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쓸 때 감성에 의지하는가? 이성에 의지하는가?
가끔 밤의 기운을 머금고 감성에 충만해진 기분으로 글을 쓰곤 한다.
충분히 감성이 전달된 것 같고, 내가 가진 감성을 너무 잘 표현한 것만 같다.
그러나 다음날 읽어보면 도대체 왜 이런 글을 쓴 것인지 이불 킥을 하곤 한다.
그냥 혼자 써 놓은 거라면 그나마 낫다.
웹에 업로드를 했거나 다른 사람에게 메일로 보낸 후라면 이것보다 낭패가 없다.
대부분 밤에 쓴 글은 실패한다.
이유가 무엇일까?
서정적인 시를 읽어본 적 있는가?
그 시들이 감성에 충만했을 때 썼을 거라고 생각하는가?
감성적인, 눈물을 흘리게 만드는 글들을 읽어본 적 있는가?
그 글들이 감성을 쏟아 부어 쓴 글일까?
천만에.
아니다.
글은 철저하게 이성적인 작업이다.
재단하고, 계산하고, 분석하고, 배치한다.
어휘를 고르고, 선택하고, 의미를 가늠해 보는 과정을 거친다.
이런 과정을 거쳐야 제대로 의미를 온전히 전달하는 글이 나온다.
밤에 쓰든 아침에 쓰든 낮에 쓰든 상관없다.
철저하게 분석적이고 이성적인 과정을 거처야 한다.
글을 잘 쓰고 싶다면 분석하라. 논리적인 사고를 키워라.
내가 하려는 말을 제대로 표현할 방법을 고민하고, 표현을 찾고, 적절한 문장을 찾는 과정이 글 쓰기다.
감성에 충만해서 글을 쓰는 것은 대부분 실패한다는 점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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