 부분은 매우 중요한 영화 속의 포인트다.

그래서 이 부분을 여기서 말할 수는 없다. 스포일러가 되니까.

하지만 영화는 매우 현실적이기도 하다.

실제로 외계 비행체가 나타나면 어떻게 될까에 대해서 매우 신빙성 있는 전개가 펼쳐진다.

그런 면에서 보면 천문학자인 칼 세이건이 쓴 소설을 영화화한 콘텍트와 유사한 부분이 있다.

콘택트는 외계인이 접촉해 올 때 어떤 일이 벌어질까를 칼 세이건이 상상해서 쓴 소설이다. 컨택트 역시 실제로 외계 비행체가 나타났을 때 사람들이 보일 모습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에이미 아담스는 실제로 자신이 군부대에 의해 불려가기 전까지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그러다가 외계 비행체와의 대화에 나서게 되면서 그녀의 분위기가 달라진다.

두려움과 호기심이 얽히는 복잡한 심정들이 리얼하게 펼쳐진다.

 

영화는 스티븐 스필버그의 초창기 영화 크로스인 카운터(미지와의 조우)와 닮았다.

또 어떤 면에서는 샤말란 감독의 싸인과도 닮은 부분이 있다.

모든 것이 어떤 신호이고 소통이라는 부분이다.

물론 이런 견해는 철저하게 개인적인 생각임을 밝혀둔다.

 

사람들은 낯선 것에 두 가지 반응을 보인다. 경외감 아니면 두려움이다.

이 영화에는 이 두 가지 반응이 모두 적절하게 드러나 있다. 누구나 가질법한 감정이다.

이 영화는 사실 불친절하다.

미스테리를 어떻게 풀어냈는지에 대한 해석은 없다. 그것은 사실 그리 중요하지 않다.

영화의 마지막까지 스토리에는 과학적 견해나 과학적 리얼리티는 부족하다. 그것 역시 중요하지 않다.

핵심은 에이미 아담스, 본인의 이야기다. 그녀가 살아온 삶, 그리고 현재, 앞으로 살아갈 삶에 대한 이야기다. 그것이 어떻게 소통을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멋지고 화려한 액션을 기대했다면 이 영화는 추천하지 않는다.

하지만 삶에 대한 성찰, 자신과의 소통에 대한 이야기를 차분하게 풀어나가는 과정을 보는 재미가 있다.

그래서 정말 블레이드 러너가 기대된다.

이 영화는 에이미 아담스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 놓았고, 드뇌 빌뇌브 감독에 대한 기대감도 높여 놓았다.

별점을 준다면 별 4개를 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