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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가 막힌 세상 이야기

KINO(양철호)의 이슈 파고들기-위안부 수요집회와 이효리

by 양철호 2011. 12. 15.



어제 수요일로 위안부 할머니들의 수요집회가 1000회가 되었다고 한다.
매주 수요일마다의 집회가 1000회라는 것은, 근 18년을 하루도 거르지 않고 해왔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분들이 겪는 고통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수요일마다 집회에 나가야 한다는 사실이 아니라 자신들의 노력마저 외면하는 현 한국 정부와, 책임있는 자들의 천박한 역사인식에 있을 것이다.

역사를 청산하자는 목소리에 외면하는 정부와 역사학계, 그리고 심지어 역사 교과서마저 터무니없이 개정되려는 움직임에 온 국민이 분노하고 있지만 여전히 실질적인 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은 눈과 귀, 입을 다물고 있다.

그런데 갑자기 이효리가 수요집회와 관련해 이슈가 되었다.
그녀가 수요집회에 나간 것인 줄 알고 기사를 클릭해서 보게 된 나로서는 기가 막힌 일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우선 이효리가 수요집회에 대해 언급한 사실을 두고 그녀의 안티팬이 그녀에게 메시지를 보냈고, 그것을 캡처한 내용을 이효리가 다시 올린 것이다.
내용은 이효리는 위안부 할머니들을 언급해 괜히 인지도 높이지 말라는 것이다. 더군다나 그 뒤로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한 인식도 함께 올려 놓았지만 이게 참 천박한 인식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강한 힘을 가지고 있는 일본이었고, 우리나라는 약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는 논리는 그야말로 강대국이 되면 무엇이든지 다 해도 된다는 지극히 위험한 인식이 숨어있다. 즉 강한 국가는 약한 국가를 아무렇게나 해도 된다는 논리인 것이다.

힘을 키워야 한다는 말은 맞다. 힘이 약하기 때문에 국제 사회에서 무시당하는 것도 맞다. 단 그것이 옳은 것은 아니다. 후에 우리나라가 강해지면 약한 국가들을 무시하고 짓밟아도 된다는 것인가?
역사 청산은 국가의 힘이 강하든 강하지 않든 반드시 해야만 하는 필수적인 절차다. 과거의 역사를 바로잡는 것은 국가의 정체성을 바로 잡는 것이며, 올바른 국가관을 심어줄 수 있는 밑거름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부터 막히고 있는 우리나라는 분명 문제가 있다.

문제를 삼으려면 이런 현상들, 사회적 부조리들, 국가적 방관 등을 문제 삼아야 할 것이다. 한 연예인의  관심을 이렇게 매도하는 것은 결국 자신의 한계를 고스란히 드러낸 것이다. 자신은 이효리의 자격을 논하기 전에 자신의 자격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그런 인식을 가진 사람은 결국 새로운 제국주의, 새로운 군국주의를 주장하는 것과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참고로 이효리는 최근 입바른 소리를 하고 개념 연예인이라는 소리를 듣는다. 그것이 컨셉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런 발언 조차 하지 않는 수많은 연예인들에 비해 박수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것에 박수쳐주지 못하는 옹졸한 역시안식을 가진 사람들이나 그저 악플이나 달기 좋아하는 수준 낮은 안티팬들은 입 다무는 게 좋다. 그런 사람들 때문에 툭하면 sns의 질이 안 좋다는 등, 문제가 심각하다는 등의 소리를 들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