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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Doctor/Movie

KINO(양철호)의 영화 이야기-괴물을 향한 오마주

by 양철호 2011. 12. 5.



괴물하면 떠오르는 영화가 있는가?
봉준호 감독의 '괴물'을 떠올렸는가?
나는 1982년 존 카펜터가 연찰한 'The Thing'(괴물)이 떠오른다.
커트 러셀이 주연을 맡았던 영화.
물론 나도 그 당시 어려서 극장에서 보지 못했다. 아니 우리나라 극장에서 상영을 했는지 조차 명확하지 않다.



내가 1982년작 '괴물'을 접한 건 93년이던가? 94년이었다.
어렵사리 비디오를 구해서 본 괴물은 가히 충격이었다.
영화가 나오고 나서 십수년이 지났는데도 말이다.

그리고 이번에 새로운 영화가 나왔다.
'괴물 : 더 오리지널'
처음에 '괴물'이 리메이크 된다고 했을때 나름 걱정이 앞섰다.
82년작 괴물은 손 댈 곳이 없는 공포영화의 레전드라고 할 수 있다. 그 영화를 리메이크해서 도대체 무엇을 건질 수 있단 말인가. 그런데 영화에 대한 정보가 나오면서 새로운 영화는 리메이크가 아닌 프리퀼이라는 소식을 접할 수 있었다.



82년작 '괴물'은 개를 쫓아 총을 난사하는 노르웨이 탐사팀의 추격으로부터 시작된다. 그들은 미국 기지까지 오게 되고 모두 사살당한다. 새로 만들어진 '괴물 : 더 오리지널'은 바로 노르웨이 탐사팀이 어떻게 괴물을 만나게 되고 모두 희생되었는지 보여준다. 그래서 영화의 맨 마지막 장면은 개를 쫓아 노르웨이 탐사팀이 헬기를 타고 추격하는 장면에서 마무리 된다. 바로 82년 작 맨 처음과 오버랩되는 것이다.



사실 특수효과야 그래픽이 훨씬 발전했으니 지금 보는 친구들은 82년작이 밋밋해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나의 눈에는 전혀 그렇지 않다. 82년이라는 시기에 그만한 상상력, 그리고 그만한 특수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에는 감탄이 절로 난다. 지금의 괴물이 컴퓨터이 힘을 빌렸다면 그 당시의 괴물은 철저하게 수작업의 결과였을 터.
결코 지금의 그래픽에도 뒤지지 않는 괴물의 실감나는 모습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정작 이 영화에서 핵심은 괴물의 모습이 아니다. 누구나 괴물이 될 수 있다는 두려움, 믿음이 상실된 무리에서의 갈등과 의심. 바로 인간의 본모습에 대한 이야기처럼 느껴지는 것은 나만의 비약일까.

단, 이 '괴물'과 '괴물 : 더 오리지널'을 보면서 드는 의문이 한 가지 있다.
그들은 오래 전에 지구에 불시착한 외게인이고, 엄청난 문명을 자랑하는 것처럼 비쳐진다. '괴물 : 더 오리지널'에선 거대한 우주선도 발견하게 된다.
이런 과학 기술을 가진 외계인의 정체가 바이러스처럼 복재하는 신체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는 왠지 모르게 비문명화의 전형처럼 보여진다. 아니면 여기에 등장하는 괴물이 결국 고도로 발달한 문명의 외게인을 복제한 것일까? 정체는 모를 일이다. 

지금의 수준으로 보면 조잡하다고 할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아직도 내가 꼽는 최고의 공포 영화의 순위에 늘 뽑히는 영화인 '괴물', 그리고 그 '괴물'에 대한 오마주처럼 만들어진 '괴물 : 더 오리지널'. 간만에 즐거운 영화 여행을 한 것만 같아 기쁘다. 괜히 어중간한 호러 영화보다야 이 작품이 훨씬 볼만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공포 팬이라면 반드시 봐야 할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