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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Doctor/Movie

KINO(양철호)의 영화 이야기-엑소시스트 그 공포의 진원지

by 양철호 2012. 3. 9.


여전히 내 기억 속에서 가장 무서운 영화는 '엑소시스트'다. 아무리 일본식 귀신이 관절을 꺾으며 등장해도 '엑소시스트'의 공포에는 미치지 못했다. 이유는 모르겠다. 그리고 2위로 봅았던 영화가 '오멘'이었다.

내가 '엑소시스트'에 대해서 이상하리만큼 집착을 보이면서 알게 된 이야기는 바로 이 영화가 실화에 기초해서 만들어졌다는 사실이었다. 그 이후 삭제된 장면이 복원되면서 오리지널이 공개했고, 난 그 영화를 보고 가위에 눌리기까지 했었다. 호러와 공포를 좋아하는 내가 진짜 공포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이제 '엑소시스트'에 대해서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한다. 그 첫 번째 시간으로 엑소시스트의 실제 사건이 어떤 것이었는지 살펴보겠다.

1949년
미국 워싱턴 DC 근처인 메릴랜드주의 마운트 레이니어라는 마을에서 사건은 시작되었다. 이 영화의 원작은 윌리엄 블레티의 71년작 동명소설이다. 그리고 이 소설의 모델이 된 사건이 바로 1949년의 사건인 것이다. 

사건의 주인공은 당시 13살인 롤랜드라는 이름의 소년이었다. 어느 날부터 롤랜드가 사는 집 천장에서 기분 나쁘게 긁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부모는 천장에 사는 쥐 때문인 것으로 판단하고 사람을 고용했지만, 정작 천장에는 쥐의 흔적은 전혀 발견하지 못했다. 


 

그 이후로 천장의 소리는 더욱 심해졌고, 더불어 폴터가이스트 현상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폴터가이스트 현상은 10대 청소년이 있는 집에서 일어날 수 있다는 심령현상으로 인식되어져왔다. 주된 현상은 계단을 오르내리는 소리와, 거실과 주방의 가구 배치가 바뀌어 있기도 했다. 심지어 롤랜드의 침대를 마구 흔들어 잠을 못자게 하기도 했고, 침구들이 롤랜드의 온 몸을 감싸기도 했다. 

독실한 천주교 신자였던 롤랜드의 부모는 이 모든 현상이 악령과 관게된 것으로 믿고 
루터 슐츠라는 신부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슐츠 신부는 롤랜드의 집과 성당에서 연달아 악령을 퇴치하려는 기도를 시작했다. 그러나 롤랜드를 둘러싼 상황은 전혀 달라지지가 않았고, 성당 안에서보차 롤랜드 주변에서 믿을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나곤 했다. 

결국 슐츠 신부는 롤랜드를 천주교에서 운영하는 특별기관에 맡겨 문제를 해결해보려 했지만, 롤랜드의 내부에 있는 악령은 롤랜드의 몸을 빌려 부모와 신부에 대항해 싸우고 소리를 지르며 이를 거부했다. 중요한 것은 그 과정에서 영화 '엑소시스트'에서 나온 것처럼 악령이 롤랜드의 안쪽 피부를 긁어 ‘Go To St. Louis’라고 썼다는 사실이다. 


롤랜드는 세인트루이스에 있는 숙모집
근처 병원으로 보내졌다. 그러나 사태는 전혀 호전되지 않았고 점액질로 된 이상한 물질들을 코와 입을 통해 토해내기 시작했다. 심지어 핏자국이 나는 글자들이 그의 몸을 뒤덮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된다. 몸 안쪽에서 가해진 충격으로 그의 살점이 떨어져나가는 모습이 그의 부모 앞에서 벌어지기까지 했다. 이런 상황에 대해 병원에서는 현대의학으로는 치유할 수 없는 문제라는 의견을 내놓았고, 엑소시즘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결론이 내려지게 된다. 

결국 천주교에서는 세명의 엑소시스트를 파견하기로 결정하게 된다. 이들은 무려 35일 동안 하루에 한 사람씩
번갈아 엑소시즘을 시행했고 마침내 롤랜드를 점령하고 있던 악령을 쫓아내는 데 성공한다. 그 결과 롤랜드는 이전과 다름없는 건강을 회복했고 5개월이 지난 뒤에 자신이 살던 마운트 레이니어의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는 그에겐 이상한 현상이 전혀 일어나지 않았다고 한다. 

물론 이런 그의 놀라운 경험은 당시 사람들로부터 큰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고 주요 신문들이 그 과정을 상세하게 보도했다. 원작소설을
쓴 윌리엄 블레티도 대학 3학년이었던 당시, 신문을 통해 이 사건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가 우연히 당시 엑소시즘을 시행했던 신부 중 한 사람을 만나 그 이야기를 들은 것을 계기로 소설을 쓰기 시작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거짓말 같은 이야기가 과연 사실인가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고 의문이 제기되었다. 그러나 
1993년 토머스 알랜이라는 작가가 당시 엑소시즘을 시행한 신부 중 한명이 남긴 기록을 토대로 책을 냄으로써 지금은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현재 롤랜드가 어떻게 되었는지는 전혀 알려져있지 않다. 살았는지 죽었는지조차 모른다. 다만 당시 엑소시즘을 행한 신부들의 경험과 롤랜드 친구들의 증언이 여러 경로로 수집되고 밝혀지고 있을 뿐이다. 

가장 거짓말 같은 이야기가 어쩌면 진실일 수도 있다. 다음에는 '엑소시스트'영화 촬영과 관련된 뒷 이야기를 해보자. 위의 내용은 씨네21에 실렸던 내용을 참고로 정리했음을 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