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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호
스토리 파고들기, 문학, 영화를 비롯한 온갖 미디어, 그리고 세상 사는 이야기까지 다양하고 재미있는 스토리들을 찾아 소개하고, 분석하고, 뜯어고치는 곳. 세상을 향해 일갈하기도 하고, 가슴 따뜻한 이야기와도 만날 수 있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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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11. 3. 08:00 Story Doctor/Movie

영화 식스센스가 개봉했을 때 세계는 열광했다. 아역배우 할리조엘 오스먼트의 연기도, 브루스 윌리스의 연기 때문도 아니었다. 영화의 마지막이 가져다 주는 충격 때문이었다. 어느 누구도 쉽게 예상하지 못했던 결말은 단지 영화적 장치라고 치부할 수 없었다. 그렇게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은 하루아침에 스타 감독이 되어 헐리웃에서 주목 받는 감독으로 우뚝 서게 되었다.



 

귀신을 보는 꼬마 아이, 그리고 그 아이의 비밀을 눈치챈 정신과 의사의 관계. 그리고 이 관계가 이 모든 영화의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영화가 충격을 준 이유는 바로 영혼을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 때문이었다. 서양적 시각이 아닌 동양적 시각으로 바라본 영적 세계를 사실 헐리웃에서는 쉽게 접하지 못했을 것이다. 또한 동양의 그저 그런 호러, 공포 영화를 무시하던 그들에게는 충격이 아닐 수 없었을 것이다. 이후부터 헐리웃에서 동양의 공포 장르 영화들의 판권을 마구잡이로 사들이는 시기가 도래한다. 나는 그렇게 믿고 있다. 자연스러운 소재 고갈이라는 차원을 떠나서 동양적 영혼의 가치관을 접하게 된 헐리웃의 관심이라고 말이다.

 

어쨌든 영화는 유주얼 서스펙트이후로 오랜만에 스포일러가 화재가 되며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고 흥행에도 대단히 성공했다. 그리고 그는 다른 한 편의 영화를 다시 한 번 히트시킨다. 바로 다시 손잡은 브루스 윌리스와 사무엘 잭슨까지 가세해 만든 언브레이커블이라는 영화였다.



 

대형 기차 사고, 그리고 그 사고에서 브루스 윌리스는 상처하나 없이 살아남는다. 온 몸에 상처를 가지고 있으며, 쉽게 죽을 수도 있는 사무앨 잭슨은 자신의 존재는 그 반대도 있다는 신념 하에 히어로가 될 존재를 찾아 다니고 결국 브루스 윌리스를 만나게 된다. 그러나 후에 모든 대규모 사건을 만든 것이 바로 브루스 윌리스 같은 존재를 찾기 위한 사무엘 잭슨의 계획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나게 되면서 영화는 끝난다.

 

이 영화가 개봉한 후 관객들 사이에서는 한 가지 일치하는 의견이 있었다. 괜찮은 영화였지만 사실 식스센스보다 못하다는 평이었다. 이 못하다는 의미는 즉 마지막 반전이 약하다는 의미였다. 마지막 반전이 약하다는 것은 이미 식스센스로 반전의 대명사가 되어버린 샤말란 감독의 역량을 의심하는 말처럼 퍼져나갔다. 사실 감독이 의도적으로 그랬는지 아니면 의도적이 아니었는지 모르지만 이어지는 그의 영화들 속에서 반전의 의미는 점점 쇠퇴되어간다.

 

멜 깁슨이 주연한 싸인도 미스터리 서클이라는 괜찮은 소재를 가지고 무언가 이야기 하고 싶어했으나 별반 효과를 보지 못했고, 호아퀸 피닉스가 주연했던 빌리지도 별반 호응이 없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마크 월버그가 주연했던 해프닝은 말 그대로 해프닝으로 끝나고 만 작품으로 평가를 받을 정도였다. 그래도 사람들은 샤말란 감독이기 때문에 기대했었다. 그러나 그가 만든 작품들은 왜 만들었는지조차 의심되는 라스트 에어밴더와 존재 가치가 희미한 데블로 이어졌다. 여전히 그에게 기대하는 것은 반전으로 보였고, 샤말란 감독 자신도 반전을 보여줘야 한다는 강복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 같았다.



 

생각해보면 식스센스가 보여준 반전은 동양에서는 그리 낯선 설정이 아니다. 우리들도 익히 알고 있는 설정이다. 엘리베이터에서 듣던 내가 네 엄마로 보이니 같은 말이 바로 이 영화의 설정과 무엇이 다른가. 영화의 결말에서 허를 찌르는 반전은 물론 재미를 더한다. 그러나 반전에 매달리다 결국 모든 것을 잃는 우를 범할 수 있고, 샤말란 감독은 그런 우를 범하고 있는 듯이 보인다. 그가 가진 역량은 사실 반전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다. ‘식스센스가 그저 그런 공포영화처럼 보이는가? 아니다. 그것은 내 눈에 성장영화처럼 보인다. 아이의 성장과 동시에 성인의 성장이다. 영혼이 되어버렸지만 브루스 윌리스도 성장한다. 자신의 존재를 드디어 알아채는 것이다.

 

샤말란 감독은 자신의 영화에 좀 더 자신감을 가졌어야 맞다. 그리고 그 자신감은 바로 그가 가지고 있는 철학적 가치관, 샤말란이 가진 동양적 사고에서 오는 가치관에 있다고 생각된다. 그저 그런 영화와 반전에 매달리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는 그는 이젠 재기조차 불가능한 다시 그저 그런 감독으로 내려앉고 만다. 그의 재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영화적 반전 보다는 오히려 깊은 동양철학적 사고를 느껴보고 싶다.

posted by 양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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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전 빌리지... 완전 좋아하는 영화인데 말이죠..ㅜㅜ
    샤말란 감독의 서스펜스 연출이 압도적.. 반전은 거들뿐.
    이었는데, 평이 안 좋더군요. ㅠㅠ

    • 양철호 2011.11.03 15:37 신고  Addr Edit/Del

      전 사실 해프닝 보고 너무 실망했죠. 데블도 별로였고, 그래도 그의 부활을 꿈꿔봅니다. 분명 재능이 있는 감독이니까요. ^^ 에어밴더 같은 거 하지 말았으면 하는 바램이.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